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집회를 다녀와서.

엊그제 집회 후 청강대 학생들 카페에 올렸던 글. 여기선 사진만으로 말하려 했지만… 올려둡니다.

.......................




사진은 누르면 크고 아름다우며 길어지기까지 합니다.
(근데 3일엔 2일보다 더 왔다던데 대체 얼마나 온 걸까요…… 사진 이어 붙여놓고 보니 참말로 많이도 왔다 싶습니다)

4년만에 다시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었습니다. 촛불은 여전히 장관이었고, 사람들은 생각 이상으로 많이 몰려들었지만…. 여러 상념이 들게 하는 현장이었습니다.

조건 없는 무분별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한다는 명분은 어디로 갔는지 '탄핵' 소리가 더 드높았던 금요일 시위. '탄핵'을 외치기 전에 과연 우리는 명백히 올려선 안 되었을 자를 올린 결과물을 고스란히 뒤집어 쓰고 있다는 사실과 이를 야기한 원인에 우리 자신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할 수 있는지. 또, 선거권은 없지만 시험 기간임에도 달려온 교복차림의 중고교생 후배들에게 과연 지금의 2,30대들이 얼굴을 들 수나 있는 것인지. 불과 몇 달 전까지 정치 그게 뭔가염 먹는 건가염 우걱우걱 수준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했던 이들이 당장 자기 머리에 구멍 뚫릴 거라는 공포 하나에 순식간에 이명박을 쳐 죽여야 한다는 말을 서슴치 않는 분노한 민중으로 돌변하는 모습이 과연 개그가 아니라고 장담할 수 있는지. 여러분. 우리는 말이죠. 우리 자신이 서 있는 시대와 현실에서 눈을 돌린 결과를 있는 그대로 돌려받고 있는 거랍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앉아서 목을 졸릴 수 없기에 나설 뿐이죠.

애초에 투표로 막았어야 할 일을 탄핵으로 막겠다는 소리는 사실 블랙 코메디입니다. 3류 연극도 이렇게 재미 없을 순 없어요. 탄핵 서명이 1천만을 목표로 한다죠. 그 인원이 투표를 했어야 하는 게 먼저였을 터이거늘. 그래서 미친듯 몰아치는 탄핵하라는 외침에만은 동조할 수 없었습니다. 낯부끄럽습니다. 참.

머리에 쌓인 열을 주체못하기 이전에, 우리가 어제 오늘 촛불을 드는 까닭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아울러 그 자체가 또 다른 형태의 책임회피는 아닌지도 고민해 보는 시간을 잠시나마 자신에게 주는 게 어떨까 합니다. 물론, 행동해야 할 시점에 행동한 이들은 그 자체로 분명 칭찬받을 만하지만…… 그 이전에 선행해야 할 것을 잊는다면 이 촛불은 그저 단순한 화풀이에 불과합니다.


어쨌든. 금요일에 다녀오신 분들 수고하셨습니다. 토요일 원정대도 수고하시길 바랍니다. 현장에 가실 학생분들이 많은 걸 느끼고 오실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서 가시는 분들은 자기 자리의 쓰레기는 자기가 치우는 문화인의 자세를 보여주시길.


.......................


그리고 블로그 등지에서 열심히 냉소 중인 아가들에게 한 마디만 던지자면.

시니컬이랑 시건방은 좀 구분할 줄 알길 바란다.

by 서찬휘 | 2008/05/04 03:32 | 세상 바라보기 | 트랙백 | 덧글(1)

트랙백 주소 : http://seochnh.egloos.com/tb/1750657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南無 at 2008/05/04 09:04
집회 정리 후 많은 분들이 치우고 돌아가시더군요. 남아서 여기저기 치우는 학생들의 모습도 많았습니다.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