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기 - 4월 21일 (1)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USJ)

아침 9시 8분, 니혼바시 역


파란만장하고 강제로 건전경건순결해야 했던 첫날밤이 지나고 드디어 전체 일정 중 셋째 날, 일본에서의 둘째 날이 밝았습니다.

이날 일정은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이하 USJ)에 가서 놀고, 그 이후 시간은 자유시간으로 쓰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서 일행이 둘로 나뉘게 되었는데, USJ는 놀이공원이라 별 볼 거 없다면서 그냥 바로 시내를 돌아다니자는 파와 그래도 기왕 온 거 한 번 돌아는 봐야지 파. 전자는 일찌감치 전진석 작가님의 인솔로 오덕쇼핑을 하러 떠났고 USJ파는 가이드 언니들의 인솔로 함께 뭉쳐서 이동했습니다. 여담이지만 호텔밥은 훌륭하진 않았지만 먹을 만은 한 수준. 유니폼 입은 종업원 언니는 예쁘더군요.

그리하여 일단 호텔 바로 옆에 있는 니혼바시 역으로 가서, 미리 낸 돈으로 가이드 언니가 끊어준 표로 지하철 탑승. USJ 도착까지 경비는 390엔.


“스트레스 사회와 싸우는 당신에게”. 맥주 광고 치곤 뭔가 묵직한데.
아이 님께서 알려주신 바로는 맥주가 아니라 스트레스랑 우울증 해소에 도움이 되는
gava 성분이 든 초콜렛 광고라고 하네요.
저런 모양새라 맥주인줄만 알았는데 원본 사진을 자세히 보니
‘멘탈밸런스 초콜렛 갸바(가바도 아니군요) [밀크]’라고 적혀 있습니다.
제조사는 glico. 아이 님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꽥.
큰 문구랑 모양새만 봤더니만.
일본 지하철이라고 딱히 특별할 건 없습니다.
다만 끝으로 가면 운전석을 볼 수 있어서 야외로 가면 철로를 구경할 수 있다는 거 정도?


니혼바시에서 센니치마에센을 타고 다섯 정거장을 가면 타마가와. 일단 여기서 사철로 갈아  타야 합니다. 일본 전철은 회사가 다르면 돈도 따로 내야 하고, 환승이랄 것도 없이 다른 역으로 가서 타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이 딱 그런데 센니치마에센의 타마가와 역에서 내려서 조금 더 걸어 노다 역으로 가야 합니다.


노다 역에서 바라본 마을 전경.
기분 탓인지 건물들이 아기자기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여기서 JR유메사키센을 타고 갑니다. 이게 또 재밌는 게, 바로 유메사키센을 타고 가는 게 아니라 역 하나 거리인 니시쿠조 역에서 꺾어져야 한다는 거죠. 마치 원형으로 오오사카를 도는 JR오오사카칸죠우센(오오사카 환상선 또는 순환선)에서 뚝하니 꺾여 나와서 USJ까지 가는 모양새더라고요. 마치 신도림에서 까치산 방향 가듯이. 다행히 우리는 한 역 가서 또 내렸다가 다음 거 탈 필요 없이 바로 USJ로 가는 열차를 탈 수 있었습니다. 아, 뭐가 이리 귀찮은 구조인지. 새삼 우리나라 전철이 그리워집니다.

게다가 JR이 붙는데도 사철 영역이라고 나와 있어서 의아해했더니만, 가이드 누님이 JR도 민영화됐다고 말씀해주시더군요. 아항. 그래서…… 명박아. 봤지? 민영화가 답은 아니란다.


도착.
발맞추어 나아가자 앞으로 가자 / 어깨동무 하고 가자 앞으로 가자 /
우리들은 씩씩한 청강만창과 / 피잉크로 마감하는 스파르타인
고지가 보입니다. 일전에 USJ를 와 보셨던 분들은 없던 게 보인다며 놀라워 하시더군요.
얌전하기만 하던 USJ에 롤러코스터가 새로 생겼답니다. 흐흠.
대문.
이런, 이종규 작가님 얼굴이 미묘한 위치에 걸렸군요. 죄송.
영화에서 보던 바로 그 로고 앞에서 가이드 언니들이 표 끊어올 동안 잠시 망중한.

이런 데 오면 빼놓을 수 없는 단체 사진. 전 없습니다.
짜잔. (척) 접니다. 뒤의 저 아저씨만 아니었으면 완벽했으련만.
이종규 작가님.
입구.
일단 입장하고 나면 티켓도 필요가 없다고 하는군요.
에버랜드와 비교해 보면 꽤 단촐한 인상을 줍니다.


일단 학생들과 동행한 건 여기까지. 저는 이종규 작가님과 함께 돌아다니기로 했습니다. 저나 작가님이나 뭐 타는 거에는 거의 관심이 없고 단지 온 김에 돌아나 보고 가자는 기분이었거든요. 한 정도 정도까지 있다가 돌아가서 자유 시간을 보내자는 계획이었죠. 그리고 보니 전 에버랜드 같은 델 가도 자유이용권이 아까울 지경으로 거의 타는 게 없습니다. 다만 그런 분위기를 보고 다니는 건 또 좋아해요.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지만 USJ는 테마 파크로서는 한 번 즐겨볼 만한 구석이 많았습니다.



큼지막한 지붕.


자. 여기부터는 사진이 장난 아니게 많으니까 가려놓을게요.




간 날이 평일이다 보니 사람이 아주 많지는 않더군요. ‘겉보기’로는요.
넓기도 하지.
「오픈세서미」 친구들의 율동.
흥겹습니다. 특히 저 가운데의 노랭이,
저 탈 쓰고 저렇게 춤 추기도 쉽지 않을 텐데 참 경탄스럽더군요.
가능하면 입장하자마자 뛰어가서 꼭 한 번 타 보라고 추천받았던 「스파이더맨 더 라이드」.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이라던데, 그리도 한산해 보이더만
타려면 40분을 넘게 기다리란 표시판이 서 있길래 경악했습니다. 원 세상에.
그래서 그 옆에 있는 매장에나 들렀습니다.
역동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스파이더맨. 근육 좀 봐.
온통 빨강색이군요. 선물 고르고 계신 이종규 작가님.
거미남 피규어.
거미남 가면.
이종규 작가님.
거미남 컵.
유아용 거미남 타이즈인지 잠옷인지.
옷 고르고 계신 이종규 작가님.
연필이랑 장식이랑.
밖으로 나오니 이제야 눈아픈 빨간색의 홍수에서 해방. 초록초록합니다.
저 멀리 뭔가 웅장한 구조물과 물이 보이는군요.
저게 관객들한테 죽자고 물 뿌려댄다던 「워터월드」인가 싶었는데.
「피터팬」이었군요. 밤에 보는 편이 더 멋있으려나.
걷다 보니 매장도 나오고. 작가님 담배 한 모금 빠실 때 저도 잠시 노닥노닥.
모자 한 번 써 보시고 찰칵.
미래기술연구소. 「백 투 더 퓨쳐 더 라이드」입니다.
영화 속에 나왔던 그 자동차.
여기도 40분 기다리래요. 우라질.
차에 기대서 한 장.
한 손으로 차를 드시는군요.
역시 매장에 들어가 봤습니다. 이쪽은 미래 분위기 맞춰서 은색으로 반짝반짝.
파는 물품은 영화에 맞췄을 뿐 대동소이하단 생각입니다. 티셔츠, 시계 등.
레코드판 시계.
나와 보니 저만치에 비행선이 다니는군요. 힌덴부르크 같다 야.
어트랙션(놀이기구) 대기시간 상황이랑 도처에서 열리고 있는 쇼들을 나열한 안내판.
이거 뭐 대부분이 4~50분씩입니다. 꽥.
호수.


USJ가 참 대단하단 기분인 게, 어딜 돌아다니고 있든 간에 동선에 따라서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쇼를 하나쯤은 만납니다. 사진 속 저 자리에 오기 전에 우리가 「오픈 세서미」를 보고 왔지만 저만치쯤에선 무려 「블루스 브라더즈」가 그 익숙한 Peter Guun's Theme 곡에 맞춰서 둥기당둥기당 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여기도 힙합 하이스쿨이란 게 시작하고 있군요. 지루할 틈을 안 줍니다 아주.


불량해 보이는 녀석들이
껄렁껄렁하니 와선
춤을 막 추네요.
선생님 등장.
선생님은 열심히 가르치려고 하지만
선생님이 칠판 쪽을 보며 뭔가를 판서라도 할라 치면 이 지경(?)이 됩니다.
돌아보면 안 그런 척 샤악.
쿵짝쿵짝.
지구본을 들고 중력을 설명해 봐야
아가들은 무중력 무브먼트를 꿈꾸며 휘적휘적.
얼씨구
절씨구
어절씨구.
근데
알고 보니
선생님도 한가닥 하시네요.
소품 갖춰 입고 보니
잡지에도 등장했던 분이시더라니. 진짠지는 모르겠지만.
떠벌떠벌랩
주절주절랩
휘릭
존경심이 우러난 학생들(?)
교탁을 뒤집으니 턴테이블 등장. 치기치기치기.
헤드스핀.
멋쟁이 DJ.TARO 아저씨.


근데 춤 솜씨만 두고 이야기하자면, 그간 우리나라 B-BOY들 춤 솜씨를 종종 봐 와서 그런지 중간 이상은 간다 해도 ‘끝내주게 잘 춘다’는 생각은 안 드는 게 문제였죠. 피직스나 홍텐 같은 이들의 춤사위를 한 번이라도 보신 분들이라면 이게 뭔 느낌인지 아실 거 같습니다.

자, 공연도 봤겠다 다리를 건너 조금 더 걸어 봤습니다.


「쥬라기 공원」이 나오는군요. 크워엉.
저 멀리 보이는 「피터팬」.
자판기를 감싸고 있는 화석형상이 재밌네요.
앙증맞은 트리케라톱스도 모자라
오른쪽에선 무려 뼈다귀만 남은 티라노사우르스가 콜라를 마시고 있군요.
역시 직접 타진 않고
상품만 보기로 했습니다.
크워엉.
매장 내부는 이렇습니다.
공룡 먹이마냥 고기 모양으로 해 놓은 베이컨 칩.
앞서도 말했지만 상품 종류는 대동소이 합니다.
손수건.
컵종류.
브라키오사우르스.
티라노사우르스.
공룡 화석은 아이들, 특히 소년들에겐 열병과도 같은 낭만을 던져주죠.
저도 소싯적에 한창 공룡에 미쳐 살았어요. 지금도 몇몇 공룡을 기억합니다.
김은권 선생님이 ‘안에서 뭐 먹으려면 비싸니까
「쥬라기 공원」 쪽 매장에서 칠면조 다리를 드시라,
그게 그나마 싸고 양도 많다’라고 하셨기에,
기왕 온 거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저기서 터키 레그가 오늘 우리의 사냥감. 630엔.
직원 아가씨. 사진 좀 찍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매우 앙증맞은 미소를 보여주는군요.
근데 이거, 사진기 들고 계속 이렇게 묻고 다니려니 진짜 오덕스럽습니다. (……)
자, 이게 바로 그 터키 레그. 칠면조 다리. 생각보다 큽니다.
남자들이야 그냥 다 먹을 만도 하지만 여자분들은 하나 사서 둘이 나눠먹어도 되겠더군요.
근데 원체 짭짤해놔서 밥 생각이 절로 납니다.
육식공룡이 먹이 뜯어 먹듯이 크워엉냠냠.
다시 좀 걷고 있노라니 뭔가 폭포가 보입니다.
콸콸콸.
아항. 저기서 나오는군요.
촤악. 까딱하다가 물벼락맞을 뻔했습니다. 우와.
「쥬라기 공원」 입구. 위에 봉화마냥 불이 타오르네요.
좀 돌고 있노라니 「워터월드」가 보입니다.
한국이나 여기나 닭둘기는 닭둘기.
「워터월드」 입구.
아까 봤던 「쥬라기 공원」 입구의 앞면입니다.
「워터월드」에 입장하면 녹슨 폐허가 보입니다.
길을 따라 가는 사람들.
사람들 참 많기도 하지…….
영화 속 배경들을 충실하게 재현해놓은 녹슨 구조물들.
사람들도 지나가며 신기해 합니다.
저만치에 사람들 와글와글.
전체적으로 보자면 대충 이런 분위기입니다. 누르면 커집니다.
삭막한 분위기.
보진 않았지만 여기가 공장지대인가봐요.
아마도 물 잔뜩 끼얹고 와서 여기서 말리는 거 같습니다.
화장실.
이 건물에선
헐리웃 스타일 분장을 보여주더군요.
자동차.
「죠스」. 아가리에 머리통 집어넣어 보려고 난리도 아니더군요.
그리고 보니 「쥬라기 공원」에도 저렇게 공룡 앞에서 당하는 모양새로 사진 찍는 사람들이 와글와글 했죠.
「죠스」.
여기서도 보는구나, 베스킨라빈스삼십일.
세상에서 제일 유명한 악마견(?) 「스누피」가 보입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노래에 고개를 돌려 보니, 4인조 흑인 보컬그룹이 시선을 잡더군요.
관객을 무대로 끌어 올려서 같이 흥겹게 노래를 합니다.
쇼맨쉽도 쫗고, 노래 정말 잘 하더군요. 옛 팝 레퍼토리들을 부르는 거였지만.
마무리도 깔끔하게. 이국땅에서, 그 이국땅에서도 이방인일 사람들이 이국의 말로
“사요나라, 아리가토우고자이마스~”라고 하는 광경을 또 다른 이방인이 보는 기분도 꽤 묘했습니다.
섹시한 자세로 이쪽을 보는 핑크팬더.


돌고 돌아 이제 다시 돌아가려는 시점, 입구 근처에서 인형들을 발견. 사실 입장할 때에도 딱따구리를 보고 같이 사진 좀 찍고 싶어서 기다렸지만 경쟁률이 너무 높아서 포기했었거든요.


그리하여 한 장 찰칵. 근데 기대려다 보니 자세가 좀 어정쩡해져서, 다리 모양 참 괴상하군요. 우엥, 짧아 보여.
이종규 작가님은 베티붑이랑 같이 사진 찍는 게 꿈이었다고 하시더군요. 소원성취하셨습니다.
아이고 어찌나 애교가 넘치는지 원.
저도 한 장. 뻣뻣한 남자라 미안. 벗겨보면 부드러워.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막 분장실일지 휴게실일지로 돌아가려고 드는 듯한 딱따구리네를 발견.
붙들고 한 장 찍었습니다. 소원 성취! 에헤헤헤~헤~(딱따구리 울음소리)


그리하여 USJ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탈 건 하나도 안 탔지만, 충분히 즐거웠어요. 뭐, 이렇게 놀 수도 있는 거죠.

다만 한 가지…… 막상 나올 때 쯤 되니 좀 기묘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분명 내가 서 있던 곳은 일본인데, 그 공간은 말 그대로 미국 자본의 상징에 가까운 헐리웃 영화사의 모든 것을 똑같이 재현해놓고 있었죠. 일본이지만 일본이 아닌 느낌, 일본에서 미국보다 더 미국 같은 공간…… 위화감이 들더라고요. 테마파크가 으레 그렇다곤 하지만, 이 공간은 그걸 넘어서 아예 미국 창작물을 그대로 들고 온 거니까.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 들어서 약간 머리가 아파 왔습니다.


저만치에 JAL 빌딩이 보입니다.
이종규 작가님이 커피 한 잔 마시고 싶으시다셔서 들어간 맥도널드. 코난이 보이는군요.
여행하면서 코난을 꽤 자주 봤습니다. 여기저기서요.
그나저나 정작 커피는 여기가 아니라 스타벅스에서 샀군요. 너무 복잡했어요.
스타벅스에선 사진 찍지 말래서 못 찍었습니다.
코난이 넌 이 수수께끼가 풀리는가?!라고 묻고 있는데 알 게 뭐니 그런 거.
자. 일단 호텔로 돌아가야 하니까 왔던 곳을 되짚어 가기 위해 표를 끊었습니다.
유메사키센 열차에는 유니버셜스튜디오 캐릭터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아쉽게도 이 열차는 니시쿠조까지밖에 안 가더라고요.
일단 내려서 다음 열차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문 닫히기 전에 한 장. 이종규 작가님.
딱따구리.
열차 주의! 홈 안쪽에서 기다려주십쇼.
노다 역에서 내려서 타마가와 역으로.


타마가와 역으로 돌아온 거 까진 좋은데 여기서 제가 실수를 하나 저질렀어요. 애들한텐 그리 주의하라고 신신당부해놓고선(……).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표를 끊고 들어가자마자 열차 플랫폼이라는 독특한 구조였거든요. 근데 사진 찍고 앞으로 찰나 열차가 바로 들어왔어요. 급한 마음에 바로 탔죠. 하지만 이게 실수였습니다. 타자마자 창 밖에서 ‘니혼바시는 이 아래 계단으로 내려가시라’는 안내판이 지나가더라고요. 꽥. 죄송합니다 이종규 작가님. 삽질은 혼자서나 해야 하는 건데. 우와아아앙.

여하간 그래서 센니치마에센 끝자락인 노다한신 역에 내렸습니다. 그리고 일단 역무원에게 물어봤죠. 잘못 타서 여기로 왔고 우리는 지금 니혼바시로 가야 한다고 더듬더듬 말했더니만 이 역무원이 끄트머리 플랫폼 쪽으로 가라네요? 그래서 그쪽으로 가서 계단을 올라가니 어라 반대편으로 건너갈 수가 없고 바로 개찰구에요. 그래서 다른 역무원에게 물었더니 이번엔 내려가래요. 더듬더듬 상황 설명을 하는데 이 사람은 또 되도 않는 영어로 플랫폼 번호만 읊조리는 겁니다. 노선도 상으로는 이 뒤로 가면 사철 영역으로 에비에 쪽으로 빠지는 거 같은데? 어라? 근데 내린 데로 다시 가라고?

저는 일본어가 짧고 역무원 아저씨는 영어가 안 됩니다. 그래서 일단 그냥 내려가서 타 보고, 다음 역에서 반대편으로 건너가 보기로 했죠. 그리하여 열차를 다시 탔는…데, 어라. 노선표대로라면 에비에 역으로 갈 거 같던 게, 도로 타마가와 역으로 왔네요. 그제야 알아차렸습니다. 이 역이 센니치마에선 끝이어서, 반대편 플랫폼은 아예 폐쇄상태고 그냥 도착한 그대로 방향만 뒤집어서 돌아가는 구조였던 거죠. 마치 우리나라 전철 1호선이 천안역에 도착하면 왔던 대로 뒤집어서 돌아가는 것처럼. 근데 천안은 ‘반대편 플랫폼’이랄 게 없는 구조라고? 여긴 플랫폼이 있긴 했단 말이지?!

…….

아, 이 난감함이라니. 덕분에 더 큰 탈 없이 니혼바시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만…… 우리는  당연히 반대편 플랫폼으로 가야 돌아가는 열차를 탈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역무원 아저씨는 당연히 그냥 거기서 타면 되는데 이 외국인 놈들 왜 이래 하는 기분이었겠죠. 그냥 간단하게 여기가 끝이고, 그 자리에서 그대로 타면 돌아갈 수 있다고만 말해줬으면 알아는 들었을 텐데. 처음 온 사람들이 그 구조를 어떻게 아냐고오오오.

……라곤 해도 애초에 ‘반대편 플랫폼으로는 갈 수 없는 건가요?’라고 물어봤으면 될 걸, 왜 그 땐 그 생각을 못했는지. 뭐 이제 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그 땐 진짜 캄캄하더라고요. 앞으로 일본에 가면 좀 더 주의해야겠습니다.


여하간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한 장. 치한은 범죄랍니다. 그렇죠?



(계속)

by 서찬휘 | 2008/05/13 07:28 | 여행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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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달빛이야기 at 2008/05/13 11:14
주소 불러주심 보내드릴게요. 직거래하기엔 천안 사시니 무리같아서(...).

그리고 유효기간은 5월 31일까지입니다. 2009년.
Commented at 2008/05/13 14:1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서찬휘 at 2008/05/13 16:28
비공개 님)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Commented by 서찬휘 at 2008/05/13 17:50
사진 다시 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저 옷 생각보다 살 쪄 보입니다. (……)
Commented by 알비레오 at 2008/05/13 19:59
지구들기...(...) 안 해보셨나 보군요. 재미있을 것 같은데. ^^;
Commented by CARPEDIEM at 2008/05/13 20:08
헉헉... 다 봤습니다. 정말 많이 찍으셨군요. ^^;;
Commented by 서찬휘 at 2008/05/13 22:58
알비레오 님) 아, 그 생각을 못했군요. 으랏차차 해 봤어야 하는데.
CARPEDIEM 님) 네. 근데 아직 절반도 안 왔습니다. 쿨럭.
Commented by 마법고냥이 at 2008/05/16 02:18
소위 '우주복'이라고들 하죠. 유아용 거미남 우주복. 선물용으로 괜찮을 것 같군요.
Commented by 서찬휘 at 2008/05/16 05:55
그렇군요. 우주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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