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OP가 '여는 노래'인데 ED는 '마무리 노래'인가.

현재 투니버스 등을 통해 꽤 널리 퍼진 것으로 보이는 '여는 노래'와 '마무리 노래' 표기의 시작이 [만화인]이란 이야기는 이전에 이미 했었다. 그런데 근래 들어 '닫는 노래'라는 표기가 어느 사이엔가 등장해서 혼용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용어야 아무러면 어떠랴 싶긴 하다. 난 '꼭 이 부분에서 영어 낱말이 쓰여야 하는가'라는 의구심에 우리말 표현을 지어 쓰기 시작한 것이지 '이건 꼭 이래야 해'라고 생각한 건 아니니까. '닫는 노래'라는 표현이 나온 김에, 말을 지은 사람의 입장에서 Opening(OP)을 '여는 노래'로 했으면서 Ending(ED)는 왜 '마무리 노래'라고 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볼 필요를 느꼈다.

어느 쪽에 무게를 둬야 하느냐의 문제겠지만, Opening이 '열다'의 의미가 있으니 그 반대 입장에 있는 용어가 '닫다'가 되어야 한다면 '닫는 노래'가 어울릴 것이다. 그런데 Opening의 반대는, Closing이 아니라 Ending이다. 물론 방송 끝무렵의 대사가 'Closing Ment'인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는 분명 Ending. 이에 맞춰보자면 '닫다'보다는 '마무리하다' 쪽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었던 게 첫째 이유였다.

그럼 둘째 이유는 무얼까?
시작과 끝이라는 말이 지닌 의미는 시리즈 전체를 한 덩이로 봤을 때 적용시킬 수 있는, 또는 그에 어울리는 말이지 싶었다. 시리즈는 여러 화가 이어지는데, 화마다의 흐름을 여닫을 수 있는 개념으로는 시작과 끝 말고 다른 표현이 더 맞지 싶었던 것. 이런 연유로 시리즈가 아닌 극장판의 경우는 여는 노래 마무리 노래가 아닌 '주제곡' 혹은 '주제가'(theme song)이란 용어를 쓴다. 이 경우는 시작과 끝이 한 호흡에서 끝나기 때문이다. 바꿔 말해 한 시리즈 전체가 한 작품이란 이야기고, 또 대표하는 곡이 앞과 뒤에 얹히지 않고 한 곡으로 끝나기 때문.

셋째, 내가 누리집 이름을 지을 때나, 도메인을 딸 때 등 무언가의 이름을 지을 때 중요시하는 점 중 하나가 바로 '어감'이다. 가능한 표현들을 죽 늘어놔보자.

1) 시작 노래, 맺음 노래
2) 시작 노래, 끝 노래
3) 여는 노래, 닫는 노래
4) 여는 노래, 마무리 노래

어감이 가장 부드럽게 느껴지는 것 또한 4)의 경우였다.
발음이 각지지 않고 정감 있게 넘어가는 것 또한 중요하다 여겼기 때문에.

이렇게 이리 따지고 저리 따진 결과.
'여는 노래'와 '마무리 노래'라는 표현으로 낙찰했던 것.

by 서찬휘 | 2005/01/08 09:17 | 만화/만화영화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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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슈퍼히로 at 2005/01/08 20:45
저는 닫는 노래쪽이 좋더군요;;
Commented by 둥그리 at 2005/01/09 16:08
저는 마무리 노래쪽이. 어감이 좀 더 편하게 들리더군요
Commented by chelsea at 2005/01/11 14:06
전 많이 들은 쪽이 자연스러워서 마무리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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