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데 외출할 때의 내 짐들.

기차를 타고 먼 곳을 가야 할 때의 내 짐들.


1. 지퍼백 두 개에 만화와 소설을 합쳐 5∼10권 정도.
차 안에서, 사람 기다리며 읽기 위한 용도. 대부분 하루 사이에 다 읽는 편.
이걸 비우고 간다는 건 현지조달을 의미. 홍대 앞에 가면 보통 10권-20권 정도 몰아서 삼.

2. 필기도구와 연습장.
일정 정리부터 생각난 것 적는 용도까지.

3. 아이리버 MP3P.
직접 녹음한 주제가들, CD에서 뽑아온 녀석,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들으며 녹음해두는 것들.
어차피 난 공유를 안 하니까 이 정도는 괜찮음. 녹음해서 들으면 음질도 안 좋아서 들고 다닐 때 아니면 결국 돈 내고 듣는 편이니까.

4. 칼로리 바란스.
비상식량. 의외로 한 끼 밥이 된다.

5. 가그린 & 칫솔.
의외로 가그린으로 가글하며 칫솔질을 하면 효과가 좋음.

6. 휴지
여러 용도. 지하철 역의 200원짜리 휴지는 간편하기도 하지만 참 쓸 데가 많다.

7. 클리어박스.
A4 용지 등을 구겨지지 않게 관리할 수 있다. 회의 시의 필수품.

8. 명함
일 다닐 때의 필수품.

9. 지갑과 휴대전화.
역시나 필수품…이긴 하지만 휴대전화는 여전히 내겐 익숙해지지 않는 녀석이다.
이젠 나오지도 않을 흑백을 여지껏 쓰고 있으나 이것만으로도 벅차니 요즘 나오는 것들은 오죽하랴. 나한테 문자 보내지 마시라. 읽지도 못할 때도 많지만 그 이전에… 답을 절대 못 보낸다. 대체 이걸로 수능 부정 저질렀다는 놈들은 인간인감? 자판 못 외우던 어르신들 심정이 이러했을까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
그리고 이것들을 모두 담을 큼직한 검은 가방과, 그것들을 짊어지고 다닐 몸뚱이. (이미 몸뚱이조차 짐짝취급이군) 가방은 시장에서 살 수 있는 상표 없는 녀석. 주머니 많고 튼튼하고 별 꾸밈새 없는 게 딱 내 취향. IBM 노트북 좋아하는 사람은 이 맘 알듯 싶다. (……)

한 번 뜯어진 적이 있어 미싱으로 두 줄 박아줬더니 아직은 멀쩡.
고교시절부터 크고 상표 없고 튼튼한 쪽으로 고르고 다녔지만, 책 무게가 워낙 나가는 편이라 밑창이 뜯어져 바꾼 게 지금의 가방.

고교시절에는 10kg 정도를 매일 짊어지고 다녔다. 지금도 그만치이거나 그보다 더 나가지만. 당시엔 교과서와 참고서도 무겁긴 했지만 클리어파일에 나름의 창작 원고를 써서 넣고 다니는 게 일과였기 때문에.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40짜리 클리어파일을 여러개 넣으면 그 무게도 은근히 세다. 그 때의 원고들은 지금 내 뒤 책장에 잠들어 있다. 서울에 올라가기 전 묵직한 가방 무게를 어깨에 짊어질 때면, 문득 그 때의 내 모습을 되돌이켜 생각해보곤 한다.

안팎으로 힘들었지만 열정만은 잃지 않았던 그 시절을.

by 서찬휘 | 2004/11/28 06:09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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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태엽이 at 2004/11/29 00: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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