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루.

1. 한양문고 아저씨가 "찬휘 씨는 뭐가 되고 싶어요?"라고 물으셨다. 낮 출근길에 이런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좀 묘하긴 하던데. 역시 나는 내가 될 수 있는 것에 한계선을 둘 생각이 없다. 난 뭐든 할 수 있고 뭐든 될 수 있다. 만화가는 못 되겠지만. 혹시 알아? 마흔 되기 전에 소설을 쓸지도 모르고, 방송국에서 DJ를 할지, 캘리그래퍼로 활동하고 있을지, 언더 성우를 하고 있을지. 난 천성적으로 어느 하나만 하고 끝낼 수 있는 사람이 아닐 뿐이다. 목표 중 하나였던 강사는 지금 하고 있으니 일단은 행복해 하고 있지만, 또 무언가가 내 앞 길에 놓일지는 나도 알 수 없다. 그리고 나는 그런 상황 자체를 무척 즐긴다. 내겐 틀이 없다.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2. 이번 주는 결국 세 반 모두 야외수업을 했다.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날씨가 좀 더 따뜻할 때 둘러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좋을 것 같다.

3. 일본행 날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쇼핑은 절제, 먹부림 만세. 근데 왜 출발 전날에 이렇게 머리가 어지럽지? 컨디션이 이리 안 좋아지면 곤란한데…… 청심환이라도 준비해놔야 할지도 모르겠다. 타지에서 쓰러지면 곤란해.

4.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오늘에야 처음으로 단추를 달아 봤다. 재봉도구를 사다가 바느질을 하는 게 쉽진 않았지만. 한 네 번 정도 꾸직-한 다음에 가까스로 디리링~으샤으샤 했다.

5. 옥션 해킹. 나도 당했다. 우씨.

6. ……학생 중 하나가 여길 종종 들른다고 했다. 부끄러울 것도 이상할 것도 없지만 내 공간은 원체 분위기가 있는 그대로 까놓고-라서 좀 뜨악할 법한 이야기도 많겠지.

7. 한 학생에게서 수업 시작 전에 음료수를 받았다. 기분이 좋았다. 고마워라.

8. 학교에 다니면서 정신이 하나도 없긴 한데, 그 바람에 다른 데 신경 쓸 겨를도 스트레스 쌓일 여지도 안 남는다는 건 그나마 다행이다. 아예 별 생각이 없이 애들 만날 것만 생각하고 있다. 돈으로 볼 때엔 바람직하지 않지만, 어차피 난 이번 학기는 일단 쏟아부어 보기로 했으니까. 덕분에 요즘은 몸은 힘들어 죽겠지만 마음만은 편하다. 그치만 사실, 돈을 생각하면 이것만으로는 안 되지. 여력을 좀 더 챙기면 일을 벌여 나가야겠다. 이번 학기 끝날 때 쯤엔 한 번 써먹어보고 싶다 싶은 친구들이 보이면 좋겠는데. 가능하려나.

9. 알람시계, 지독하게 시끄러운 녀석이 필요하다. 정말 귀청 찢어질 것 같은 걸로.

10. 윗도리 사러 아름다운 가게에 갔는데 살만한 게 안 보이더라. 이것도 운이 필요한가. 게다가 비틀쥬스 부활은 제일 작은 것만 남았다네. 맘에 들었는데.

by 서찬휘 | 2008/04/18 03:12 | 삶의 흔적들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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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까날 at 2008/04/18 07:25
3. 그보다는 키미테?
10. 아름다운 가게는 정말 운빨이죠.
Commented by 블씨 at 2008/04/20 06:51
9. 흠. 카논에 나유키 음성 알람(아사~아사다요~..) 추천입니다....실험결과 더 깊게 잠에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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