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머니의 압박이 심하다.

틈만 나면 입에 올리시는 말씀이 바로 "여자 안 사귀냐".


거기에 더해서 요즘은 선 볼 생각 없느냐면서 이런 여자 어떻냐고 들이미신다. 이번에는…간호사였던가. 내가 고개라도 끄덕이면 당장 중신어미라도 세울 태세다. 게다가 주위에서도 어르신들이 심심하면 한 말씀씩 하신다. "사람은 때가 되면 얼른 가야 하는 거여" "하나 붙들고 얼른 가" "연애 같은 거 필요 없어. 일단 가서 시작하는 거야" 등등.

나이가 벌써 그리 됐나…. 그렇다 하더라도 내 주위에선 다들 40으로 달려가는 연령에 비해 정말 식 올리는 사람이 드물긴 하다. 펜더 형이 정말 일찍 올리긴 했지. 얼마 전 인선 누나가 올렸고…. 그 다음은 대체 누굴까. 몽이 형이 요즘 마음에 둔 사람이 있는 듯한데. 다음에 만나면 놀려줘야지. 정작 내가 없는 주제긴 하지만.

…생각해보면, 울 아버지는 멋대로 친구분 딸을 어려서부터 정해놓은 정혼자라 내세운 적도 있었다. 두 양반이 죽이 잘 맞는 건 좋은데 말이죠…. 하지만 그래봐야 서로 한 번 만나서 더 이상 연락이 없을 만큼 서로에게 별 인상을 남기지 못했더랬지. 이게 무슨 란마1/2도 아니고. (…) 아, 이거 정말 식은땀난다.




으음. 어머니. 아무리 그러셔도 전 선 봐서 혼인하고 싶진 않아요. 마음에 둔 사람을 시간을 들여 찾아가고 싶어요. 불꽃같은 사랑까진 아니라도, 맘 편하게 기댈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싶어요. 선 같은 걸로는 저 같은 습성과 정신세계를 지닌 사람, 누구도 못 견뎌요. 네.

근데 울 어머니는 나보다 연상인 사람은 아무래도 싫으신 모양이다. (……) 난 아무래도 연하보단 연상 쪽이 마음이 편할 듯한데 어쩜 좋나 이거. 게다가 내가 벌써 서른이니.

* 물론 연하가 싫은 건 아니지만. 나 같은 괴팍한 놈을 버텨낼 수 있을까는 의문이다. 게다가 조금 더 젊을 수록 안정적이고 기대고 싶은 남자를 찾고 싶어하지 않나? 난 그 두 사항과는 거리가 너무 멀어서. 난 프리랜서에 말라깽이인데다 남자다운 성격도 아닌걸. 그리고 결정적으로, 난 내가 기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거든. 내 등에 기댈 사람이 아니라….

* 그러니, 장남임에도 여동생이 오빠에게 의지하기보다 오히려 누나처럼 굴려 들지. 물론 능력면에서도 나보단 훨씬 낫지만.

by 서찬휘 | 2007/11/17 01:25 | 삶의 흔적들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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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觀鷄者 at 2007/11/17 02:12
전혀 다른 얘기지만, 맞선 상대로는 간호사가 많이 나오시더군요. 워낙 격무에 시달리셔서 남자 사귈 시간이 없나봅니다...
Commented by 딱쮜 at 2007/11/17 13:30
아직 젊은나이인 저에게도 그런 압박이 들어오더군요..;;
Commented by 한국출장소장 at 2007/11/18 03:11
저는 집에선 안그러는데 직장에 가면 다 그럽니다.

'애인 있냐?' '결혼 언제하냐?' 심지어는 '결혼 아직 안했어요?!'(...81 닭띠입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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