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4번이 주목받는군요.

사실 별 이야기는 아닙니다. 스크롤 만화가 대안이다, 기존 만화 창작 방식이 잘못되었다-라는 식의 논의조차 한 물 가고 있는 판임에도, 게다가 강도하 강풀 등의 작가가 일정 영역을 구축한 지금에 와서도 웹에서의 만화가 '스크롤'이라는 '형식', 또는 '스크롤' 그 자체에만 매몰되어 있다는 인상이 강한 점을 꼬집고 싶은 거죠.

그러한 '형식면'에서 일가를 이룬 몇몇 작가들의 성과에 가려진 사실 한 가지. 사실 웹만화는 들입다 욕 들어먹고 있는 오프라인 만화보다도 돈 끌어낼 창구가 훨씬 더 좁아 터졌습니다. 여기에 웹툰 형식에 그림은 좀 못 그려도 내용만 좋으면 강풀이 될 수 있는 게 아니거니와, 강풀이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를 너무 단순하게 여기는 경향도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웹이란 공간을 그 자체로 '활용'하려 든 이들은 새 방식이 무엇이 됐든 질 좋은 만화를 그려냈다는 점입니다. 도구로, 화폭으로서 말입니다. 단지 무료라서, 단지 보기 쉬워서 그들이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만은 아니었겠으나 결과에만 천착한 결과 웹툰의 '시장'은 그들 몇몇만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전 웹에서의 만화를 볼 때면 언제나 신기루 내지는 사상누각 같은 위태위태함을 느낍니다. 부풀어는 올라 있는데 실속이 없단 말이죠.

여하간 시대와 환경이 변하긴 변했는데 그 변한 지점을 좀 잘못…아니, 잘못이라기보다는 좀 한쪽으로만 보고 있는 게 현재 상태가 아닌가 하는 거고. 그 지점을 짚고 대안을 제시해보는 이야기를 해 보고 싶은 거죠. 뭐 그래봐야 이 대목에서 제가 뭔 이야기를 하고 싶을지는 다들 아시겠지만요. 실은, 웹 쪽이 큰 건 맞는데 무진장 장밋빛 내지는 완성형으로 보는 시각도 무섭습니다. 게다가 너무 천편일률에다 단조롭기만 한 형식도 영 싫고요. 좀 다양하고 풍성할 수 있는 '형태'가 등장해 줄 시점이라고 봅니다. 방식은 대중적으로, 접근 장벽과 난도는 낮게끔.



실은 전 2번과 3번을 더 해 보고 싶습니다. 역시 맨땅에 삽질하기만큼 재미난 게 또 없죠.

by 서찬휘 | 2007/10/05 02:23 | 만화/만화영화 | 트랙백(1)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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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내 멋대로 만화저널_c.. at 2007/10/06 11:01

제목 : 쟁점_포털, 만화의 대안이 아니다!!
포털, 만화의 대안이 아니다. *사실 지난번에 한참 쓰다 날려서 힘빠져있었지만, 다시 씀. (^^) 일단, 지면용이 아닌 내 멋대로 만화저널용으로 퇴고없이 쓰여진 글임을 감안하고 보시기를... 한때 공적 토론회에서도 "종이만화에는 미래가 없다. 디지털 만화가 대안인데, 디지털 만화도 유료모델은 우리나라에서 불가능하다. 공짜로, 재미있게 그려 ...more

Commented by 서찬휘 at 2007/10/05 03:22
일본 출판사 몇이 준비하고 있는 건 봤습니다만, 그쪽이라고 크게 대안점이 될 것 같진 않습니다. 우리완 반대로 콘텐트의 양에 비해 PC 기반 인터넷 인프라가 아직 그리 좋은 편만은 아닌 모양이고 해서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좀 미심쩍기도 하고. 우리에게 통용되는 "그래서 걔들이 돈 주고 그거 볼까?"는 그쪽에도 통용될 겁니다. 동영상 리핑하는 게 일본애들이 더 많듯, 걔들 사이에서 돌아다니는 동인지/상업지 스캔도 만만한 양이 아닌 상황에 말이에요.

그쪽은 그쪽 인프라를 활용한 방법을 추구하겠습니다만, 지금 우리에게 맞는 건 무료이면서도 스크롤 말고도 다양한 만화 형식을 어떻게 보여주며 수익을 끌어낼 것인가에 관한 고민이라고 생각합니다. 돈 문제에선 정말 답이 안 나오니 이제 와서 유료 무료를 따지기보단 다른 구석을 찾아야죠.

출판형식 만화의 경우 완성도 면에서는 창작 방식(기획 등)의 기반이 다르기도 하거니와 우리 또한 일정 선에 미달하는가로 놓고 봤을 때엔 아니라고 봅니다만, 스크롤 만화 태반의 질적인 면이 낮은 건 진입장벽에 비해 그나마 '거르는 역할'을 할 곳이 없기 때문이지 웹을 도구로 인식하고 덤벼드는 작가들의 솜씨는 꽤 좋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 태반의 경우를 어떻게 할 것인가겠고요.
Commented by 서찬휘 at 2007/10/05 03:25
으악, 서린언니 님. 제 글 고친다고 새로 쓰고 앞 글 지운다고 하다가 서린언니 님 글을 지우고 말았습니다.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일본 출판사도 유료 웹 만화 준비 중이었단 말씀이 있었고, 기존 컷만화 기반도 취약한 판에 스크롤만화로 온다고 퀄리티가 높진 않은 부분을 지적하셨었죠. 우우.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Commented by 서린언니 at 2007/10/05 03:50
전 그림을 그리는 입장이라서 작품 자체의 질에 아무래도 신경이 많이 쓰이긴 합니다만, 인프라 자체가 커지는거야말로 중요한 부분입니다.

다만, 수익모델 없이 잔뜩 거품만 끓어오르는게 아닐지 걱정입니다.
전업작가로서 먹고 사는 수준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할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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