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언제나 당신 곁에 있어

저녁, 영풍문고 화장실에서 큰일 보고 있다가 옆 칸에서 들려온 이 말을 듣고 순간 좀 굳었다.

아- 이 순정남 아저씨. 목소리는 50대는 넘어 보이는데 아무래도 가족하고 멀리 떨어져 있는 듯한 상황인가보다. 다시 말하지만 장소는 화장실. 다들 엉덩이 까고 있던 상황에 이래저래 형용하긴 좀 지저분한 소리를 먼저 내뿜은 옆칸에서 달래는 듯한 말이 이어지길래 뭘까 이 사람 하는 상황이었는데 이어서 터진 저 대사를 듣고는 그야말로 기겁. 우와, 아저씨. 대단하십니다. (……) 그래도 그런 말씀은 조금 조용한 데에서 혼자 분위기 잡고 하는 편이 어떠셨을지. 우와, 같이 엉덩이 까고 불가항력으로 그 대화를 듣고 있던 사람 심장에 무리가 옵니다. 콜록콜록.


…뭐랄까, 화장실에서 몸 밖으로 나오는 건 배설물 뿐만은 아닌 거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 어디보다도 인간의 솔직하고 적나라한 면모가 감정으로든 관계로든 드러나는 곳이 화장실이 아닐까. 그래서 Mr.YA도 공중화장실로 간 거고 말이지.


.............


그나저나 책방에서 느긋하게 책을 고를 여유 같은 게 없는 상황인 게 참 괴롭다. 홍대 근처 책방에는 없는 책이어서 영풍까지 갔지만, 그 책만 골라 들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으니까.

1000페이지가 넘는 컴퓨터책을 요 한 달 사이에만 벌써 세 권째 사고 있다. 지난 두 권도 짬짬이 머리에 쑤셔넣느라 머리가 아픈데 이젠 더 골때리는 걸 해야 한다. 뭐랄까. 학교 다닐 때도 이렇게 열심히는 안 했던 거 같다. 책 무게만으로도 이미 흉기 수준이라 죽겠다 아주.

뭘 샀냐면, 빨간 책.

by 서찬휘 | 2007/10/01 21:08 | 삶의 흔적들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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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銀鳥-_- at 2007/10/01 22:44
그래서 공중화장실이었던거군요.. -_-;
Commented by 네오아담 at 2007/10/02 00:23
그분, 멋지네요. ;ㅅ;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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