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조금 괴롭다. 삶의 흔적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전 독자만화대상 원년(2002) 멤버입니다. 또, 역시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 상이 제정된 계기가 바로 이 대한민국만화대상이랑 이번에 제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오늘의 우리만화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면서였죠. 그래서 오늘의 우리만화 심사를 의뢰받았을 때 고민을 좀 했지만, 적어도 그 때 같이 사회적인 편견으로 작품이 제 평가를 못 받는 상황은 만들지 말게 하자고 다짐하고 갔습니다.

오히려 제가 관철하려던 것들은 큰 이견 없이 수용이 되어 오히려 이 악물고 어르신들한테 욕 먹을 각오(?)까지 하고 간 게 무색해질 지경이었습니다만- 막상 결과를 놓고 보면 무난하다고 여기면서도 한편으로 이것도 욕을 하려면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심사위원으로서 그 욕은 받아 마땅한 것이긴 하겠으나- 인간이란 참 간사하죠. 이 대목에서 나름대로 애 썼다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걸 보면 말예요. 막상 총평을 쓰고 있노라니 별 상념이 다 들고 있습니다. 네. 적어도 작품에 관한 호오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지만, 엉뚱한 이유로 폄훼당하거나 '요즘 거 모르는' 이들이 골라주지 않거나 하는 상황만은 막으려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습니다. 그 정도 선까진 맞춰냈다고 생각해요.

그치만 역시, 총평이란 녀석을 쓰고 있자니 괴롭네요. 한 심사위원 말씀마따나, 여기 있는 거 다 주고 싶어! 그게 제 심정이기도 하더랍니다. 에효.



그나마 후보작으로 나온 96작품 가운데 안 본 작품이 적었기에 좀 더 명확하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었다는 점에 위안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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