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기 - 4월 21일 (2) 도톤보리, 신사이바시

니혼바시 쪽에서 도톤보리 거리로 들어가는 입구.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USJ)에서 나름대로 잘 놀고 돌아와선, 일단 호텔로 돌아와 짐을 조금 정리하고 나서 다시 거리로 나섰습니다. 이제 드디어 오사카 먹부림의 성지 도톤보리(道頓堀)로 돌격! 아싸 좋구나!


오사카에서 신물 나도록 본 자전거와, 먹음직스런 게 간판.
주차장 간판이 인상 깊습니다. “사람과 차와 거리와 24h TIMES"
길 가던 양복 입은 아저씨가 절묘하게 잡혔네요.
자전거만큼이나 많았던 자전거 타는 커플. 누르면 커집니다.
참 앙증맞게도 타는군요. 스커트는 아니지만 절대영역도 엉덩이도 예쁩니다.
면세점. 근데 여기까지 와서 ‘세계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물품’을 살 생각은 안 드는데. (……)
한국음식점 모츠나베야.
한국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진 돈코츠라멘집인 킨류라멘.
도톤보리에만 네 곳이 있는데 그 중 밥을 주는 곳입니다.
노점 형태인 곳도 있습니다만 거기선 밥을 안 줘요.
그냥 라멘과 챠슈멘. 차이는 차슈멘 쪽이 고기가 훨씬 많다는 거.
가격은 이렇습니다. 여기서 표를 끊어다가 내면 됩니다. 우리말도 있죠.
근데 일단 여기선 먹지 않았습니다. 1차 목표는 여기가 아닙니다.
지나가다가 전통복장을 하고 손님을 맞고 계시던 아주머니가 계시길래
사진 좀 찍을 수 있을까요 하고 꼬셔서 한 장.
인자한 표정이 인상적이었지만, 역시 사진기 앞에 서면 약간 긴장되는 모양이에요.
대표적인 일본 음식 중 하나인 타코야키를 팔고 있습니다.
이쪽은 또 사진기를 들이대니 무진장 여유로운 표정으로 자세를 잡더군요? (……)
앞서 언급했듯 킨류라멘은 이 바닥에만 네 곳이 있습니다. 또 한 곳.
옆을 보면 센니치마에로 가는 길.
간판들도 잔뜩, 자전거도 잔뜩, 사람들도 잔뜩.
세라비스퀘어(Cest la vie SQUARE) 나카자 점 앞에 놓여 있는 시바에몬(シバエモン).
도톤보리의 나카자(中座)에 전해 내려오는 시바에몬 너구리를 모티브로 삼은 마스코트 캐릭터라는군요.


근데 바닥 참 좁아서, USJ를 안 가고 바로 오덕쇼핑을 떠났던 전진석 작가님과 학생들 일행을 이 킨류라멘 앞에서 떡하니 만났어요. 벌써 한바닥 돌고 오신 모양이더군요. 간단히 이야기 나누고 1차 목적지로 발길을 재촉했습니다.

1차 목적지, 그게 어디냐.

여깁니다. 오사카 명물 구이다오레. 초대 사장을 본뜬 저 인형으로 유명한 곳인데요.
보시다시피 7월 8일에 폐점한다고 합니다. 경영난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찾아보니 경영난이 아니라 주변 환경 변화와 건물 노후가 이유라네요.
역시 떠돌아다니는 글을 믿기 보다는 직접 확인해봐야. (……)
원래도 명물로 유명한 곳이지만 폐점한다 해서 그런지 앞에서 사진찍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잘 보면 간판 쪽에 우리말도 보입니다.
일단 들어갔습니다. 1층에요. 어라, 근데 구미 씨 책엔 일본음식이 있었는데
왜 이런 패밀리 레스토랑 스러운 음식들이…?
우야든동 제일 넉넉해 보였던 구이다오레 세트를 시켰습니다. 1886엔. 먹는 데엔 돈 아끼지 말자!
그래서 등장. 두둥.
새우에, 햄버그에, 안심 스테이크까지.
우씨, 밤중에 이 사진 다시 보니까 배고픕니다.
그리하여 완식.
다 먹고 직원분한테 부탁해서 한 장 찍었습니다. 노곤노곤.
누르면 커집니다.
구이다오레 인형이 여기저기 등장했던 사진들이 걸려 있습니다. 그 자체로 역사군요.
근데. 다 먹고 나와서 으악 했습니다. 왜냐고요? 미처 몰랐어요.
설마 이 건물 자체가 다 구이다오레 건물이고, 층마다 음식점 성격이 다른 것일 줄은.
그러니까 일본전골, 일본정식은 3층이라잖아요? 으악. 사실 저거 먹으러 온 거였는데!
3층 일본식. 뭔가 허망해졌습니다. 의외로 구이다오레 세트가 꽤 양이 많아서,
당장 저걸 또 먹으러 가기가 좀 그렇더라고요. 금방 꺼지긴 하더라지만 당장은.
허망한 마음에 바깥을 보니 여전히 사람들은 인형을 열심히 찍고 있습니다.
에휴. 조금 더 유의해서 볼 걸. 그래도 맛은 있었어요.


마침 옆을 보니 안내해주는 아주머니가 계셔서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했는데 극구 사양…이 아니라 거부하십니다. 네. 하도 낙담하면서 여기가 다 구이다오레였냐, 위층이 일본식이었냐 물으니 “죄송합니다”라면서 꾸벅 고개를 숙이시더군요. 쿨럭.

예정과는 좀 달랐지만 맛난 음식으로 배도 채웠겠다, 다시 쭉 도톤보리를 걸었습니다.

웬 중년 아저씨들이 춤을 춰대는 3D 영상이 나오더군요.
뭔가 무서웠어요.
꽥.
으악.
크억.
여하간 아까와는 반대 방향에서 한 장. 사람 많네요.
특히 가운데 조금 오른쪽에 찍힌 아저씨 인상이 쥑입니다. 배우하셔도 되겠는데요.
누르면 커집니다.
니혼바시쪽 입구에서 정 반대 방향 입구 쪽에 자리하고 있는 츠타야 서점.
스타벅스랑 같이 있습니다. 만화, 게임 매장이 지하에 있고 내려가는 계단에 만화 잡지들이 잔뜩 있습니다.
책은 오덕쇼핑 때 잔뜩 살 예정이라 패스.
이게 그 유명한 glico 간판. 밤에 보면 더 멋있습니다.
도톤보리강 한 편.
다리 한 가운데에 서서.
도톤보리 강. 여기가 한신 타이거즈 팬들이 우승 때 뛰어든다는 그 강입니다만
정말 말 그대로 똥물이더군요. 꽥. 정말 더럽습니다. (……)
큰 비가 오면 수위가 높아질 우려가 있으니까 어쩌구 저쩌구 하는 주의 안내문.
똥물이긴 하지만 관광객들은 즐겁습니다. 저 보트 지날 때 손 흔들었더니 안내원 언니가
저~기 오빠가 손 흔드네요 같이 흔들어요~ 하면서 호응해주더군요.
인터넷&만화 카페. 이런 데가 많더군요.
그 옆에 있는 잡화점 돈키호테.
근데 돈키호테란 이름이랑 저 에비스 마스코트랑은 좀 안 어울리는 거 같은데.
역시 보트 타고 지나가는 아저씨.
골목 쪽을 보면 이렇습니다.
드래곤볼. ball이 아니라 bowl이긴 했지만요.
정갈한 붓글씨로 차림표 적어놓은 게 인상적입니다.
미소가 예쁜 군밤장수 아가씨.
장사하는 건 아저씨 아줌마들이 중심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젊은이들도 종종 보입니다.


도톤보리를 지나 신사이바시(心斎橋) 쪽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신사이바시스지.
이쪽은 도톤보리와는 달리 그냥 상가입니다.


마침 양세종 님에게 부탁받은 게 있어 유니클로에 들렀습니다. 부탁받은 건 『선데이』·『소년 매거진』 50주년 기념 티셔츠 중에서 「란마1/2(らんま1/2)」이랑 「더 파이팅(はじめの一歩)」.

직원 분에게 선데이랑 매거진 50주년 티셔츠 있느냐 물었더니 저쪽으로 가 보래요.

「기동전사 건담」 티셔츠.
자, 발견했습니다. 이쪽에 이것저것 있네요. 「시끌별 녀석들(うる星やつら)」.
「낚시광 산페이(釣りキチ三平)」
「도전자 허리케인(あしたのジョー)」
……에, 이게 전부? 진짜로?


뭐야 이거? 싶어서 직원분에게 물어봤더니만, 젊은 직원은 오히려 작품을 전혀 모르는 눈치고(……건전하구나! 일반인이구나!) 오히려 나이 든 책임자분이 아~그거요?라면서 설명을 해 주더군요. 말인즉, 하필 고 두 녀석은 수요일날에 들어옵니다~랍니다. 수요일? 4월 23일? 그날이면 전 오사카성을 본 후 오사카항으로 가서 배를 타야 하거든요. 그 때 여길 오라고요? 갸악.

이건 진짜 어쩔 수 없습니다. 없다는데 어쩔 거예요. 포기. 힘 좀 빠져선 바깥으로 나왔습니다.

50주년 기념 박스.

자. 어쨌든 신사이바시를 계속 돌아 보았습니다.

엥? 뭔가 이상한 게 보입니다.
「겨울연가2」? 욘사마에 지우히메네? 근데 2가 나왔었던가?
네. 오락실이더군요. 파친코인 모양이에요.
우리나라엔 있지도 않은 걸 만들어가면서까지 장사에 활용하는 일본인들이 새삼 무섭습니다.
일단 끝자락까지 가니 덮개 끝자락 쯤에서 햇살이 보입니다. 사진은 야마하 매장.
연주자가 직접 키보드를 멋지게 연주하고 있더군요. 시선 끌기엔 제격인 듯합니다.
잡화점으로 추천받은 로프트.
로프트 매장.
좁은 거리.
오사카 지하철에 빨간색으로 표시되는 미도스지센의 그 미도스지.
고디바 초콜렛. 그 ‘나체로 말 타고 있는’ 일러스트가 아닌 게 조금 아쉽습니다만.
신사이바시 역.


일단 도톤보리에서 신사이바시 끝까지 이동했습니다. 이제 다음 행선지는 한국의 홍대처럼 옷차림 예쁜 아가씨들 많다고 하는 패션거리 아메리카무라(アメリカ村). 삽질이 끊이질 않는 일본에서의 이틀째 이야기, 아직 끝나려면 멀었습니다. 네.


(계속)



* 개인적으로 구이다오레에서 기억에 남는 건 가게 주제가입니다. 문 앞에 서면 구이다오레~ 구이다오레~하면서 반복되는 노래가 들려오거든요. 이게 어찌나 중독성이 강한지 지금도 그 음정이 뇌리에서 맴돕니다. 구이다오레~ 구이다오레~ 먹고 죽자~ 먹고 죽자~(……)

그와 함께 뇌리를 스치는 명곡. “めしあがれ~ めしあがれ~ めしあがれ~ ばくばく~ 君よ、ふとれ~” (처먹어라~ 처먹어라~ 처먹어라~ 우걱우걱~ 그대여, 살쪄라~)

by 서찬휘 | 2008/05/29 05:15 | 여행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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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까날 at 2008/05/29 08:45
쿠이다오레가 경영난 때문에 문을 닫는 건 아닙니다. 경영난이 있을리가 있나요. 물건너 손님들도 그렇게 많이 와주는데......

겨울연가2는 두번째 겨울연가 파칭코라는 뜻입니다.
Commented by 서찬휘 at 2008/05/29 10:29
그런가요? 경영난이라고 들어서 그리 썼는데 아닌 모양이군요. 그럼 자진 폐업이려나요.

겨울연가 뒤에 붙는 숫자는 시리즈명이었던 거군요.
Commented by lomi at 2008/05/29 10:34
아아 저는 저동네 죄다 밤에 다녔죠...ㅎㅎ
또가고 싶네요^^
Commented by 알비레오 at 2008/05/29 10:59
미소녀 군밤장수? ^^;;
사진 잘 봤습니다. 다음 편도 기대...
Commented by 양군 at 2008/05/29 11:10
일반인 점원...orz

아쉽긴 하지만 그 후 국내에서도 판다는 걸 알아버렸죠.

...먼 산
Commented by 서린언니 at 2008/05/29 14:12
Loft는 나고야에도 있습니다.
뭐랄까 백화점이라고 하기엔 조금 조촐한 매장이죠.

비슷한 걸로는 도큐핸즈가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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