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1월 11일
웹캠의 활용성

얼마 전 USB 2.0 환경에서의 웹캠 구동을 보면서 놀라긴 했지만, 이전부터도 느린 속도로도 웹캠을 제법 써 왔었다. 대부분은 표정 연습용이나 블로그에 올릴 거 찍는 용도였지만 화상채팅용도로도 가끔 이용하곤 했다. 근데 이게 생각보다 의외였던 모양이다. 웹캠을 곧 잘 써먹는다고 이야기하면 반응들이 다들 휘둥그레-분위기가 되니 말이다. 아니 전 여태 하두리도 한 번 안 가 봤고요… 비질비질.
근데 난 이 웹캠을 좀 더 널리 써먹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를테면 화상회의 같은 걸로.
아무리 채팅으로 대화를 하는 데에 익숙하다고 해도, 해 봤으면 알겠지만 회의 같은 걸 채팅으로 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집중이 쉽지가 않다. 그나마 문자 기록이 남는다는 점은 나중에 취합하기 좋다는 편의성을 제공하긴 하지만, 어떨 때엔 차라리 그냥 오프라인에서 찻집에 모여앉아 이야기하고 받아 적는 게 낫겠다 싶을 때도 많다. 현실적으로 힘드니까 채팅을 선택하곤 하지만 말이다.
바로 앞에 있는 것만큼은 못하지만, 10명 정도가 동시에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된다면 어떨까. 일단 구성원이 웹캠과 마이크 - 최소한 마이크는 갖고 있다는 걸 전제로 한다면 소통을 한결 편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만 미리 맞추면 자기 방에서 여러 사람과 직접 만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으니까. 이미 기술은 다 있고, 프로그램도 일정 비용만 내면(알아본 솔루션은 30만원쯤 한다) 구입할 수 있다.
요는 그거다. 그 기술을 갖고 뭘 하려 들 것인가. 기술이 있으니까 와~ 하자~ 이게 아니다. 그걸로 뭔가를 진짜 꾸며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거다. 단순히 애들 마냥 화상채팅만 하려고 다들 헤드셋 사라고 할 순 없는 거 아닌가. 진짜로 회의를 일정 이상 대체를 할 생각이 있는가? 또는, 그걸 이용해서 회의 이상의 결과물을 끌어낼 생각이 있는가? 이를테면 인터뷰나 좌담회를 한다거나, 스터디를 한다든가 강의를 한다든가 말이다. 실제로 활용하는 사례야 얼마든지 있다. 실제로 학원이나 과외에 이런 시스템을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할 수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라기보단 '뭘 할 것인가'의 문제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그런 동기부여가 되어야 최소한 웹캠이랑 헤드셋 정도 사는 수고는 하겠지.
듣기로, 또 알기로 요즘 만화계에도 몇 가지 움직임이 있다. 스터디를 하고 싶어하는 분도 있고, 관련자 모임을 하고 싶어하는 분도 있으며, 자주 만날 필요를 느끼고 있는 이들도 있다. 어떤 작가들 사이에서는 서로 메신저로 화상채팅 열어놓고 술잔 나누는(…) 이들도 있다고 하니 친목 목적으로도 쓰이는 모양이다. 여하간, 회의실을 빌리고 뭐고 할 생각을 하기 전에, 이런 걸 활용해볼 생각을 하는 건 어떨까?
필요한 건 간단하다.
1) 자기 컴퓨터를 서버로 열 운영자 겸 좌장
2) 3인 이상 다중 접속이 가능한 서버-클라이언트 프로그램. 16명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30만원에 구입 가능.
3) 각자 헤드셋(또는 헤드폰+마이크)과 웹캠. 1인당 7만원 안팎으로 전부 갖출 수 있음.
4) 시간 약속.
일례로 관계자 모임을 한다 치자. 여지껏 그랬듯이 전화 돌려서 약속 잡는다. 각자 클라이언트 프로그램 내려받고 운영자 컴퓨터 아이피 주소 하나 미리 알려둔 후 약속시간에 접속한다. 운영자는 서버 프로그램 돌려놓고 자신도 클라이언트 실행해 대화실 개설하고 기다리고 있는다. 각자 접속해서 권한 받은 후 방에 입장한다. 그 이후는 그냥 차 한 잔 책상에 올려놓고 이야기를 하면 된다. 서기 역할을 할 사람 하나만 정해서 중간중간 녹취를 하고, 곰 녹음기라도 돌려서 내용 다 MP3로 저장해놓으면 회의록 작성에도 도움이 된다. 지방에 있는 사람은 특히나 이런 걸 활용하면 도움이 되겠지. (난 정말 이거 뼈저리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이런 거 좀 버거워할지도 모르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돈 절약 시간 절약이다. 물론 다 같이 모여서 뒤풀이가는 그 맛은 좀 덜하겠지만. 스터디라든지 그런 걸 하려면 이쪽이 훨씬 편하지 않을까도 생각한다.
웹캠은 생각 이상으로 효율적인 도구다. 자기를 표현하는 데에도 좋지만, 업무용으로도 여러모로 쓸만한 구석이 많다고 생각한다. 이런 쪽을 활용해서 일을 진행해볼 생각 없는지 사람들에게 한 번 심각하게 물어봐야겠다. 아쉽게도 아직까진 반응들이 웹캠이라고 하면 다들 '에엑?' 쪽에 가까워서 무리일지는 몰라도.

# by | 2008/01/11 05:01 | 삶의 흔적들 | 트랙백 | 덧글(5)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화상채팅을 꺼리는 것은 얼굴을 보여주는 것(특히 흐트러진 모습이라면 더더욱;;)이나 집안이 훤히 보이는 것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화상회의(채팅) 하는 것은 어쩔수 없이 프로그램을 쓰는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보이스채팅 같은 경우에는 스카이프를 이용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최고 몇명까지 동시에 가능한지는 모르지만 예전에 해본 적이 있는데 재미있더라고요. 텍스트 채팅과 음성 채팅을 동시에 가능해서 음성이 안되는 경우에는 텍스트 채팅로 참여할 수도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