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들의 착각

그들 기준에 따르자면 노무현은 개차반이었고, 이명박은 그보다도 더 엉망인 놈이고.

……거기까진 좋다 치자. 문제는 자기들이 대안이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 되는 지금 현실도 인정을 안 해요.




최소한 욕할 상대가 있어야 자기도 살아남을 수 있는 구도에서 만족해선 곤란하지. 가끔 이 분들 중 상당수는 현실'정치'를 하자는 건지 현실'도치'를 하자는 건지 구분이 안 간다. 심지어 자기 몸뚱이가 나뉜 지금 시점에 이르러서도.

지금 진보 여러분이 해야 할 건 둘 다 잘못됐으니까 우리가 세력을 키워야 한다-가 아닙니다. '정치'를 하세요 제발. 깨끗하고 순수한 여러분들은 진저리가 날 그 '정치'가 바로 여러분이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라고 되는 게 '정치인'이고요. 정치판 시궁창인 줄 몰랐습니까? 그 시궁창 속에서 생태계를 재편하는 싸움이 여러분이 할 일이에요. 바깥에서 소독약 뿌리는 게 아니라 말입니다.

여러분은 버러지입니다. 앞서 자리잡은 왕초버러지들 욕할 때가 아니라니깐요. 몸뚱이가 반으로 갈린 지금도 감이 안 잡히십니까들.



현실정치란 게 무엇인지 이만큼이라도 고민한다면 해선 안 되고 할 수도 없는 이야기들을 너무 쉽게들 하는 바보들이 많아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계속 그러고 사세요. 그러니까 여러분이 계속 그러고 사는 겁니다. 지금까지도 '대안'이었고 앞으로도 '대안' 소리를 듣겠지만 실은 '대안' 조차도 못 되는 그 위치 말입니다.

by 서찬휘 | 2008/04/05 17:43 | 세상 바라보기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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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8/04/09 07:4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8/04/09 07:4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서찬휘 at 2008/04/09 08:02
연합이라…… 그렇게라도 생각을 하시는 분이시니 다행입니다. 진보신당도 민노당도 구성원부터 시작해 지지자들 사이에 결벽증을 앓는 이들이 너무 많거든요. 그리고 제가 바보라고 감히 말하는 사람들은, 노무현도 민주당도 틀렸고 한나라당은 말할 것도 없다는 양비론을 생활신조로 삼고 있는 이들입니다. 솔직하게 의견을 구하시니 솔직하게 말하자면, 저는 민노당, 그리고 갈라져 나왔으나 결국 똑같은 소리를 하고 계신 진보신당의 구성원과 그 지지자(심지어 진보신당 지지자 중 상당수는 더 독해졌습니다)들 갖곤 군소 야당의 연합이란 게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그 외 군소야당이라고 하면, 이번에 얼굴 내민 종교집단요? 아니면 무소속? 허경영씨네? 그도 아니면, 저기 세일러문 아저씨네 말씀이신가요?

지금은 사실상 여당 말곤 통합민주당이라는 야당과 민노당, 그리고 진보신당 말고는 그나마 '틀'을 갖춘 곳이 전무한 판입니다. 세일러문 아저씨네…그러니까 창조한국당 말이죠. 그쪽은 지난 대선 때 일말의 기대를 품어봤지만 아예 답이 안 나오는 모양새를 보여주더군요. 민노당 이상으로 '현실정치'의 '현실'을 '팬터지'의 영역에서 해석하는 모습이었거든요. 게다가 조직까지 와해된 판이고.

그런데 정작 그 주요 축이라는 민노당과 진보신당을 보면, 결벽증 환자 투성이입니다. 글 써주신 분처럼 생각할 수 있는 분이 몇이 있을 거 같나요. 심지어 민노당이 하나이던 시절, 지난 5년간 한 건 '정책 제안'은 했을지언정 중요한 대목에선 결과적으로 '한나라당하고 편 짜먹고 노무현 때리기'였거든요. 그 기조를 버릴 수 있을 거 같습니까? 전 못한다고 봐요. 막상 국회의원 해 보니 법 하나 올리기 쉽지 않지, 노총 징징대지, 밑에선 변절이네 자리에 올라가니 똑같네 소리 나오는 판이니 일단 때리고 봐야 할 판이죠.

심 지어 한국노총 아저씨가 한나라당 대표로 출마하는 판국임에도, 기껏 갈라져 나온 진보신당에서도 지지자들 입에서 나온다는 소리가 '저새끼들 다 틀려먹었다' 수준이면 말 다했다고 봅니다. 그 판에 연합을 기대하는 게 무리라고 판단하는 게, 이상할까요? 전 그렇게 봅니다.
Commented by 서찬휘 at 2008/04/09 08:06
민주당의 경우 '논리적으로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말할 수야 있을지 몰라도 이 판국에 70~90석이라도 따낼 수 있다는 전망을 얻는 정당으로서는 '물리적인 대안'은 됩니다. 진보 분들 보시기엔 이 구도가 매우 볼썽사납겠지만 말이죠. 그런 구도에서 정치적으로 '딜'을 해서 자기 목소리를 관철시키는 '매우 정치적인 셈법'도 가능은 할 터이지만 지난 5년간 진보 계열이 보여준 모양새로는 '논리적'으론 순수성을 지킬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과적으로는 '대안조차 못되는' 자기 모습을 증명할 뿐이었습니다. 제가 그 분들 안 좋아하는 이유는 그도 모자라서 발목까지 잡았다는 거고요.
Commented by 서찬휘 at 2008/04/09 08:15
저는 시궁창 이야기를 종종 합니다. 현실이 시궁창이래서 '현시창'이라는 표현도 나왔다죠? 시궁창엔 온갖 미물들이 득시글거리고, 미물조차 못되는 존재들도 넘실대죠. 악취도 코를 찌르고.

근데 시궁창 안에도 생태계가 있습니다. 민주라는 버러지, 한나라당이라는 버러지들이 잔뜩 넘실대죠. 근데 어떤 사람이 시궁창 안에 갇혔다고 봐요. 버러지들하고 공존하거나 자살하는 수밖에 없대요. 탈출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요. 죽을 순 없어서 산다는 선택지를 택한다면 그 순간 어쨌든 시궁창이 자기 세계가 되죠. 진보의 가치나 본래 지향점이나 논리나 그도저도 아니면 바라는 세계가 어떻든 간에, 지금 '한국의 진보'를 자처하는 분들은 그 시궁창 속에서 다른 버러지들 더럽다고 화내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글 쓰신 분처럼 생각하시는 분들이 당 지도부라도 되면 모르겠습니다만, 그랬다간 당장 당이 와해될 걸요. '투쟁' 말곤 답이 안 나오던 민노당 핵심이나, 다르다고 갈라섰다곤 하지만 여전히 순수함밖에 무기로 내세울 게 없는 진보신당 핵심이나. 그게 조금이라도 '야합'이라는 생각이 들면 적당히 현실이란 걸 맞출 줄 모르는 지금 세력이, 안 그래도 크지도 않기 때문에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거든요.

민주당 욕하실 게 못 되는 게, 잡 쓰레기에 개 버러지에 더러운 밥벌레 개 병신들 다 모여 있다곤 하더라도 그네들은 한나라당보단 못할지언정 자기들이 하고 있는 게 '정치'란 건 압니다. 오로지 정치인으로서 살아남는 본능에 충실한 금수들인 한나라당에 비해선 순진해서 그렇죠. 근데, 진보 쪽이 하고 있는 게 과연 '정치'인가요? 전 지금까진 그렇지 못하다고 보는데, 다른 분들은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

'정치'는 어느 시대였든 인류 역사 이래로 그냥 '썩어빠진' 거였습니다. 시궁창 속에서 헤엄치기였다고요.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게 있어야 사회란 굴레가 그보단 덜 썩은 굴레로 돌아가게 됩니다. 웃기게도 말이죠. 그거 부정할 양이면, 그냥 정치 않는 게 낫습니다. 전, 그리 봅니다.
Commented by 서찬휘 at 2008/04/09 08:27
뭐 어느 당을 찍든 제가 누굴 막아서거나 그럴 수는 없겠지만.


전 무슨 당 찍는다고, 또는 어디 지지한다고 바보라고 이야기하는 게 아닙니다. 다양하면 좋죠. 제발 다른 데 다 틀렸다고나 대놓고 말하지나 말면 좋겠다는 겁니다. 그런 사람은 바보 소리 들어도 되고요.

물론 이렇게 말하고 있지만 저도 한나라당+친박연대+선진당+종교단체 지지하는 건 매국노 짓으로 여깁니다. 정말, 그러지들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 결국은 그거죠. 정말, 공조할 부분은 공조할 수도 있고 경쟁할 수도 있어야 하는 유일하다시피 한 대상을 아예 적으로 상정하고 있다는 거. 거기서 오는 손실이 결국 진보를 잡아 먹을 겁니다. 이 상태로 계속 가다 보면.

Commented at 2008/04/10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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