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1월 26일
수준.
앞뒤 맥락과 별로 어울리지 않음에도 어떻게든 무언가의 '수준'을 논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정말 하고 싶은 말은 딱 하나다.
"난 이런 거 봐 줄만큼 수준이 낮지 않다"
혹은,
"난 이런 것도 볼 수 있을만큼 수준이 높다"
특히 이 경우는 전자에서 많이 보이는데, 이 때 잘 등장하는 말은 이렇다.
"이런 걸 용인할만큼 관객(혹은 독자, 청자, 시청자)들의 수준은 낮지 않다"
사실은 거기에 '나'를 집어넣고 싶은 것 뿐이다.
만화든 만화영화든 음악이든, 그것들을 접하며 제일 먼저 품어야 할 '무언가'를 잃고 있는 이들의 유일한 자기 증명 수단은 고압적인 '평가'요, 그 방법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게 '수준 논하기'다. 그것들을 평가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위치를 증명하고 싶어할 뿐이다. 바르게 쓰인 평가에는 '나'가 들어가도 '나'를 내면에서 강조하지 않는 법이다. 주관이 들어가도 솔직하게 주관임을 드러내줄 수 있는 그런 평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어떻게든 객관을 가장하고 싶지. (글쓰는 사람으로서 이건 꽤 큰 유혹임을 인정한다. 쓰긴 쉬우나 빠지면 독이요 피하면 문장 써 내느라 골머리 썩는 부분이니까)
스스로 고민하고 반성하여, 자신이 독자니 소비자니 청자니 시청자니 관객이니 하는 이름을 내세워 자신의 수준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의도가 없다고 자신할 수 있다면 그 시선으로 비로소 작품을 '평'하고 '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럴 수 없다면, 당신들의 자칭 '평가'라는 글들에 남는 건 의미도 없는 시니컬(= 시건방)과 킬킬거리는 비웃음 뿐일 것이니.
함부로 평가니 뭐니 이전에 작품을 그냥 있는 그대로 보자.
웃고 울고 가슴 저미고 때론 분노하고.
그게 처음이자 끝이 아닐까.
순전히, 내가 어떤 작품을 봐도 점수가 후한 것 뿐인가?
누가 보면 바보스럽다 하겠군.
「신 암행어사」를 보고… 또 그에 얽힌 설왕설래들을 보면서.
어째 세대가 갈릴 시간이 지나도 이놈의 '패턴'은 여전들 한지 이유를 모르겠다. 나이를 먹었든 애든 사람 마음은 엇비슷하단 건지.
뭐가 됐든 당신들에게 그렇게 욕을 들어먹어야 할만한 당위가 있는지 스스로의 가슴에 대고 물어라. 존중 두 글자를 아예 사전에서 지워두고 '이런 거 보러 돈 날리지 마' 식의 인식을 퍼트리는 데에 열을 올리고 있지 않은지를 생각하라고…. 가끔 착각하는 이들이 있는데, 기업주는 물론 어느 정도 그런 인식을 품고 임해야겠으나 소비자 스스로가 '소비자는 왕이니까' 식의 인식을 대놓고 들이대는 것만큼 꼴불견스러운 것도 없단 말이지. 요는 어느 쪽이 됐든 어느 정도라는 선은 유지하고 살라는 거다. 회사가 다 대원같아서도 안 되겠지만(이것도 욕이구만) 독자란 것들이, 관객이란 것들이 하나같이 평론가 흉내를 내서야 뭐가 되겠나. 착각하지 마라. 독자는 독자일 뿐, 관객은 관객일 뿐. 왕이 아니라고. 누구에게도 저런 것 따위-하면서 욕할 권리는 없단 말이다.
문제를 짚으려면 처음으로 돌아가 천천히 제대로 짚고 그럴 수 없다면 그냥 까놓고 말하고 자폭해라. 나 저 놈 싫어, 나 저거 보니 참 뭣같았어. 그러고 말란 말이지…. 거기다 온갖 이유 붙여가면서 남들의 동감어린 반응을 끌려는 변태짓만은 하지 말라고. 스트레스 해소를 겸해서 안 보이는데서 비웃고 욕하고 싶어하는 이들은 쌔고 쌨으니 누구라도 동감은 해주겠지만. 믿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전혀 생산적이질 않다. (열심히 욕해줘야 정신차리고 제대로 한다고 하는 이들도 종종 보지만, 지금이 무슨 박통때인줄 아니? 맞고 보게?) 차라리 이들이 그토록 경멸해 마지 않는 '치기 어린 열정만으로 뭔가 바꿔보자며 뛰어다니는 어린애들'이 훨씬 생산성이 높다고. 내가 헛된 프로 논자보다 열정을 품고 있는 아마추어 즐김이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난 이런 거 봐 줄만큼 수준이 낮지 않다"
혹은,
"난 이런 것도 볼 수 있을만큼 수준이 높다"
특히 이 경우는 전자에서 많이 보이는데, 이 때 잘 등장하는 말은 이렇다.
"이런 걸 용인할만큼 관객(혹은 독자, 청자, 시청자)들의 수준은 낮지 않다"
사실은 거기에 '나'를 집어넣고 싶은 것 뿐이다.
만화든 만화영화든 음악이든, 그것들을 접하며 제일 먼저 품어야 할 '무언가'를 잃고 있는 이들의 유일한 자기 증명 수단은 고압적인 '평가'요, 그 방법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게 '수준 논하기'다. 그것들을 평가함으로써 자기 자신의 위치를 증명하고 싶어할 뿐이다. 바르게 쓰인 평가에는 '나'가 들어가도 '나'를 내면에서 강조하지 않는 법이다. 주관이 들어가도 솔직하게 주관임을 드러내줄 수 있는 그런 평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어떻게든 객관을 가장하고 싶지. (글쓰는 사람으로서 이건 꽤 큰 유혹임을 인정한다. 쓰긴 쉬우나 빠지면 독이요 피하면 문장 써 내느라 골머리 썩는 부분이니까)
스스로 고민하고 반성하여, 자신이 독자니 소비자니 청자니 시청자니 관객이니 하는 이름을 내세워 자신의 수준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의도가 없다고 자신할 수 있다면 그 시선으로 비로소 작품을 '평'하고 '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럴 수 없다면, 당신들의 자칭 '평가'라는 글들에 남는 건 의미도 없는 시니컬(= 시건방)과 킬킬거리는 비웃음 뿐일 것이니.
함부로 평가니 뭐니 이전에 작품을 그냥 있는 그대로 보자.
웃고 울고 가슴 저미고 때론 분노하고.
그게 처음이자 끝이 아닐까.
순전히, 내가 어떤 작품을 봐도 점수가 후한 것 뿐인가?
누가 보면 바보스럽다 하겠군.
「신 암행어사」를 보고… 또 그에 얽힌 설왕설래들을 보면서.
어째 세대가 갈릴 시간이 지나도 이놈의 '패턴'은 여전들 한지 이유를 모르겠다. 나이를 먹었든 애든 사람 마음은 엇비슷하단 건지.
뭐가 됐든 당신들에게 그렇게 욕을 들어먹어야 할만한 당위가 있는지 스스로의 가슴에 대고 물어라. 존중 두 글자를 아예 사전에서 지워두고 '이런 거 보러 돈 날리지 마' 식의 인식을 퍼트리는 데에 열을 올리고 있지 않은지를 생각하라고…. 가끔 착각하는 이들이 있는데, 기업주는 물론 어느 정도 그런 인식을 품고 임해야겠으나 소비자 스스로가 '소비자는 왕이니까' 식의 인식을 대놓고 들이대는 것만큼 꼴불견스러운 것도 없단 말이지. 요는 어느 쪽이 됐든 어느 정도라는 선은 유지하고 살라는 거다. 회사가 다 대원같아서도 안 되겠지만(이것도 욕이구만) 독자란 것들이, 관객이란 것들이 하나같이 평론가 흉내를 내서야 뭐가 되겠나. 착각하지 마라. 독자는 독자일 뿐, 관객은 관객일 뿐. 왕이 아니라고. 누구에게도 저런 것 따위-하면서 욕할 권리는 없단 말이다.
문제를 짚으려면 처음으로 돌아가 천천히 제대로 짚고 그럴 수 없다면 그냥 까놓고 말하고 자폭해라. 나 저 놈 싫어, 나 저거 보니 참 뭣같았어. 그러고 말란 말이지…. 거기다 온갖 이유 붙여가면서 남들의 동감어린 반응을 끌려는 변태짓만은 하지 말라고. 스트레스 해소를 겸해서 안 보이는데서 비웃고 욕하고 싶어하는 이들은 쌔고 쌨으니 누구라도 동감은 해주겠지만. 믿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전혀 생산적이질 않다. (열심히 욕해줘야 정신차리고 제대로 한다고 하는 이들도 종종 보지만, 지금이 무슨 박통때인줄 아니? 맞고 보게?) 차라리 이들이 그토록 경멸해 마지 않는 '치기 어린 열정만으로 뭔가 바꿔보자며 뛰어다니는 어린애들'이 훨씬 생산성이 높다고. 내가 헛된 프로 논자보다 열정을 품고 있는 아마추어 즐김이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by | 2004/11/26 16:12 | 트랙백 | 덧글(4)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춘향이 머리는 새카매야..치렁치렁 긴 흑발을 상상했는데..흑 ㅠㅠ 이게 왠 갈색머리..
여하간 춘향이 좋아하는 저로선 거두절미하고 보고싶은 영화이긴 한데 악평들이 좀 많나봅니다. 예고만 본 바로는 꽤 괜찮은 거 같은데 말이죠.
그리고 그런 이들을 이야기 하시는 찬휘님에게도 똑같은 말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난 그런이들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을 평가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그나저나 신암행어사 보고 싶어 죽겠는데.. 돈이 없군요... 며칠전에 쓴 나우 16권 구입으로 이젠 돈이..T.T
그리고 한 가지 더 언급을 해 두자면. 이 곳에 쓰는 글들의 태반이 가리키는 대상에는 저 또한 포함됩니다. 그러지 말아야 한다고 하는 다짐들인 거고. 그리고 저는 그들을 평가하는 게 아니에요. 좋게 보고 살기도 피곤하니까 그러지 좀 말자고 외치고 있을 뿐이지…. 저 글에서 '평가'니 '나야말로 남들과 다르다'의 인상을 받으셨다면, 보통 이런 경우 '그렇게 보였다면 죄송합니다'라고 해야 하겠지만… 이 글에선 납득은 별로 안 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