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대해 생각하다.

경제가, 또 사회가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문화를 즐길 줄 아는 여유만큼도 남길 줄 모른 채 어렵다는 말만 입에 다는 사람들은 어렵다는 말이 무색한 엉뚱한 소비로 여유를 잃곤 합니다. 그 소비는 돈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또 반드시 돈만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에요. 물론 진짜 어려운 분들도 많지만 그런 분들이 이야기하는 어려움과 여기저기 게시판을 시끄럽게 하는 '어려움'은 양상이 많이 다르죠. 문화를 소비하고 향유한다는 건, 그만큼 사람답게 살 수 있느냐 아니냐입니다. 문화를 인스턴트 취급해서도, 사치로 생각해서도, 인색해지려 들어서도 안 되는 이유죠.

문화가 빈곤한 사회는 경제도 교육도 무엇도 안 될수밖에 없습니다.
갖가지 사회문제가 야기되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그 요인을 문제를 야기하는 이들보다도 그들을 그리 여유 없는 모습, 생각 없는 모습으로 만든 여유 없는 사회를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증오하고 발목 잡는 것만으로도 먹고 살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들이 버젓이 사회 지도층인 상황에서 바랄 게 많진 않다고도 생각되지만, 이런 패배주의에 가까운 생각만 해선 기분만 상할 뿐이지요.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걸요.

그럴 때일수록 문화를 생각하고 싶은 건, 보이지는 않아도 그러한 사회 전반을 살찌울 수 있는 양식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사람과 사회가 살아 있기 위한 최소한의 투자. 성경 말씀에 사람이 빵으로만 사는 게 아니라 했지요. 그 말씀을 떠올리면 전 밥과 문화를 섭취해야 사람과 사회가 산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결국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을, 우리는 즐기고 향유함으로써 그 이상의 가치를 스스로를 통해 창출해야 하는 겁니다. 그게 사회 전반으로 퍼졌을 때 - 비로소 무언가 돌아간다는 느낌을 지닐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기에 여러분께 부탁하고 싶은 건, 여러분이 좋아하는 문화- 그 무엇이라 해도 좋습니다 -를 즐기는 자세를 잃지 말아주셨으면 하는 거에요. 그리고 단순히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적극성 있는 수용자의 자세까지 취해주신다면, 여러분이 좋아하는 그 문화의 입지와 저변은 자연스레 넓어질 겁니다. 그러한 모습 하나하나가 문화판을 살찌우고- 나아가 사회 부품을 원활하게 움직이게끔 해 주는 윤활유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사회와 문화를 따로 떼어놓고 생각한 나머지 가볍게 생각하고, 인색하기 이를 데 없는 이들은 진정 불행하고 불쌍한 사람입니다. 지금 당신의 모습은, 문화인인가요.

by 서찬휘 | 2004/10/25 06:36 | 세상 바라보기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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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파벨 at 2004/10/25 10:07
정도를 알고 자신에 맞게 즐기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kritiker at 2004/10/25 12:33
지름신과 함께하는데, 두려울 건 없어요...암...
(신간만화책 뭐 나왔나 훑어보는 중=_=;;)
Commented by 烏有 at 2004/10/25 23:25
대한민국 국교를 지름교로 바꾸면됩니......[존내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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