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5월 06일
일본 여행기 - 4월 20일 (1) 일본 도착, 킨카쿠지

대한해협을 지나 일본의 섬들을 지나니 바다도 상당히 잔잔합니다.
이틀째 일정의 시작입니다. 10시 무렵까지는 배를 타고 가야 하는지라 일어나도 여전히 배 안이죠. 일단 갑판 위로 나가서 아침 바다를 즐겨 보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R.O.D」를,
그리고 어떤 사람은 「엉망진창 테크닉(쿠소미소 테크닉)」을 떠올리겠죠.
다 같이 읊조려 봅시다. “하지 않겠나(야라나이카)?”






알아서 막 건반이 오르락내리락 하며 연주를 하는데 만지지 말래요.



오코노미야키, 타코야키 등을 먹을 수 있는 거 같던데 안 먹었어요.

(세겸 군이 세토 교가 아니라 아카시 해협 대교라고 알려줘서 고쳤습니다. 알려줘서 고마워요)





배에서 마신 음료수는 기린에서 내놓은 ‘오후의 홍차’ 밀크티 뿐. 밀크티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다른 게 별로 당기질 않아서요.
남은 시간을 이용해 사우나에서 몸도 씻었습니다. 동네 목욕탕 수준이긴 하지만 공짜로 쓸 수 있고 느긋하게 몸을 풀 수 있다는 점이 비행기 여행과는 또 다른 맛을 주더군요.

도착했습니다. 입국 수속은 생각보다 귀찮았는데, 지난해부터 일본 입국 때에 지문과 사진을 찍어야 하더군요. 이딴 건 미국 안 따라 해도 되잖아, 일본아. 비자도 면제됐는데 이런 거까지 해야겠냐. 외국인 지문 채취는 어떤 면에선 인권침해라고? 우씨.
이틀째, 그러니까 일본 도착 첫째 날 일정은 먼저 교토로 이동해 점심을 먹은 후 킨카쿠지·로쿠온지(금각사·녹원사) - 키요미즈데라(청수사) - 쿄토망가뮤지엄을 둘러보고 오오사카로 이동해 우메다에서 저녁을 먹은 다음 숙소인 난바워싱턴호텔플라자에 투숙한다……였습니다. 다음날부터는 자유도가 어느 정도 있지만 일단 이날은 버스타고 가이드 언니를 따라다녀야 하는 단체행동이었죠.
킨카쿠지에 들어가기 전 그 근처의 밥집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일본에서 마지막 한국식 식사가 될 거라면서 비빕밥 집으로 안내하더군요.

……맛이야 그냥 비빔밥 맛이긴 합니다만 문제는 가격. 한 그릇에 1천 엔이란 소리를 듣고 그대로 피를 토했죠. 크억. 1만 원짜리 비빔밥이라니 너무 세! 주인분은 우리나라 사람 같긴 하던데.
기왕 일본에 왔으니 일본어를 써 봐야지!라고 맘 먹고 “잘 먹었습니다~”라는 인사를 던지고 나왔죠. 이걸로 일본에서의 일본어 첫 사용 기록. 경험치가 상승했습니다 띠링띠링. 일본어를 따로 배운 적은 없고 만화 보다 익힌 것뿐이라서 엉망진창이지만 기왕이면 부딪쳐 보는 게 좋지 않겠어요? 그치만 “ごちそさま"란 말은 생각도 못하고 ”よく食べました“라고 말한 건 꽤나 오버였습니다. 뜻 자체는 같더라도 말이죠. 쿨럭.
자. 어쨌든 밥을 먹고, 병아리 짹짹 고양이 야옹~모드로 가이드를 따라 킨카쿠지로 이동했습니다. 버스 안에서 킨카쿠지(金閣寺), 원 명칭인 로쿠온지(鹿苑寺)에 얽힌 간단한 안내를 받았지만 학생들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금박’이었던 것 같네요.


학생들 한다는 소리가 다 “저거 벗겨갈래!”더군요.
애들아, 암만 그래도 저기는 무려 석가모니 사리를 모셔놓은 곳이야. (……)
저런 걸 개인 별장 따위로 쓰려 하다니 역시 부자놈들 사고는 이해할 수 없죠.
네. 이 슬픈 프롤레타리아 근성 같으니.








벌써부터 사람들 많이 낚입니다. 근데 동전 넣는 데가 여기 말고도 두세 군데는 더 있더군요.
저기서 수거하는 게 입장료보다 더 많겠다.

기념품 가게만 해도 벌써 둘이고 노점도 많아서 벌써 눈이 휘둥그레 돌아간 친구들 속출. 여행 다녀본 이들이라면 다 알겠지만 기념품이나 노점 식품 종류는 여기 아니어도 똑같은 걸 다른 데서 또 파는 경우가 많아서 벌써부터 낚여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돈 낭비 않는 게 좋은데……우우.
여하간 약속시간에 맞춰 버스에 올라탔는데. 음. 뭔가 문제가 생겼죠. 학생 하나가 행방불명되어 버스 두 대에 나눠 타고 있던 학생 전부가 발이 묶이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결국 이 사고 덕분에 키요미즈데라 일정이 취소되고 말았습니다. 학생이 무사하니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혼자 하는 여행이 아닌 데에서 이런 일 생기면 그야말로 난리가 나죠. 교수님들과 가이드분 애 찾는다 뛰어나가시고… 아이고. 정말 순식간에 혼이 다 빠지더군요. 제가 이런데 전체를 책임져야 한 김은권 선생님은…….
뭐. 가이드분은 키요미즈데라도 같은 절이고 하니 여러분 전공에 맞춰 만화박물관을 보는 게 더 나을 거라고 애써 이야기를 해 줬지만, 결과론이긴 해도 이리 될 거였으면 차라리 키요미즈데라를 먼저 보고 킨카쿠지를 뺐으면 좋았을 텐데 싶습니다. 세계문화유산이기도 하고 해서 그쪽이 볼 건 더 많았을 텐데. 하지만 그나마 킨카쿠지는 길이 하나이기나 하지 거기서 누가 길을 잃었으면? 으음. 상상하기 싫군요. 뭐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킨카쿠지보다는 긴카쿠지(銀閣寺. 은각사) 쪽이 더 낫지 싶었는데 나중에 오오사카에 또 올 일 있으면 가 봐야겠습니다. 아. 참고로 킨카쿠지와 긴카쿠지는 각각 금각사, 은각사로 전혀 다른 데입니다. 우리나라의 외래어표기법 때문에 킨카쿠지를 자주 긴카쿠지로 쓰긴 하지만.
킨카쿠지 입장권은 부적 형태로 돼 있는데 사진을 안 찍어뒀군요. 학생이 이거 뭔 뜻이냐고 묻길래 대충 가내안전이라고만 이야기해줬는데 사실 그 외에도 금각사 사리전의 수호로 운이 열리고 복 받을 거라느니 하는 이야기도 적혀 있습니다.
자. 어쨌든 우울한 기분 털고, 덕분에 좀 더 남은 시간을 몽땅 쏟아 부어 쿄토망가뮤지엄으로.
(계속)
....................
보태기.
그나저나 저기도 1950년에 정신병자 손에 또 한 번 불탔다고 하더군요. 원래 옛 전쟁 때 자주 불 났다곤 하더라지만, 그래도 전쟁통도 아닌데 저런 놈들 때문에 문화재가 순식간에 작살나는 걸 보면 참 난감합니다. 우리나라 숭례문도 결국 복원은 되겠지만 이미 원래의 그것은 아닐 터이니…….
보태기 둘.
http://seochnh.egloos.com/1746705
학생들이 찍어준 사진들입니다.
# by | 2008/05/06 06:25 | 여행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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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먹는 마지막 한국요리'라는 이유로 비빕밥집으로 끌고간 가이드의 배후에서 커미션의 향기가 나네요....
양세종 님) 훗.
잘 봤습니다.
저 다리, 세토교가 아니라 '아카시 해협 대교' 이네요. 효고 현 아와지 시(아와지 섬)와 효고 현 고베 시 다루미 구를 잇는 현수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