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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발단은- 지금은 스스로 지웠다곤 하지만 어떤 친구가 "나루토가 언제부터 초딩만화가 되었나, 개니버스가 방영하고서부터다" "다른 건 어떻게 참아주겠는데 리본까지 손대야겠냐고" "초딩새끼가 사랑하는 히바리 욕하는 꼴은 절대 못 봐 새끼들아"라는 글을 올린 게 회자되면서. 참고로 리본은 「가정교사 히브맨 리본」을 뜻함.
이런 걸 두고 '일빠'라고 뭐라 할 것도 없고, 이제 와서 진정한 만화인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도 사실 좀 식은땀 나는 이야기기는 하다. 게다가 애니메이션 방영하는 걸 이야기하면서 만화인 어쩌고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조금 미묘하고. 저런 애들 비판하는 쪽까지 쓰고 있는 '원판' '더빙판' 구분도 좀 거시기하긴 하다. 저기, 그 '원판'의 목소리 녹음도 '더빙'이거든요. (……)
여하간 기껏해야 나는 어린애가 아님 → (우리말) 더빙은 어린애들으로 버려놓는 거임 → 여태껏 그래놔서 애들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본다고 꺅꺅대는 게 눈꼴시어죽겠음 → 어린애가 아닌 내가 사랑하는 작품을 어린애 취향으로 건드리지 마셈 뿌우-라고 하는 지극히 어린애스러운 소리를 대고 화낼 것도 없긴 하다. 우리말 더빙 같은 걸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앉아 있는 건 만화 대여 문제가 이젠 문제로 보기에도 뻘쭘해진 것만큼이나 옜 이야기이거늘 여태 이러고 있다는 거 자체가 머리가 덜 컸다는 소리고, 실상 이 문제의 초점은 애니메이션의 우리말 더빙 이전에 나는 애가 아니야라고 착각하고 있는 저 아이의 설익은 우월의식이다. 소위 '자칭 마니아'들의 한계지점을 새삼스럽게 다시 보는 것일 뿐.
이런 친구들을 모아놓고 시작부터 끝까지 주장들을 오프라인 면전에서 다 두들겨 패 깨주고 엥엥 울게 해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긴 하겠지만 요즘은 귀찮아져서인지 그냥 나나 잘 하자 하고 말 뿐이다. 어차피 저 애들을 혼내려면, 저런 사고방식이 위험해 같은 걸로는 씨알도 안 먹히고
P2P 이용으로 걸어서 인생에 빨간 줄을 그어주는 게 가장 효과적일 거라고 보니까. 좋아하는 건 좋아하는 거고, 너네 그런 주장을 위해 당연스레 저지르고 있는 P2P질이 실은 도둑질이니까 닥치고 좀 맞고 봐야 하지 않겠니? 애가 아니고 하는 건 모르겠는데, 다 집어치우고 어머나 씨발 나 같으면 부끄러워서 차마 '원판 봤어요'라고 말은 못하겠다. 캭.
여하간 오랜만에 "카드캡터 사쿠라를 체리라고 하는 놈들은 진정한 사쿠라 팬이라 할 수 없어!"라고 외치던 10여년 전 어떤 친구의 외침이 떠오른다. 지금은 그놈도 20대쯤은 됐을 텐데 여지껏 그러고 살고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