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1월 07일
독만상은 순정만화판이다 & 여자들만 논다.
투표일정이 시작하면서 들려오는 소리들이다.
집행위원으로서가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인 발언임을 전제하고 말하자면.
난 이런 말을 볼 때면 3년째 투표인단 성비가 어땠는지부터 따지게 된다.
남자 대 여자. 평균 2:8, 3:7.
…….
한 마디로 말해 애초에 남자들은 참여할 생각도 거의 안 한 채 이런 저런 게시판에서 '참여합시다' 할 때 여러 이야기를 대며 움직이질 않았다는 소리다. 지금도 홍보글이 올라오면 아래 달리는 덧글 반응들이 어떤지는… 그 말한 사람들이 잘 알 거다.
올해는 어지간히도 그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려고 후보 추천 기준까지 대놓고 완화해줬으나… 결국 후보로 오른 작품들에는 기대할만한 소년지, 영지쪽의 신작들이 대부분 떨어졌다. 그리고 또 다시 비아냥이 들려온다. 또 순정만화 강세다, 또 여자들 판이다, 남자들 볼 게 없잖느냐고. 그리고 결론은 버킹검이 아니라 이거다. "그러니까 나는 참여할 생각이 안 든다"고.
…….
참여하면서, 상황 자체에 대해 아쉽다고 읊조리는 수준이라면 별 말은 안 하겠다.
과연 외야에서 웅크리고 있는 당신들이 "투표합시다"라면서 독려하는 순정 작가들의 팬클럽 친구들을 비웃을 수 있을까? 아예 독만상을 모른다면야 상관없겠지만, '그게 문제다'라 인식한다면 최소한 당신들이 원하는 작품이 후보에 오를 수 있게끔은 해 봤어야 하지 않을까.
아, 내 수준은 워낙 높아서 요즘 나오는 거에선 찾을 수 없어? 최소한 「남자이야기」 정도는 데려다 놔야지 않겠느냐고?
아니면,
요즘 나오는 작품들은 별로 좋은 게 없어보이는데 옛날 건 추천할 수 없잖느냐고.
그도 아니면.
집행위원들이 어느 정도 조장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그냥 까놓고 말해라.
우리 작품 중에 요즘 뭐 나오는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으며, 알 생각도 없다고.
결국은 없으니까 안 하는 게 아니라 모르니까 추천도 못 하는 게 우선 아닌가.
(이렇게 말하면 몇몇은 이러더라. 없으니까 없다고 이야기하는 게 잘못이냐고. 오냐 너 잘났다. 그렇게 수준이 높은 당신이 좋아하는 작품들은 그럼 뭐냐?)
대여해서 보지, 혹은 스캔해서 보지 식으로 묻는 건 너무 구차하지만, 관심이 없다면 멀찌감치서 활은 쏘지 마라. 관심이 있다면 경기장에 들어와서 뛰어보고. 멀리서 팔짱 낀 채 구경하는 자들에게서 성비 문제를 듣고 싶진 않다.
괜히 만화계를 잘 아는 척, 부질없는 짓이라며 고개를 젓거나 어차피 이 정도가 한계라며 시니컬을 가장한 시건방을 떠는 짓은, 하지 마라. 부탁이다.
사실상 이런 성비 문제는, 독만상 참여 여부를 넘어 만화판 자체가 보여주고 있는 형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팬층을 확보할 정도로 독자들이 적극성을 보이는 쪽은 여자. 딴에는 만화 본다고 하는 남자들의 공간을 돌아다녀보면 분위기가 어떤지는… 글세, 이 글을 보는 남자들이 더 잘 알지 않을까.
뭐 이게 비단 만화 뿐이랴.
하울 같은 게 완벽하고 멋지다며 사회 인문학적 분석이 곁들여지는 반면 오세암에는 무려 구성력 난조를 문제삼는 전문가가 넘쳐나는 게 현실인 걸. 개나소나 전문가인 판에 뭘 더 기대할까만, 세상을 움직이는 건 그딴 전문가가 아니라 개미와도 같은 일개 독자, 관객들이라는 걸 그들은 너무 간과한다. 그들에겐, 다시 말하지만 투표한대니까 참여하세요 하며 우르르 몰려드는 팬클럽의 여성동지들을 비웃을 자격 따위 이만큼도 없다.
.........................
「풍장의 시대」와 「스탠바이 청춘」, 「저수지의 걔들」, 「단구」 , 「캐스팅」 같은 작품들이 후보에 오르지 못한 건 나도 매우 유감이다. 그러나, 추천에도 오르지 못한 녀석들을 임의로 후보에 올릴 순 없는 노릇 아닌가. 그런 정도는 좀 고민하고서 이야기해줬으면 좋겠다. 아니, 작품 이름 정도라도 들어는 봤으면 좋을텐데, 알긴 아나?
내가 모르니까 안 좋은 작품, 내가 모르니까 없는 것은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과 동급인 개소리.
근데 우리는 왜 이 소리를 그리도 진리마냥 받아들일까.
재미난 세상이다. 모르면 알려 들든지 아니면 그냥 모른 채 있어달라.
모르면 모른다고 하거나 이름은 들어봤다고 뻥이라도 쳐라. 없다고 단정짓고 욕하진 말라고. 정말 힘빠진다.
독만상, 아직 안 끝났다.
볼 게 없다는 소리 하지 말고 가서 봐라. 관심 없으면 말도 말고 그냥 고개 돌리고 말아라.
대신 없다면서 칼박지는 마라. 그런 욕, 먹어도 참 많이 먹어서 배가 터질 지경이니까 그만 좀 먹이라고. 마초 흉내 낼 생각도 없고 양성평등과도 거리가 멀 지 모르지만, 사내가 되어놔서 그러고 살아야겠는가? 나도 남자지만 참, 쳐다보고 있기 피곤하다.
http://www.comicreader.org/
'욕할 거리'에 몰려드는 기세의 절반만 생산적으로 써도 이런 상황은 안 일어날거다.
(나머지 절반의 정력을 애인과 부인에게 써 준다면 커플과 가정이 화목할거고.)
.........................
덧붙여서.
물론 작품이 좋고 나쁘고의 판단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기에 개인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는 문제다. 단지 나는 이걸 말하고 싶다. 첫째, 일단 보고 나서나 있고 없고를 판단할 것이며, 둘째, 보지도 않고 수준을 논하는 짓은 하지 말 것이며, 셋째, 봤지만 자기 마음에 안 들었다 해서 무엇이 문제점인지는 젖혀두고 한국만화 수준 운운하는 어리석음을 보이지 말 것이며, 넷째, 그렇게 이야기하는 자신의 눈에 색안경이 없다고 단언할 수 있는지 반성할 것이며, 마지막으로 멀쩡히 있는 것은 보고 즐겨줄 줄도 좀 알라는 거다.
단언컨대, 현재 나오고 있는 작품 모두를 부정할 수 있는 당위와 권위를 지닌 이는 아무도 없다. 당신이 그 대상이라 자신 있게 나설 수 있다면 칭찬해주겠다. 단지 나서는 게 개망신이란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는 건, 곧 죽어도 모르겠지만 죽을 때 들고 갈 선물로 알아둬라.
집행위원으로서가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인 발언임을 전제하고 말하자면.
난 이런 말을 볼 때면 3년째 투표인단 성비가 어땠는지부터 따지게 된다.
남자 대 여자. 평균 2:8, 3:7.
…….
한 마디로 말해 애초에 남자들은 참여할 생각도 거의 안 한 채 이런 저런 게시판에서 '참여합시다' 할 때 여러 이야기를 대며 움직이질 않았다는 소리다. 지금도 홍보글이 올라오면 아래 달리는 덧글 반응들이 어떤지는… 그 말한 사람들이 잘 알 거다.
올해는 어지간히도 그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려고 후보 추천 기준까지 대놓고 완화해줬으나… 결국 후보로 오른 작품들에는 기대할만한 소년지, 영지쪽의 신작들이 대부분 떨어졌다. 그리고 또 다시 비아냥이 들려온다. 또 순정만화 강세다, 또 여자들 판이다, 남자들 볼 게 없잖느냐고. 그리고 결론은 버킹검이 아니라 이거다. "그러니까 나는 참여할 생각이 안 든다"고.
…….
참여하면서, 상황 자체에 대해 아쉽다고 읊조리는 수준이라면 별 말은 안 하겠다.
과연 외야에서 웅크리고 있는 당신들이 "투표합시다"라면서 독려하는 순정 작가들의 팬클럽 친구들을 비웃을 수 있을까? 아예 독만상을 모른다면야 상관없겠지만, '그게 문제다'라 인식한다면 최소한 당신들이 원하는 작품이 후보에 오를 수 있게끔은 해 봤어야 하지 않을까.
아, 내 수준은 워낙 높아서 요즘 나오는 거에선 찾을 수 없어? 최소한 「남자이야기」 정도는 데려다 놔야지 않겠느냐고?
아니면,
요즘 나오는 작품들은 별로 좋은 게 없어보이는데 옛날 건 추천할 수 없잖느냐고.
그도 아니면.
집행위원들이 어느 정도 조장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그냥 까놓고 말해라.
우리 작품 중에 요즘 뭐 나오는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으며, 알 생각도 없다고.
결국은 없으니까 안 하는 게 아니라 모르니까 추천도 못 하는 게 우선 아닌가.
(이렇게 말하면 몇몇은 이러더라. 없으니까 없다고 이야기하는 게 잘못이냐고. 오냐 너 잘났다. 그렇게 수준이 높은 당신이 좋아하는 작품들은 그럼 뭐냐?)
대여해서 보지, 혹은 스캔해서 보지 식으로 묻는 건 너무 구차하지만, 관심이 없다면 멀찌감치서 활은 쏘지 마라. 관심이 있다면 경기장에 들어와서 뛰어보고. 멀리서 팔짱 낀 채 구경하는 자들에게서 성비 문제를 듣고 싶진 않다.
괜히 만화계를 잘 아는 척, 부질없는 짓이라며 고개를 젓거나 어차피 이 정도가 한계라며 시니컬을 가장한 시건방을 떠는 짓은, 하지 마라. 부탁이다.
사실상 이런 성비 문제는, 독만상 참여 여부를 넘어 만화판 자체가 보여주고 있는 형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팬층을 확보할 정도로 독자들이 적극성을 보이는 쪽은 여자. 딴에는 만화 본다고 하는 남자들의 공간을 돌아다녀보면 분위기가 어떤지는… 글세, 이 글을 보는 남자들이 더 잘 알지 않을까.
뭐 이게 비단 만화 뿐이랴.
하울 같은 게 완벽하고 멋지다며 사회 인문학적 분석이 곁들여지는 반면 오세암에는 무려 구성력 난조를 문제삼는 전문가가 넘쳐나는 게 현실인 걸. 개나소나 전문가인 판에 뭘 더 기대할까만, 세상을 움직이는 건 그딴 전문가가 아니라 개미와도 같은 일개 독자, 관객들이라는 걸 그들은 너무 간과한다. 그들에겐, 다시 말하지만 투표한대니까 참여하세요 하며 우르르 몰려드는 팬클럽의 여성동지들을 비웃을 자격 따위 이만큼도 없다.
.........................
「풍장의 시대」와 「스탠바이 청춘」, 「저수지의 걔들」, 「단구」 , 「캐스팅」 같은 작품들이 후보에 오르지 못한 건 나도 매우 유감이다. 그러나, 추천에도 오르지 못한 녀석들을 임의로 후보에 올릴 순 없는 노릇 아닌가. 그런 정도는 좀 고민하고서 이야기해줬으면 좋겠다. 아니, 작품 이름 정도라도 들어는 봤으면 좋을텐데, 알긴 아나?
내가 모르니까 안 좋은 작품, 내가 모르니까 없는 것은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과 동급인 개소리.
근데 우리는 왜 이 소리를 그리도 진리마냥 받아들일까.
재미난 세상이다. 모르면 알려 들든지 아니면 그냥 모른 채 있어달라.
모르면 모른다고 하거나 이름은 들어봤다고 뻥이라도 쳐라. 없다고 단정짓고 욕하진 말라고. 정말 힘빠진다.
독만상, 아직 안 끝났다.
볼 게 없다는 소리 하지 말고 가서 봐라. 관심 없으면 말도 말고 그냥 고개 돌리고 말아라.
대신 없다면서 칼박지는 마라. 그런 욕, 먹어도 참 많이 먹어서 배가 터질 지경이니까 그만 좀 먹이라고. 마초 흉내 낼 생각도 없고 양성평등과도 거리가 멀 지 모르지만, 사내가 되어놔서 그러고 살아야겠는가? 나도 남자지만 참, 쳐다보고 있기 피곤하다.
http://www.comicreader.org/
'욕할 거리'에 몰려드는 기세의 절반만 생산적으로 써도 이런 상황은 안 일어날거다.
(나머지 절반의 정력을 애인과 부인에게 써 준다면 커플과 가정이 화목할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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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서.
물론 작품이 좋고 나쁘고의 판단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기에 개인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는 문제다. 단지 나는 이걸 말하고 싶다. 첫째, 일단 보고 나서나 있고 없고를 판단할 것이며, 둘째, 보지도 않고 수준을 논하는 짓은 하지 말 것이며, 셋째, 봤지만 자기 마음에 안 들었다 해서 무엇이 문제점인지는 젖혀두고 한국만화 수준 운운하는 어리석음을 보이지 말 것이며, 넷째, 그렇게 이야기하는 자신의 눈에 색안경이 없다고 단언할 수 있는지 반성할 것이며, 마지막으로 멀쩡히 있는 것은 보고 즐겨줄 줄도 좀 알라는 거다.
단언컨대, 현재 나오고 있는 작품 모두를 부정할 수 있는 당위와 권위를 지닌 이는 아무도 없다. 당신이 그 대상이라 자신 있게 나설 수 있다면 칭찬해주겠다. 단지 나서는 게 개망신이란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는 건, 곧 죽어도 모르겠지만 죽을 때 들고 갈 선물로 알아둬라.
# by | 2005/01/07 02:30 | 만화/만화영화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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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본문 내용엔 지극히 동감. 작년부터 느끼는 거지만 왜 이리 꼼짝도 안 하고 밥 퍼먹여 달라는 사람들이 많은지 모르겠습니다..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