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7월 01일
사람 얼굴을 기억 못하는 사람
저는 말이죠. 사람 얼굴과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해요.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어야 가까스로 기억하는 편입니다. 실은 말이죠. 모임 같은 데에 나갔을 때 사람 수가 5명만 넘어가도 앞에 앉아 계신 분들을 어떻게 파악해야 하나 난감해질 때가 많습니다. 대화하던 도중에 나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누군지를 파악하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그것도 모임 자리에서나 가능한 일이지, 지나가던 도중에 상대가 얼굴을 알아보고 너무나도 반가워하는 경우를 보면 그야말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어집니다. 모르겠어요. 이 사람이 누구였는지, 어디서 만났던 누구였는지. 토론회 자리 같은데엘 가면 그야말로 난리도 아닙니다. 결국 취재를 하더라도 반드시 명패와 같이 찍는 등 증거를 남겨놔야 맞춰넣을 수 있다니까요. 토론자로 끼어들게 되면 더 말도 못하고요.
문제는 말이죠. 저는 낯가림을 별로 안 한다는 점입니다. 일 때문이든 뭐든 사람을 만날 때면 정말 스스럼없이 대화할 수 있어요.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사람처럼 어렵지 않게 섞일 수 있어요. 근데 문제는, 그렇게 섞이는 게 그 자리가 끝나면 같이 끝난다는 거지요. 아마 며칠만 지나 다시 만나면 누가 누군지 모를 겁니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자신 있을 게 아니지만요.
바로 며칠 전에 한양문고에서 뵈었던 어떤 분이 그렇습니다. 부인 되시는 분과 함께 오셨던 그분은 반갑게 인사를 해 주셨건만, 죄송해요. 정말 못알아 봤어요. 지금도 누구신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오늘도 같은 자리에서 다른 분을 뵈었습니다. 지인분과 함께 밥 먹으면서 무척이나 즐겁게 떠들었던 내용은 기억이 다 나요. 근데 정작 얼굴을 못알아봤습니다. 우으. 이런 일이 한두 번도 아니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비단 제가 기억을 못하는 건 사람 얼굴 뿐 아니라 목소리도 마찬가지고(이런 제가 성우를 좋아하니 아이러니 합니다만), 실은 암기력을 필요로 하는 일 태반에 서툴러요. 하지만 '추억'이라든지 작업한 '내용'이라든지 등에 관해선 기억을 잘 하는데 비해 유독 사람 얼굴은 힘들더라고요. 정작 어렸을 때의 일은 네 살 때부터 대사까지도 기억하는 주제에 말이죠. 그래서 정말 폐가 많습니다. 정작 다른 분들은 그 사람 많은 복잡한 곳에서도 저를 알아보고 인사를 해 주시는 경우가 많은데 말이에요.
그렇다고 노력하면 되잖느냐 라고 하진 말아주세요. 잘 안 되더라고요. 실은 아까 만나뵈었던 분, 이름은 다시 떠올렸는데 정작 얼굴은 또 잊었습니다. 흐릿해졌어요.
혹 저와 만나는 분들께서 제가 기억을 못한다고 속상해하진 말아주세요. 미리 죄송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혹 저를 만나게 되면, 인사하면서 누구라고 말을 같이 해 주세요. 먼저 인사 건네지 않아도 오해하진 말아주세요.
새삼 생각하는 거지만, 전 암시에 무척 잘 걸리는 편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고 회로가 단순하기도 하지만 의지와는 별개로 기억을 덧씌우는 게 너무 순식간이라… 그걸 일부러 한다고 하면 더 잘 걸릴 것 같군요. 끄응끄응.
.............
정작 2차원 캐릭터들은 척 보면 어느 작품 어느 작가 어느 회사 건지 줄줄 구분해대는 걸 보면 사고 회로가 2차원에 최적화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리고 보니 전 3차원 CG로 작업한 그림은 취향도 아니지만 잘 구분하지 못해요.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2차원적인 사고회로인 건지도 모르겠네요.
……단순히 오타쿠라서 그래 라는 말이 목구멍 저만치까지 올라온 분들. 거기까지.
문제는 말이죠. 저는 낯가림을 별로 안 한다는 점입니다. 일 때문이든 뭐든 사람을 만날 때면 정말 스스럼없이 대화할 수 있어요. 마치 오래 알고 지낸 사람처럼 어렵지 않게 섞일 수 있어요. 근데 문제는, 그렇게 섞이는 게 그 자리가 끝나면 같이 끝난다는 거지요. 아마 며칠만 지나 다시 만나면 누가 누군지 모를 겁니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자신 있을 게 아니지만요.
바로 며칠 전에 한양문고에서 뵈었던 어떤 분이 그렇습니다. 부인 되시는 분과 함께 오셨던 그분은 반갑게 인사를 해 주셨건만, 죄송해요. 정말 못알아 봤어요. 지금도 누구신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오늘도 같은 자리에서 다른 분을 뵈었습니다. 지인분과 함께 밥 먹으면서 무척이나 즐겁게 떠들었던 내용은 기억이 다 나요. 근데 정작 얼굴을 못알아봤습니다. 우으. 이런 일이 한두 번도 아니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비단 제가 기억을 못하는 건 사람 얼굴 뿐 아니라 목소리도 마찬가지고(이런 제가 성우를 좋아하니 아이러니 합니다만), 실은 암기력을 필요로 하는 일 태반에 서툴러요. 하지만 '추억'이라든지 작업한 '내용'이라든지 등에 관해선 기억을 잘 하는데 비해 유독 사람 얼굴은 힘들더라고요. 정작 어렸을 때의 일은 네 살 때부터 대사까지도 기억하는 주제에 말이죠. 그래서 정말 폐가 많습니다. 정작 다른 분들은 그 사람 많은 복잡한 곳에서도 저를 알아보고 인사를 해 주시는 경우가 많은데 말이에요.
그렇다고 노력하면 되잖느냐 라고 하진 말아주세요. 잘 안 되더라고요. 실은 아까 만나뵈었던 분, 이름은 다시 떠올렸는데 정작 얼굴은 또 잊었습니다. 흐릿해졌어요.
혹 저와 만나는 분들께서 제가 기억을 못한다고 속상해하진 말아주세요. 미리 죄송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혹 저를 만나게 되면, 인사하면서 누구라고 말을 같이 해 주세요. 먼저 인사 건네지 않아도 오해하진 말아주세요.
새삼 생각하는 거지만, 전 암시에 무척 잘 걸리는 편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고 회로가 단순하기도 하지만 의지와는 별개로 기억을 덧씌우는 게 너무 순식간이라… 그걸 일부러 한다고 하면 더 잘 걸릴 것 같군요. 끄응끄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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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2차원 캐릭터들은 척 보면 어느 작품 어느 작가 어느 회사 건지 줄줄 구분해대는 걸 보면 사고 회로가 2차원에 최적화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리고 보니 전 3차원 CG로 작업한 그림은 취향도 아니지만 잘 구분하지 못해요.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2차원적인 사고회로인 건지도 모르겠네요.
……단순히 오타쿠라서 그래 라는 말이 목구멍 저만치까지 올라온 분들. 거기까지.
# by | 2007/07/01 02:04 | 세상 바라보기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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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님)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관심이 없어서 그런 거라는 소리를 들어보긴 했습니다만 그런 건 아니지 싶어요. 저도 비공개 님 얼음집 종종 들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독자 님) 그래도 얼굴 자체가 인상이 흐려지는 거 보단 그나마 낫군요. 콜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