카테고리 : 여행

속리산 산행 예정

찬휘 군은 여행의 꿈을 꾸는가? 그리하여 이번에 물망에 올린 곳은 속리산.


■ 교통

버스
o남부터미널->속리산행버스(3시간30분소요) 하루3회->대형주차장 하차후 탐방지원센터까지 15분(첫차13:10,막차:19:05,요금-일반13,500원)
o동서울터미널->속리산행버스(3시간30분소요) 하루12회->대형주차장 하차후 탐방지원센터까지 15분(7:30, 8:30, 9:30, 10:10, 11:10, 11:50, 12:35, 14:30, 15:30, 16:.30,17:50,18:30요금:일반14,000원)

기차
o서울->조치원역->청주시외버스터미널(1시간 소요)->속리산행 버스 (1시간 30분 소요)->대형주차장 하차후 탐방지원센터까지 15분


■ 코스

문장대 코스 (왕복 13.8km / 상행 2시간 반 / 하행 2시간)
http://songni.knps.or.kr/divide.aspx?menu=001&submenu=001#

천황봉 코스 (왕복 16.8km / 상행 3시간 반 / 하행 2시간 40분)
http://songni.knps.or.kr/divide.aspx?menu=001&submenu=001#


* 문장대로 올라 신선대와 비로봉을 거쳐 천황봉으로 가서 내려오는 코스가 있다고 한다. 17.8km로 시간은 꽤 오래 걸리겠지만 한라산 성판악 코스도 그 정도는 하니까. 아니 더 길구나. (왕복 19.2km) 근데 한라산은 거의 왕복 8~9시간 코스인 걸 보면 확실히 시간을 다른 산보다 더 잡아먹는 편이라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보니 난 저거 6시간 반 정도만에 다녀왔다가 무릎을 작살냈는데 속리산에선 좀 천천히 걸어야겠다.

* ……자. 날씨를 봐서… 주말에 저질러? 간다면 일요일에 가서 넉넉하게 하루 묵고 월요일에 올 예정. 아니면 상황 봐서 늦게라도 올라오거나.

* 가족 중에는 산 좋아하는 사람이 없는 게 슬프다. 이런 거 같이 갈 애인 없는 여성분 있냐 물으면 손 들 사람…없겠지? (……)

* 여행 좀 자주 다니자-라고 한 게 지난해 11월에 한 결심이었건만, 4월에 일본 다녀와선 이제서야 갈 결심을 하고 있으니 나도 참. 다음 학기 학교 수업을 가게 되면 부디 이틀 연속으로 몰아주면 좋겠다. 시간 좀 넉넉히 쓰게…….

by 서찬휘 | 2008/07/11 04:32 | 여행 | 트랙백 | 덧글(4)

일본 여행기 - 4월 21일 (2) 도톤보리, 신사이바시

니혼바시 쪽에서 도톤보리 거리로 들어가는 입구.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USJ)에서 나름대로 잘 놀고 돌아와선, 일단 호텔로 돌아와 짐을 조금 정리하고 나서 다시 거리로 나섰습니다. 이제 드디어 오사카 먹부림의 성지 도톤보리(道頓堀)로 돌격! 아싸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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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찬휘 | 2008/05/29 05:15 | 여행 | 트랙백 | 덧글(6)

일본 여행기 - 4월 21일 (1)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USJ)

아침 9시 8분, 니혼바시 역


파란만장하고 강제로 건전경건순결해야 했던 첫날밤이 지나고 드디어 전체 일정 중 셋째 날, 일본에서의 둘째 날이 밝았습니다.

이날 일정은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이하 USJ)에 가서 놀고, 그 이후 시간은 자유시간으로 쓰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서 일행이 둘로 나뉘게 되었는데, USJ는 놀이공원이라 별 볼 거 없다면서 그냥 바로 시내를 돌아다니자는 파와 그래도 기왕 온 거 한 번 돌아는 봐야지 파. 전자는 일찌감치 전진석 작가님의 인솔로 오덕쇼핑을 하러 떠났고 USJ파는 가이드 언니들의 인솔로 함께 뭉쳐서 이동했습니다. 여담이지만 호텔밥은 훌륭하진 않았지만 먹을 만은 한 수준. 유니폼 입은 종업원 언니는 예쁘더군요.

그리하여 일단 호텔 바로 옆에 있는 니혼바시 역으로 가서, 미리 낸 돈으로 가이드 언니가 끊어준 표로 지하철 탑승. USJ 도착까지 경비는 390엔.


“스트레스 사회와 싸우는 당신에게”. 맥주 광고 치곤 뭔가 묵직한데.
아이 님께서 알려주신 바로는 맥주가 아니라 스트레스랑 우울증 해소에 도움이 되는
gava 성분이 든 초콜렛 광고라고 하네요.
저런 모양새라 맥주인줄만 알았는데 원본 사진을 자세히 보니
‘멘탈밸런스 초콜렛 갸바(가바도 아니군요) [밀크]’라고 적혀 있습니다.
제조사는 glico. 아이 님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꽥.
큰 문구랑 모양새만 봤더니만.
일본 지하철이라고 딱히 특별할 건 없습니다.
다만 끝으로 가면 운전석을 볼 수 있어서 야외로 가면 철로를 구경할 수 있다는 거 정도?


니혼바시에서 센니치마에센을 타고 다섯 정거장을 가면 타마가와. 일단 여기서 사철로 갈아  타야 합니다. 일본 전철은 회사가 다르면 돈도 따로 내야 하고, 환승이랄 것도 없이 다른 역으로 가서 타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이 딱 그런데 센니치마에센의 타마가와 역에서 내려서 조금 더 걸어 노다 역으로 가야 합니다.


노다 역에서 바라본 마을 전경.
기분 탓인지 건물들이 아기자기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여기서 JR유메사키센을 타고 갑니다. 이게 또 재밌는 게, 바로 유메사키센을 타고 가는 게 아니라 역 하나 거리인 니시쿠조 역에서 꺾어져야 한다는 거죠. 마치 원형으로 오오사카를 도는 JR오오사카칸죠우센(오오사카 환상선 또는 순환선)에서 뚝하니 꺾여 나와서 USJ까지 가는 모양새더라고요. 마치 신도림에서 까치산 방향 가듯이. 다행히 우리는 한 역 가서 또 내렸다가 다음 거 탈 필요 없이 바로 USJ로 가는 열차를 탈 수 있었습니다. 아, 뭐가 이리 귀찮은 구조인지. 새삼 우리나라 전철이 그리워집니다.

게다가 JR이 붙는데도 사철 영역이라고 나와 있어서 의아해했더니만, 가이드 누님이 JR도 민영화됐다고 말씀해주시더군요. 아항. 그래서…… 명박아. 봤지? 민영화가 답은 아니란다.


도착.
발맞추어 나아가자 앞으로 가자 / 어깨동무 하고 가자 앞으로 가자 /
우리들은 씩씩한 청강만창과 / 피잉크로 마감하는 스파르타인
고지가 보입니다. 일전에 USJ를 와 보셨던 분들은 없던 게 보인다며 놀라워 하시더군요.
얌전하기만 하던 USJ에 롤러코스터가 새로 생겼답니다. 흐흠.
대문.
이런, 이종규 작가님 얼굴이 미묘한 위치에 걸렸군요. 죄송.
영화에서 보던 바로 그 로고 앞에서 가이드 언니들이 표 끊어올 동안 잠시 망중한.

이런 데 오면 빼놓을 수 없는 단체 사진. 전 없습니다.
짜잔. (척) 접니다. 뒤의 저 아저씨만 아니었으면 완벽했으련만.
이종규 작가님.
입구.
일단 입장하고 나면 티켓도 필요가 없다고 하는군요.
에버랜드와 비교해 보면 꽤 단촐한 인상을 줍니다.


일단 학생들과 동행한 건 여기까지. 저는 이종규 작가님과 함께 돌아다니기로 했습니다. 저나 작가님이나 뭐 타는 거에는 거의 관심이 없고 단지 온 김에 돌아나 보고 가자는 기분이었거든요. 한 정도 정도까지 있다가 돌아가서 자유 시간을 보내자는 계획이었죠. 그리고 보니 전 에버랜드 같은 델 가도 자유이용권이 아까울 지경으로 거의 타는 게 없습니다. 다만 그런 분위기를 보고 다니는 건 또 좋아해요.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지만 USJ는 테마 파크로서는 한 번 즐겨볼 만한 구석이 많았습니다.



큼지막한 지붕.


자. 여기부터는 사진이 장난 아니게 많으니까 가려놓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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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찬휘 | 2008/05/13 07:28 | 여행 | 트랙백 | 덧글(9)

일본 여행기 - 4월 20일 (4) 일본에서의 첫날밤

시부야 할아버지와 헤어지고 나니 23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 잠들기에는 조금 이르고 해서 잠시 돌아다녀 보기로 했습니다.


호텔 바로 옆에 있는 24시간 주차장.
근데 실은 하나짜리. 공간이 좁다보니 이런 유료 주차장이 종종 눈에 띄더군요.
역시 호텔 바로 옆에 있는 자판기. 자주 이용했습니다.


니혼바시역까지는 걸어서 5분 정도 거리. 역 옆에 있는 훼미리마트에 들렀습니다. 만화잡지를 비롯해 많은 잡지들이 쌓여 있네요.


제일 위에 “이건 미스테리 사상 최대 사건이다!”라면서 코난과 김전일 합동지를 홍보 중입니다.
이 합동지는 주간 『소년 매거진』과 주간 『선데이』라는 일본 최고 주간지 둘이
50주년을 맞아 진행 중인 슈퍼 프로젝트 중 하나.
매월 10일과 25일은 서스펜스!라는데 솔직히 이 둘이 모여 있으면
인류멸망도 꿈은 아닐 거 같습니다. (……)
애니메이션 가이드인 『이 애니메이션이 대단해! 2008』.


근데 정작 산 건 이런 책들이 아니라-


요거.


사실 글자도 거의 잘 안 봤습니다. 풍속(업소)의 상식과 비상식-이라고 적혀 있긴 했지만, 메이드가 교태부리고 있는 걸 보고 성인향 코스튬플레이 쪽이려나 생각하고 슬쩍 사 봤는데…….




황색지 다운 편집에 실려 있는 건 진짜로 풍속업소 홍보랑 종사자 정보, 각종 기사. 돌아와서 찾아봤더니 MAN-ZOKU는 ‘일본 최대 풍속(업소) 정보지’더군요.



만화도 있습니다. 풍속업소 감상기(?)를 만화로 그려놨군요. “(H컵이라는) 거유 간호사가 있는 병실은 최고”라는 문구가 인상적. 근데 유난히 눈에 띄는 건…….


단장님?! 게다가 제호는 무려 아이돌마스터 패러디?!!


……그렇습니다.


또 다른 만화. 이쪽도 80분에 2만엔짜리 코스 체험이라는군요.


뭐 이거저거 찍긴 했지만 코스튬 플레이나 만화가 나와서 재밌더군요.

니혼바시역 옆의 훼미리마트는 호텔 옆 자판기 이상으로 자주 이용했습니다. 오늘 저녁에 사 온 건-


메론빵과 오후의 홍차 밀크티.
오후의 홍차 밀크티는 배에선 캔이었는데 여기선 종이곽이네요.
메론빵.


메론빵은 사실 샤나가 그렇게 좋아하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 싶었지만 그냥저냥 먹을 만은 했습니다.


잠자리 들기 전. 침대 위에 유카타가 놓여 있습니다.
거울과 독대하고 한 장.


점호 하고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좀 나누고 돌아왔죠. 이제야말로 자자면서 씻고 머리를 말리려 헤어드라이어를 꺼내려고 보니… 어라.

네. 없을 리가 없죠. 성인방송 안내 가이드.
많기도 합니다. 네.
눈에 띄는 제목은 ‘야근병원’ ‘죄와 벌’ ‘AV데뷔’ ‘친구의 엄마’ 프리마돈나Fuck' ‘OL의 첫사랑’ 등등등.


그러나 한 편도 못 봤습니다. 유료라곤 하는데 얼마를 어떻게 내야 하는지 등이 전혀 나와 있지 않았거든요. 이튿날 가이드 누님에게 물어보니까 “아, 그거 못 보실 거예요. 제가 선 다 빼 놨거든요” “@%#*&%@&#%!@” 조금 실망했더니만 가이드 누님 추가타. “보고 싶으셨나봐요?” “……”

이렇게 애욕의 밤 보내기는 예기치 않았던 방해(?)로 실패. 이후 일정에선 매우 건전한 밤을 보냈어요. 네. 흑흑.



....................................


여담이지만 말도 안 통하는 여행지란 걸 너무 간과한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실종사고나 뭐 놓고 온 건 둘째 치더라도, 시간 약속이 중요한 이런 일정 속에서 휴대전화만 들고 온 애들도 많더라는 거지요. 로밍을 해 왔으면 모를까, 나라가 다르니 휴대전화 같은 건 당연히 먹통이 되게 마련이거늘 손목시계도 안 차고 평소 하던 대로만 하니 난감했죠. 인미 양 같은 경우는 재빠르게 다이소에서 손목시계 싼 걸 사다 찬 모양이지만.

게다가 호텔에서 지급하는 ‘객실용 유카타’ 입고 돌아다니지 말랬거늘 돌아다니는 것들이랑, 새벽 1시가 넘도록 계속 문 두드리며 서로 불러대는 애들 하며…… 꼭 우리 쪽 애들만은 아니었다지만. 이거 참 난감하더군요. 제발 참아줘.



(계속)

by 서찬휘 | 2008/05/09 20:12 | 여행 | 트랙백 | 덧글(2)

일본 여행기 - 4월 20일 (3) 시부야 할아버지와의 만남

호텔로 진입하기 전 골목. 자동차 진입 금지인 보행자 전용도로입니다.


1.

호텔에 들어서니 21시 40분. 아슬아슬하게 도착했다~라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4월 20일의 중요한 약속 중 하나가 22시에 잡혀 있었거든요.

이날 만난 분은 시부야 야스노부 씨. 지난해 지인의 지인으로 인연이 닿은 70대 일본 할아버지입니다. 70대 할아버지인데 문화 활동에 관심이 많고 한국어도 배우고 계시는가 하면, 심지어 인터넷에 전자편지(이메일)도 쓰십니다. 저와도 종종 전자편지로 펜팔(?)을 하죠. 놀라운 정열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부럽죠. 제 주위의 어른들은 그보다 어린데도 컴퓨터의 ㅋ도 모르는 분들 뿐이니까요. 지난해 한국에 오셨을 때엔 생활한복에 하회탈 중 양반탈을 쓰고 나가서 창덕궁에서 인사동까지 함께 하기도 했었습니다.


바로 이 사진. 제일 왼쪽이 시부야 할아버지고 그 옆에 탈 들고 있는 게 접니다.
공연용 탈은 아니어서 쓰기도 어려웠지만
쓰고 나서 구멍으로 앞을 바라보며 균형을 잡기도 너무 어려워서 애를 먹었었죠.
그래도 덕분에 꽤 인상에 남았나 보더라고요.


2.

일본에 가기 전 편지로 “학생들이랑 같이 가게 되어서 아무래도 따로 뵙기는 조금 어렵겠어요”라고 했더니만 얼마 안 있어 답이 뚝 왔습니다. “일본에 온다고요? 일정 확정되면 알려줘요. 만나길 기대합니다.” 심지어 직접 숙소로 오시겠다고 까지 하시는데 더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근데 자유 시간이  남는 21일과 22일엔 이 분이 시간이 안 되고, 그 다음날은 오사카 성을 들렀다가 돌아가야 하는 일정이라서 안 되죠. 남는 날이 20일 저녁뿐이더군요. 그래서 숙소에 도착해서 안도했던 겁니다. 늦진 않았죠.

난감하게도, 21일과 22일이 안 되면서 통역을 도와주실 수 있는 분도 못 오시게 됐죠. 이분들 한국어 공부를 도와주시는 선생님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헀는데 “그 분은 유감스럽게도 이번엔 함께 못합니다. 우리 둘이서 어떻게든 대화합시다”라는 답이 돌아왔었습니다. 그 말인 즉, 지난해 인사동에서와 마찬가지로 거의 안 되는 일본어로 열심히 떠들어야 한다는 소리였죠. 그렇게 결정 난 순간 전 바로 전자사전을 질렀습니다. 출혈이 심했지만 정말 기댈 구석이라도 하나 있어야지 않겠는가 싶었죠.


3.

일단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어놓고, 선물 챙기고, 남은 20분 정도 동안 건넬 말들을 연습하고 전자사전을 두드려 낱말 찾아 적어놓고 있었는데 칼 같게도 55분에 호텔 방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하이, 모시모시(네, 여보세요)? 그랬더니 당연히 한국어로 할 줄 알았는데 일본어가 튀어나와 약간 놀라셨는지 약간 멈칫 하다가 시부야 야스노부입니다만 서찬휘 씨인가요 하는 말이 들려오더군요. 칼 같기도 하시지. 기다려주세요, 지금 곧 갑니다.

1년 만에 뵙는 할아버지는 여전히 건강해 보이시더군요. 통역도 없고 믿을 건 전자사전밖에 없는 이 난감한 상황. 덤벼라 운명아 아하하하.


4.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 먼저 선물부터 꺼내들었습니다. 일본에 갈 때 제가 준비한 건 일본인들이 그렇게 좋아한다는 김을 한 상자(!), 그리고 제가 직접 쓴 글씨랑 역시 제 글씨가 인쇄돼 나온 청강대 만창과 콘티북 한 권. 문화 쪽에 조예가 있으신 분이어서 직접 쓴 것이면 꽤 좋아하실 거란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역시 손맛이 좋기도 하고요.

이 자리를 빌려 청강대에서 일본어를 가르치시는 김미선 선생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야겠어요. 우리말 문구를 일본어로는 어떻게 쓰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해 주셨고요. 만약 이 분 아니었으면 전 선물 전할 때 오미야게(おみやげ)란 표현을 쓰지 않고 그냥 프레젠토데스~하고 넘어갔겠죠. 조언 고맙습니다.

어쨌든 이 선물들을 차례대로 전하면서 이야기를 끌어나갔죠. 시부야 할아버지는 지난해 뵈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한국 지도가 있는 책자와 한국어 교본 그리고 전자사전과 공책을 가져오셨더군요. 저도 전자사전과 필기도구를 놓고 정말 필사적으로 말을 맞춰나갔습니다. 느리고 더듬더듬이지만 끈질기게 들어주시는 점에 고마울 따름이었죠. 게다가 못 알아듣는 부분이 있으면 한자를 직접 써서 이해를 도와주셨습니다. 한자가 있으면 아무래도 훨씬 알아듣기 편하거든요. 무작정 만화 보면서 익힌 야매 일본어라서 더욱이.

이제 막 서른 된 꼬맹이와 70대 할아버지가 전자사전과 공책을 동원해 서로 열심히 대화를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게다가 중간중간 요즘 배우고 계신 우리말 낱말을 이용해 말씀해주시기까지 하셔서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아, 진짜 일본어 더 공부해야 하는데.

김이 충남 보령·대천산이어서 이거 이야기도 제법 풀었죠. 외가가 있는 곳이고 바다가 근처에 있으며 여기서 나는 김이 유명하다고요. 그러나 김도 김이었지만 글씨를 선물하니 무척 놀라워해주시면서 무려 “이거 전람해도 됩니까”라고 물어 오셔서 절 기겁시켰습니다. 나중에 좀 더 잘 써서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하더군요. 역시 붓글씨 전략은 유효했습니다. 훗훗. 그 외에는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중인데 젊지가 않아서 금방금방 잊는다고 영 어렵다고 토로하시기도 했고, 이후 일정 이야기하다가 텐노지 쪽에도 가 볼 예정이라고(사실, 텐노지는 결국 못 갔습니다만) 했더니만 갑자기 열띤 표정으로 텐노지에 얽힌 이야기를 해 주셨더랬죠.

특히 일본 고서기 이야기까지 꺼내면서 쇼토쿠 태자와 한국의 3국 시대, 그리고 당시 일본과 한반도 국가들과의 관계 등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설명을 해 주시더군요. 참고로 텐노지는 쇼토쿠 태자가 세운 시텐노지라는 절이 있는 곳이고, 쇼토쿠 태자는 당시 고구려와 백제의 스님에게서 불교를 배우기도 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역사 이야기를 해 주고 싶으셨던 모양이지만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따라가기가 상당히 벅차더군요. 천천히 쉬운 낱말을 골라서 써 주시고 지도를 펴 가면서 설명해주신 덕에 대부분 알아듣긴 했습니다만. 이야기가 너무 어려워서 미안하다고 하시기에 “뭐 공부 시간이죠.”라며 웃었습니다.

그 외엔 글씨가 자기류(自己流)냐고 물으신 게 기억에 남습니다. 그러니까 자기 자신의 유파냐는 소리죠. 학교나 다른 데에서 배운 거 아니냐고 하시더군요. 사실 전 서예학원을 초등학교 3~4학년 때 잠깐 다녔을 뿐이고 당시에 배운 건 기초였을 뿐, 그 이후는 그야말로 내키는 대로 써 왔을 뿐이라서 이렇게밖에 말을 못하겠더라고요. “서예는 제겐 놀이랍니다”라고요. 진심으로 감탄해주셔서 기분이 참 좋더군요. 글씨는 ‘삶은 잔치, 일은 놀이’와 이를 일본어로 옮긴 ‘生は宴、仕事は遊び。’ 를 한 자리에 같이 배치한 것으로, 이름을 카타카나와 한글로 같이 쓰고 낙관도 한자와 한글 도장을 같이 찍었습니다.
 

다시 한 번. 언급했듯 선물로 전한 글씨완 다릅니다. 돌아와서 따로 쓴 거예요.


5.

시간이 23시가 다 되어가면서 시부야 할아버지가 이제 가야한다고 하시더군요. 사시는 곳이 고베 쪽의 니시미야 시라고 하시던데, 난바 쪽엔 처음 오셨다고 하시더군요. 초행길인데 거의 1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를 찾아와주셔서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습니다. 고베면 나중에 그쪽으로 찾아갈 일 생길 때 뵐 수 있겠죠. 일본에서 다음으로 가 보고 싶은 쪽이 큐슈, 코베, 나라 쪽이거든요.

일본어가 워낙 짧고 회화는 말할 것도 없다 보니 걱정이 태산이었지만, 열심히 생각을 전하면서 국경과 세대를 넘어서는 신묘한 기분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어려운 시간 내서 와 주신 것도 고맙고, 인연을 이어갈 수 있었다는 것도 고맙고…그렇더라고요. 그렇기에 아쉽지만 기분 좋게 헤어질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고, 또 언제고 뵐 수 있으니까요. 저리 건강하시니 오래 사실 겁니다. 고맙습니다. 곧 편지할게요.

반성할 건… 분명 전화 받고 나갈 때엔 '지금 곧 나갑니다!‘라고 냅다 답해놓고는 앞에서는 지금(今)이란 낱말이 왜 그리도 떠오르질 않았던 건지. 에휴.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헤어지기 전, 웨이터에게 부탁해 사진 한 장.



(계속)


.........................


지난해 4월 16일, 한국 관광 마치고 그날 귀국하셔선 이런 전자편지를 보내주셨더랬죠.

“어젠 바쁜 가운데 창덕궁까지 우릴 위해 나와 줘서 고맙습니다. 노인에겐 별세계에 있는 서찬휘 군이 빛나 보입니다. 아무쪼록 다른 세계로 나를 안내해주세요. 잘 부탁합니다. 미리 사례까지 해 둡니다.”

전, 여전히 빛나보였을까요?

이국에서 찾아온 새파랗게 어린 아이지만, 저와의 만남이 부디 즐거우셨기를, 또 오래 기억되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by 서찬휘 | 2008/05/09 05:13 | 여행 | 트랙백 | 덧글(0)

보성 - 4338(2005)년 7월 26일

여동생 친구(여자) 생일에 맞춰 동생과 동생 친구, 그리고 나 해서 세 사람이 함께 갔던 보성-완도 여행.

기억나는 건 녹차밭의 푸른 전경이 눈에 참 좋더라는 거랑, 우전차 참 맛있더라는 거랑, 사진 속 동생은 참 귀여웠다는 거랑. 내 모습은 참 꼬락서니가 말이 아니었구나. 쿨럭. 앞으로 바깥에서 반팔 티셔츠 따위 함부로 입지 말아야지.

박인하 선생님이 보성 이야기를 꺼내신 김에 사진 디렉토리를 한 번 뒤져보았다. 녹차밭이 정말 끝내주게 크고 아름답다.





사진 찍은 기종은 국민디카 쿨픽스2500. 나름대로 선전했다. 지금 다시 가면 열심히 찍어다 대형 파노라마 사진을 만들어 볼 텐데.


보성에서 기억나는 건 이외에도 근처 해수욕장으로 가던 버스가 그 굽이진 내리막길을 브레이크 한 번 안 밟고 내려가는 묘기를 보여줬던 거. 이니셜 디 저리가라였다 정말. (……)





추가 사진은 보성 옆의 율포해수욕장이었나…에서 찍은 것. 녹차밭 사진도 그렇지만 아쉽게도 날씨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햇살만 좋았어도…….

매미 껍질이 방파제에 붙은 게 꽤 눈길을 끌었다.

by 서찬휘 | 2008/05/07 15:51 | 여행 | 트랙백 | 덧글(1)

일본 여행기 - 4월 20일 (2) 교토국제망가뮤지엄, 태양루

쿄토국제망가뮤지엄 입구에 걸려 있는 깃발


실종사고로 한바탕 난리를 겪고 나니 시간이 빠듯해 나머지 일정 중 하나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래서 결국 절충안으로 킨카쿠지와 같은 ‘절’보다는 학생들 전공에 맞춰서 박물관을 보는 편이 나을 거란 결론이 났죠. 주말이다 보니 쿄토에서 오오사카로 가는 길이 막힐 게 뻔해서 가급적 일찍 움직여야 한다는 문제도 있었고요. 전철이 아니라 버스로 이동하다 보니 이런 문제까지 감안을 해야 하더군요.

어쨌거나 그래서 쿄토국제망가뮤지엄(京都国際マンガミュージアム)으로 갔습니다.


역시 입구에 걸려 있는 행사 포스터. 쿄토망가페스타2008라는 행사가 3월 22일부터 열리고 있더군요.
입구는 이쪽.
건물 앞에 큼지막하게 자리하고 있는 행사 홍보 입간판.
일본 만화의 여명기라 할 수 있었던 막부 말기와 메이지 유신 초기,
희화·만화의 선두주자로 활약한 카와나베 쿄사이(河鍋暁斎)의 작품세계를 볼 수 있는
쿄사이만화전(暁斎漫画展)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마당 참 넓죠.
입구의 제호. 그다지 만화스럽진 않습니다.


사실 쿄토국제망가뮤지엄-이라고 해도 “일본엔 만화 박물관이 있어!”라고 부러워할 건 없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부천에부천만화정보센터와 한국만화박물관이 있거든요. 도서관도 있죠. 돌아보니 성격도 제법 엇비슷합니다. 전시회를 끊임없이 열고 있고,책도 잔뜩 있고. 뭐 이것저것 파는 거라든지 등은 이쪽이 좀 더 나아보이긴 하더랍니다만. 학교 건물을 이용한 거여서 곳곳에옛날엔 여기가 학교의 뭐였네 하는 안내가 붙어 있었습니다. 전시장 안쪽은 사진을 찍지 말라고 해서 아쉽게도 안쪽 사진은 없습니다. 입장 직전에 찍은 사진 몇 장이 있긴 합니다만.


전통복장을 하고 있던 아가씨.
뭔가 잔뜩 팔고 있습니다. 낚여선 안 돼. 낚여선 안 돼.
“사진 찍어도 될까요? (풍경 뿐 아니라) 당신도”라고 했더니 조금 당황스러워 했지만
흔쾌히 촬영 허락을 해 줬던 판매원 아주머니.
그러나 포즈 취할 새도 없이 다른 손님이 들이닥치는 바람에 그냥 이렇게만.


일정 하나를 뺀 덕분에 여기서 제법 긴 시간을 죽치게 됐습니다만 그렇다고 사실 여기가 아주아주 볼거리가 많았던 건 아니죠. 덕분에 다들 좀 늘어진 느낌으로 시간을 때운 인상이 강했…습니다만, 그래도 공부하는 기분으로 전시를 본 사람은 뭔가 얻어갈 수 있었을 겁니다.

길목, 층층마다 장서가 몇 만 권 단위라고 하는 것 같던데, 남녀노소 와서 책을 꺼내볼 수 있게 해 놓은 건 좋지만 정리 기준이 뭘까 좀 의심스러울 만큼 중구난방으로 꽂혀 있는 건 좀 아쉽더군요. 지하에 옛 잡지를 습도 온도 조절해가며 보관중인 서고가 있는 게 이채로웠고요. 만화가들의 작업 풍경을 실연하는 자리도 있었는데 실제 원고 작업을 하는 건가 하고 신기해 했더니만 알고 보니 사람이 앞에 있을 때만 작업하고 없을 땐 그냥 쉬는 모양이더군요. 어시스턴트 출신들이려나 싶었습니다.

이밖에 전진석 작가님은 캐리커쳐를 1천 엔 주고 그리셨는데 너무 순하게 나왔고, 여학생들 중 일부는 캐릭터 상품 몇 개를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덴덴타운이 기다리고 있는데 벌써 낚이다니-싶긴 했지만 하루히 그림은 예쁘긴 예쁘더군요. 여자애들이 하루히 그림을 보며 좋아하는 걸 보니 모에로 하나되는 세계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옴모에니반메훔.

이 박물관은 옛날에 학교이던 곳을 우리나라에도 카툰 계열로 많이 알려진 쿄토세이카대학에서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덕분에 자체 기획 전시, 국제카툰전 등이 꽤 활발하게 이뤄지고 이전 전시의 회고전 등도 열리고 있더군요. 책을 빌려다가 건물 앞 공터로 들고 나가 읽을 수 있다는 것도 꽤 이채로웠고요. 신기할 거야 없었지만.

개중에 기억에 남는 건 역시 자기들 ‘망가’와 프랑스어권에서 만화를 일컫는 ‘BD(베데 : 방드 데시네)’의 차이에 관해 제법 넓은 자리를 할애해 기술해 놓은 것이었습니다. 칼라 대 흑백, 제작 비용이 비싼가 싼가, 작가 자신이 중심이 되는가 편집부와 전문 편집자의 손길을 통하는가 등의 차이가 나열돼 있었습니다. 우열을 가리자는 게 아니라 그냥 담담하게 해 놓은게 좋더군요. 으레 이런 데에선 우리가 위야~라고 하기 쉬운데. 5월에 ‘망가 VS BD’란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는데 이거 누가 좀 자료를 건네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재밌을 거 같아요.

또 1층 벽장에 세계 각국의 만화책들을 가져다 놓고 각국 만화의 특성을 소개해놓은 것도 볼거리였습니다. 한국만화의 현 지점에 관해서도 소개하고 있었는데요. 한국 만화는 일본과 달리 잡지 만화가 만화 시장의 중심이던 때가 90년대였고 그 이전엔 신문 만화가 중심이었으며 지금은 온라인 만화가 중심이고 그 흐름을 독자적으로 끌어가고 있다는 식으로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누가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럭저럭 잘 정리해놨더군요. 근데 전시된 작품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게 김성모 씨의 「대털」인 걸 보면서 여러 의미로 ‘대략 정신이 멍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계단에서 쉬고 있던 「슈가슈가룬」 코스튬 플레이어들을 찰칵.


휴일이라선지 원래 그런 건지 코스튬 플레이어들이 많았던 것도 이 공간에서의 볼거리였죠. 참 많기도 했습니다. 햇빛 잘 드는 잔디밭에서 알아서들 잘 놀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전시장보다도 그게 부럽더군요.


일단 밖으로 나오니 정문 앞에도 걸려 있는 쿄사이 만화전 걸개그림.


우리나라 코스튬 플레이어들은 자리도 마땅찮은데다 어린애들이 사고를 하도 쳐 대서 만화 행사에서나 비 만화인들 사이에서도 비웃음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건만. 이런 놀 자리가 도시 안에 있다니 꽤 좋아 보입니다. 정작 전 몇몇 분장은 알아보질 못하겠더라고요. 여기서 조금 띠잉-해서 취향 아니라도 좀 더 최근 걸 더 부지런히 챙겨봐야겠다는 자극을 받았습니다. 딴에는 많이 보는 편이건만 말이죠.


얘들이 누군지는 지금도 모르겠습니다만.
「크게 휘두르며」
「로젠 메이든」
「나루토」
한 다섯 살이나 됐을까 싶은 변신소녀 아가씨.
하도 작은 녀석이 잘도 통통통통 뛰어다니길래 귀여워서
“아가씨(무려 오죠상~!), 사진 좀 찍어도 될까요?”라고 물었더랬죠.
근데 보통 이 나이 애들이라면 부끄러워하거나 머뭇거리기라도 할 것 같았는데
얘는 그것도 아니고 매우 똘망똘망하게 “네!”라고 답하더니 바로 포즈를 척하니 취하더라고요.
놀랐습니다. 너 크게 되겠구나. 아니, 가정교육 잘 받았구나.
너네 부모님도 훌륭한 덕후겠구나. 그러쿠나 무써운 꾸믈 꾸어쿠나. (……)


이외에도 하루히 등이 있었는데 차마 사진을 찍진 못…아니 않았습니다. 아, 무서웠어요. 여러모로. (……) 코스튬 플레이어는 아니었지만 한복판에서 정좌를 하고 만화책을 ‘정중히’ 읽고 있던 꼬마 아가씨가 기억에 남습니다. 차마 꼬마 아가씨 오빠가 사진 좀 찍어도 될까요 하고 묻질 못하겠더군요. 우씨.

어쨌거나 기왕 시간도 남은 거 쉬는 기분으로 모여앉아 잡담도 하고, 사진도 찍고, 몇몇 학생들은 그 사이에 크로키나 스케치를 하기도 하고… 넘치는 혈기를 주체 못한 친구들은 뛰어도 다니고 하면서 놀았네요. 와중에 기억에 강하게 남은 거라면 역시 1학년 인미 학생이 호장 학생에게 시전한 헥토파스칼 킥. 강렬했습니다. 네. 역시 발차기는 넓은 장소에서 내질러야 제맛이라니까요.

떠날 때쯤 되니까 다시금 드는 생각이었지만, 부천하고 계속 비교를 해볼 수밖에 없는 곳 같습니다. 생각해 보면 부천은 전용 공간이 아니라 도서관하고 운영팀, 박물관이 각기 다른 곳에 자리하고 있는데 2010년 완공 예정인 한국만화영상산업진흥원이 열리면 좀 더 나으려나 싶습니다.


잔디밭에 누워 편안한 표정을 짓고 계신 인기 훈남 김은권 교수님.


박물관을 나와 버스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려 숙소가 있는 오오사카로 향했습니다. 가이드 누님이 설명해준 도자기칼 제작업체인 ‘쿄세라’ 빌딩을 본 거랑, 일본 도로는 제법 좁구나 하는 생각이랑, 다음에 일본에 오면 볼만한 곳으로 큐슈를 추천받았다는 거 정도가 기억에 남네요.

오오사카에 왔다고 바로 숙소로 간 건 아니었습니다. 저녁식사가 남아 있었죠. 뷔페라고 해서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는 쪽인 저는 속으로 앗싸 좋구나 소리를 질렀습니다만…….


음식점에서 먹은 건
바로 요런 냄비에 먹고픈 재료를 가져와 알아서 끓여 먹는 일종의 한방 샤브샤브 뷔페.


한큐 백화점 등 대형 상권을 비롯해 JR오오사카역 등이 몰려 있는 중심지 우메다에 있는 ‘한방 약냄비 바이킹 태양루’. 뭐랄까. 맛은 있었어요. 괜찮았어요. 배부르게 잘 먹었죠. 근데 역시 막 가져다 먹는 걸 기대했던 저로서는 약간 아쉬웠다고 할까요. 그렇습니다. 시간도 짧았고요. 저녁식사는 남기면 2천엔 벌금이라고 했더니 몇몇 학생들은 막판에 아구아구 몰아넣느라 고생 좀 하더군요.

정작 음식보다도 기억에 남는 건 마지막에 입가심으로 먹은 칼피스! 이후 일본 여행 일정 내내 오후의 홍차 밀크티와 함께 수도 없이 들이킨 음료수 되겠습니다. (……) 아, 맛들리고 말았어 어쩌면 좋아.


꽤 높은 곳으로 올라와선지 HEP FIVE의 회전관람차가 아래로 보입니다.
회전관람차 같은 건 커플끼리 들어가서 콩닥하악대면 그만인 곳이지
혼자나 남자끼리 가선 매우 볼썽사나우니 패스.
태양루 입구.


이렇게 곱게 넘어가나 했더니만, 버스가 출발하려는 찰나 학생 하나가 물건 놓고 왔다고 울상으로 뛰어나왔더군요. 덕분에 또 한 번 지연됐네요.

우메다에는 이틀 뒤 저녁에 다시 오게 되는데 그건 그날 여행기에서 적도록 하지요. 여하간 이렇게 하여, 다시 버스를 타고 오늘의 최종 목적지라 할 수 있는 니혼바시의 난바워싱턴호텔플라자로.



(계속)



.................


보태기 하나.

쿄토국제망가뮤지엄 누리집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www.kyotomm.com/


보태기 둘.

이날 제일 많이 입에 올린 건 “사진 찍어도 되겠습니까?”

by 서찬휘 | 2008/05/07 08:07 | 여행 | 트랙백(1) | 덧글(2)

일본 여행기 - 4월 20일 (1) 일본 도착, 킨카쿠지

일어나자마자 창밖을 향해 한 방.
대한해협을 지나 일본의 섬들을 지나니 바다도 상당히 잔잔합니다.


이틀째 일정의 시작입니다. 10시 무렵까지는 배를 타고 가야 하는지라 일어나도 여전히 배 안이죠. 일단 갑판 위로 나가서 아침 바다를 즐겨 보았습니다.


벤치를 보면 어떤 사람은 「쉬리」를,
어떤 사람은 「R.O.D」를,
그리고 어떤 사람은 「엉망진창 테크닉(쿠소미소 테크닉)」을 떠올리겠죠.
다 같이 읊조려 봅시다. “하지 않겠나(야라나이카)?”
길기도 하죠.
이종규 작가님.
너른 바다를 바라보며 다시 한 번 “하지 않겠나?”
저만치 지나가는 배 한 척.
물살을 가르며 앞으로 앞으로.
배 안에는 키보드가 있습니다. 관상용이더군요.
알아서 막 건반이 오르락내리락 하며 연주를 하는데 만지지 말래요.
PC방도 있습니다. 인터넷 중독자들은 하루를 못 참고 여기엘 들어가더군요. (……)
편의점도 있습니다. GS25.
자판기 천국이라는 일본 답게 음료수 자판기에 각종 음식까지 바로 먹을 수 있는 자판기가 놓여 있습니다.
오코노미야키, 타코야키 등을 먹을 수 있는 거 같던데 안 먹었어요.

아카시 대교에 다다랐다고 방송에 나오길래 다시 갑판으로 나왔습니다.
(수겸 군이 세토 교가 아니라 아카시 해협 대교라고 알려줘서 고쳤습니다. 알려줘서 고마워요)
긴 다리가 보입니다.
다리 밑을 지나
속곳을 보고
그것은 다리라고 하기엔 너무 길었다.
9Km쯤 한다고 하네요. 다섯 개 섬을 잇는 여섯 개 다리로 구성돼 있다고 하는군요.


배에서 마신 음료수는 기린에서 내놓은 ‘오후의 홍차’ 밀크티 뿐. 밀크티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다른 게 별로 당기질 않아서요.

남은 시간을 이용해 사우나에서 몸도 씻었습니다. 동네 목욕탕 수준이긴 하지만 공짜로 쓸 수 있고 느긋하게 몸을 풀 수 있다는 점이 비행기 여행과는 또 다른 맛을 주더군요.


드디어 도착. 오오사카 항에 내려 입국수속을 하기 위해 줄을 서던 도중 찍은 팬스타 드림호.


도착했습니다. 입국 수속은 생각보다 귀찮았는데, 지난해부터 일본 입국 때에 지문과 사진을 찍어야 하더군요. 이딴 건 미국 안 따라 해도 되잖아, 일본아. 비자도 면제됐는데 이런 거까지 해야겠냐. 외국인 지문 채취는 어떤 면에선 인권침해라고? 우씨.

이틀째, 그러니까 일본 도착 첫째 날 일정은 먼저 교토로 이동해 점심을 먹은 후 킨카쿠지·로쿠온지(금각사·녹원사) - 키요미즈데라(청수사) - 쿄토망가뮤지엄을 둘러보고 오오사카로 이동해 우메다에서 저녁을 먹은 다음 숙소인 난바워싱턴호텔플라자에 투숙한다……였습니다. 다음날부터는 자유도가 어느 정도 있지만 일단 이날은 버스타고 가이드 언니를 따라다녀야 하는 단체행동이었죠.

킨카쿠지에 들어가기 전 그 근처의 밥집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일본에서 마지막 한국식 식사가 될 거라면서 비빕밥 집으로 안내하더군요.


한국가정요리집 비빈바하우스(びびんばはうす). 오타 아닙니다.


……맛이야 그냥 비빔밥 맛이긴 합니다만 문제는 가격. 한 그릇에 1천 엔이란 소리를 듣고 그대로 피를 토했죠. 크억. 1만 원짜리 비빔밥이라니 너무 세! 주인분은 우리나라 사람 같긴 하던데.

기왕 일본에 왔으니 일본어를 써 봐야지!라고 맘 먹고 “잘 먹었습니다~”라는 인사를 던지고 나왔죠. 이걸로 일본에서의 일본어 첫 사용 기록. 경험치가 상승했습니다 띠링띠링. 일본어를 따로 배운 적은 없고 만화 보다 익힌 것뿐이라서 엉망진창이지만 기왕이면 부딪쳐 보는 게 좋지 않겠어요? 그치만 “ごちそさま"란 말은 생각도 못하고 ”よく食べました“라고 말한 건 꽤나 오버였습니다. 뜻 자체는 같더라도 말이죠. 쿨럭.

자. 어쨌든 밥을 먹고, 병아리 짹짹 고양이 야옹~모드로 가이드를 따라 킨카쿠지로 이동했습니다. 버스 안에서 킨카쿠지(金閣寺), 원 명칭인 로쿠온지(鹿苑寺)에 얽힌 간단한 안내를 받았지만 학생들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금박’이었던 것 같네요.


들어가는 길목에 자리한 종.
로쿠온지라는 이름보다 킨카쿠지라는 별칭을 더 유명하게 한 금칠한 절이 눈앞에 두둥.
학생들 한다는 소리가 다 “저거 벗겨갈래!”더군요.
애들아, 암만 그래도 저기는 무려 석가모니 사리를 모셔놓은 곳이야. (……)
저런 걸 개인 별장 따위로 쓰려 하다니 역시 부자놈들 사고는 이해할 수 없죠.
네. 이 슬픈 프롤레타리아 근성 같으니.
학생 손을 빌려 한 장 찰칵…이긴 한데 초점이 절 쪽으로 갔네요. 이런이런.
학생과 함께. 미안, 형이 애정이 없어서 이름을 못 외운 건 아냐. (……)
이종규 작가님.
1학년인 수겸 군과 한 장.
뒤쪽. 사진이 좀 흐리게 나왔는데 실제 색상은 말 그대로 ‘금삐까’입니다. 네. (……)
백사 무덤. 이곳의 옛 수호신이었다고 하는 모양인데 동전이 잔뜩 놓여 있습니다.
벌써부터 사람들 많이 낚입니다. 근데 동전 넣는 데가 여기 말고도 두세 군데는 더 있더군요.
저기서 수거하는 게 입장료보다 더 많겠다.
달그락달그락 짝. 만화에서 자주 보던 광경.


기념품 가게만 해도 벌써 둘이고 노점도 많아서 벌써 눈이 휘둥그레 돌아간 친구들 속출. 여행 다녀본 이들이라면 다 알겠지만 기념품이나 노점 식품 종류는 여기 아니어도 똑같은 걸 다른 데서 또 파는 경우가 많아서 벌써부터 낚여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돈 낭비 않는 게 좋은데……우우.

여하간 약속시간에 맞춰 버스에 올라탔는데. 음. 뭔가 문제가 생겼죠. 학생 하나가 행방불명되어 버스 두 대에 나눠 타고 있던 학생 전부가 발이 묶이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결국 이 사고 덕분에 키요미즈데라 일정이 취소되고 말았습니다. 학생이 무사하니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혼자 하는 여행이 아닌 데에서 이런 일 생기면 그야말로 난리가 나죠. 교수님들과 가이드분 애 찾는다 뛰어나가시고… 아이고. 정말 순식간에 혼이 다 빠지더군요. 제가 이런데 전체를 책임져야 한 김은권 선생님은…….

뭐. 가이드분은 키요미즈데라도 같은 절이고 하니 여러분 전공에 맞춰 만화박물관을 보는 게 더 나을 거라고 애써 이야기를 해 줬지만, 결과론이긴 해도 이리 될 거였으면 차라리 키요미즈데라를 먼저 보고 킨카쿠지를 뺐으면 좋았을 텐데 싶습니다.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하고 해서 그쪽이 볼 건 더 많았을 텐데. 하지만 그나마 킨카쿠지는 길이 하나이기나 하지 거기서 누가 길을 잃었으면? 으음. 상상하기 싫군요. 뭐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킨카쿠지보다는 긴카쿠지(銀閣寺. 은각사) 쪽이 더 낫지 싶었는데 나중에 오오사카에 또 올 일 있으면 가 봐야겠습니다. 아. 참고로 킨카쿠지와 긴카쿠지는 각각 금각사, 은각사로 전혀 다른 데입니다. 우리나라의 외래어표기법 때문에 킨카쿠지를 자주 긴카쿠지로 쓰긴 하지만.

킨카쿠지 입장권은 부적 형태로 돼 있는데 사진을 안 찍어뒀군요. 학생이 이거 뭔 뜻이냐고 묻길래 대충 가내안전이라고만 이야기해줬는데 사실 그 외에도 금각사 사리전의 수호로 운이 열리고 복 받을 거라느니 하는 이야기도 적혀 있습니다.

자. 어쨌든 우울한 기분 털고, 덕분에 좀 더 남은 시간을 몽땅 쏟아 부어 쿄토망가뮤지엄으로.


(계속)



....................


보태기.

그나저나 저기도 1950년에 정신병자 손에 또 한 번 불탔다고 하더군요. 원래 옛 전쟁 때 자주 불 났다곤 하더라지만, 그래도 전쟁통도 아닌데 저런 놈들 때문에 문화재가 순식간에 작살나는 걸 보면 참 난감합니다. 우리나라 숭례문도 결국 복원은 되겠지만 이미 원래의 그것은 아닐 터이니…….


보태기 둘.

http://seochnh.egloos.com/1746705

학생들이 찍어준 사진들입니다.

by 서찬휘 | 2008/05/06 06:25 | 여행 | 트랙백 | 덧글(10)

일본 여행기 - 4월 19일

1.

이번 일본여행은 첫날부터 상당히 장절했습니다. 뭐 제 무덤을 판 거죠. 짐을 싸고, 밀린 일을 다 마치고 나서 잤어야 하는데 이번에 일본에서 만나기로 한 시부야 할아버지께 드릴 선물 중 하나로 직접 쓴 글씨를 전달하려고 붓을 들었다가 꼴딱 밤을 새고 말았답니다. 그래서 첫날엔 아예 한 숨도 못 자고 뛰어나갔어요. (시부야 할아버지 이야기는 20일자 여행기에 쓰겠습니다.)

원래 학교과 잠실에서 버스로 부산항까지 가는 걸로 돼 있었습니다만 워낙 버스 멀미가 심한 저로서는 차마 버스 타고 대여섯 시간을 갈 엄두를 못 내서, 전진석 작가님이 제안해주신 대로 KTX를 타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시작부터 터진 사고였죠. 늦지 않게 뛰어나간 것까진 좋은데, 지갑을 다른 걸 가져갈까 고민하면서 이리저리 섞다 뛰어나오는 바람에 돈‘만’ 갖고 왔다는 걸 지하철역에 와서야 알아차렸습니다. 뭐 엔화와 원화가 있으면 상관이 없…을 수도 있지만, 문제는 신용카드까 지하철 표를 대신하기도 하고, 원화가 넉넉히 있어야 기차도 탈 수 있다는 거죠. 갈 땐 문제가 없었지만 올 땐 어쩌라고? (……)

이미 돌아가긴 늦었고 해서 한국에서 서울로 돌아올 때엔 차비를 꿀 수밖에 없었습니다만, 해외여행 갈 때엔 가급적 현금카드 기능이 있는 신용카드를 빼먹지 말자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단, 해외에서도 쓸 수 있는 신용카드를 가져가느냐 마느냐는 별개 문제죠. 까딱하다간 해외에서 지름신을 제대로 영접할 수 있으니까요.

뭐 그러한 당혹스러움을 뒤로 한 채로, 일행들과 만나 KTX에 몸을 싣고 부산으로 갔습니다. 좀 좁다는 것만 빼면 KTX는 쾌적했습니다. 우, 버스였으면 어쨌을까…….

선물한 글씨는 ‘삶은 잔치, 일은 놀이(生は宴、仕事は遊び。)’를 한국어와 일본어로 쓰고
한글, 한자 낙관을 나란히 찍은 겁니다.
사진에서 손에 들고 있는 돌아와서 따로 쓴 겁니다. 형식은 같아요.
일본인에게 주는 것이기에 일본어 쪽을 좀 더 크게 썼고,
‘논다’라는 느낌이 들게끔 자유로이 붓을 놀렸습니다.


2.

부산역에서 부산항은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택시 타고 2천원 쯤 내면 될 만한 거리였으니까요. 점심 무렵 도착하니 비슷한 시간에 도착한 학생들과 교수님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거진 60여명 정도 되는 인원이 모이니 장관이더군요.

5박 6일이래도 앞뒤 하루씩은 배에서 자는 일정입니다. 배 위에서 12시간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버스 멀미만으로도 어질어질한 제가 견딜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더군요. 슬그머니 약국에서 멀미약을 사다가 털어 넣었습니다. 우, 특히 갈 때엔 대한해협을 바로 만나기 때문에 출렁거림이 심하다고 하길래 말이죠. 참고로 올 때엔 자는 도중에 대한해협을 건너기 때문에 그나마 약 없이도 버텼습니다만, 누군가는 식사 중에 토했다고 합니다. 꽥.

여하간 수속을 밟고 배로 올라타는데…… 네, 여객선이란 게 이렇게 큰 거였군요. 정말 크더라고요. 그냥 ‘페리’라는 게 큰 보트 정도인가 생각했던 제가 너무 안일했습니다. 수백 명이 정말 ‘먹고 자면서’ 바다를 건너갑니다. 입이 쩍 벌어지더군요.

배정받은 방에서 바깥을 내다보았습니다.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
갈 때 탄 배는 팬스타 드림(panstar dream)호.
올 땐 써니(panstar sunny)호였는데 드림호 쪽이 시설이 좀 더 좋았습니다.
어쨌든 화장실에 샤워기에 침대에 텔레비전까지 다 놓여 있는 방에 감탄하다가
보고 폭소를 터트리고 만 것.
담배 피우지 말라면서 재떨이가 있네요.
어쩌라는 거야 이거.
갑판에 나왔습니다.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유쾌한 학생들. 사진기 든 사람끼리 KILL YOU 분위기로 들이댔습니다.
제가 가르치는 2학년은 아니었지만 볼 때마다 참 유쾌한 친구들이라 생각해요.
가능하다면 내년에 이 친구들과 함께 해 보고 싶습니다.
저만치  Maersk Line이라 적혀 있는 화물선이 보입니다. 무척 커 보이네요.
바다. 갑판에서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풍덩 빠질 것만 같습니다.
저만치 지나가는 작은 배. 실은 작진 않을 텐데 서 있는 곳이 너무 크다 보니.
갑판도 2층 구조입니다. 아래에서 찍었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의 창.
올라가다가.
저만치에 우리가 타고 있는 배와 같은 회사 소속인 배가 지나갑니다.
옆모습.
출발 직전.
배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쿠르르르릉.
독특하게 생긴 배. 용도가 뭘까요.
육중한 몸뚱아리가 스르륵하고 돌기 시작합니다.
쿠르르릉.
약간 낡아 보이는 조명등. 너 또한 수많은 풍경을 지켜보며 지나왔겠지.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합니다. 속도가 생각 이상으로 빨라서 놀랐습니다.
제한구역이래요.
사진 한 장. 바람이 워낙 심해서 머리 모양이 좀 괴상합니다.
역시 이럴 땐 짧은 머리가 최고.
「P.K」와 「Ping」, 「붉은 에레혼」의 이야기작가 이종규 님.
이번 학기부터 3학년 수업을 맡고 계십니다.
한 장 더. 우, 자세도 이상해.
달려라 달려~
힘차게 달려라 팬스타 드림호~
해안을 벗어나기 시작하니, 바다 색깔도 달라집니다.
뒤로 멀어져 가는 부산항. 안녕, 곧 돌아올게. (누르면 크고 아름답고 길어집니다)
배 안에 있는 가챠퐁 기계. 학생들 상당수가 벌써부터 낚이기 시작하는 통에 살짝 걱정스러워지더군요.
밤을 새고 온 탓에 너무 졸려서 한숨 자고 일어났더니
금문교를 지나고 있대서 후다닥 나가 보았습니다. 다리 참 크네요.


3.

어쨌거나 참… 낮의 바다도 그렇지만, 밤바다는 함부로 내려다 볼 게 아니더랍니다. 안 그래도 난간도 낮은데 그대로 떨어질 것 같았어요.

배에서 먹는 밥은 생각보다 맛있었습니다. 워낙 먹는 건 안 가리는 편이긴 합니다만, 역시 왼손잡이에게 식판으로 밥 먹으라는 건 고역이에요. 수저 놓을 자리가 오른쪽으로 고정되어 있으니까.

12시간이나 가기 때문에 지루해 할 승객들을 배려하기 위해서인지 간단한 레크리에이션도 열더군요. 구경 갔다가 사회자에게 지목당해 끌려 나가 춤 한 번 추고 개망신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뭐 웃어넘기긴 하지만 기분이 썩 좋진 않더라고요. 원래 그렇게 사람 깎아내리는 식으로 웃기는 게 이런 류 사회보는 방법이라곤 하더라지만.

자기 전엔 전진석, 이종규 작가님과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선 여러 이야기를 하기도 했죠. 여러 이야기가 오갔지만 역시 기억나는 건 오덕 토크군요. 오덕오덕하게 해 줄게 애들아. (……)

멀미약을 미리 먹기도 했고 대한해협 건널 땐 내쳐 자 놔선지 그래도 버틸만한 배에서의 하루였습니다.



(계속)

by 서찬휘 | 2008/05/04 22:49 | 여행 | 트랙백 | 덧글(1)

일본 여행기 - 들어가며

지난 4월 19일부터 5박 6일에 걸쳐 일본 오오사카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학기부터 출강 중인 청강대학교 학생들의 해외문화체험 연수 때 같이 간 거였는데요.

전 버스조차도 멀미 때문에 잘 안타는 사람입니다. 배를 1시간 이상 타 본 적도 없거니와 이걸로 해외에 나간다는 생각은 해 본 적도 없었죠. 어쩌다 보니 배로 다녀온 해외여행이라는 진귀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여행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에 쓴 경비는 여행사에 납입한 55만 원 가량에 내려갈 때 올라올 때 쓴 3만 원씩의 KTX 비용, 그리고 환전해 들고 간 엔화 3만 엔(30만원). 도합 91만 원쯤 썼습니다. 동전도 거의 안 남기고 알뜰하게 쌈빡하게 다 털어내고 왔네요.

사진은 1800장정도 찍었습니다. 블로그에 몇 장이나 올리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재미나게 즐겨주시길.


한 번에 다 올리진 못합니다. 천천히 써서 ‘완’자를 찍도록 하지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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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다 끝내면 지난해 11월에 다녀온 제주도도 정리해 올려야겠습니다. 2박 3일 동안에 1066장을 찍었으니 사진만으론 이번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군요. (……)

by 서찬휘 | 2008/05/04 21:44 | 여행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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