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관련해서.

http://wnetwork.hani.co.kr/nabi/3612

참 재미난 글을 읽었다. 물론 덧글에 멍청이 몇이 붙어 있긴 하지만 신경 쓸 건 못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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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보니 엊그제 회의 도중 잠깐 숨 돌리면서 이런 말을 농담으로 했었지.

부동산이고 나발이고, 사람이 죄 서울과 그 주변에 몰려 사는데 뭔 조치가 유효하겠냐고. 그것도 전 국민의 1/3이 사는데. 나도 일 때문에 서울 올라와 쪽방에 쳐박혀 있다곤 하지만 어서 천안으로 내려가 조용히 살고 싶은 마음만 간절하다. 난 기찻길에 쏟아낸 내 아까운 청춘 때문에라도 반드시 서울 안 와도 지방에서도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출 거다. 반드시.

자. 휴식 도중 나온 이야기 하나 더. 매우 극단적이지만 이런 생각을 해 봤다.

1) 10-20인 이상 사무직 중심의 사업체는 자택근무제 강제 적용. 화상회의와 씽크프리오피스 등의 웹솔루션을 자택근무에 적극 활용하여 지방 근무에 무리 없게 함. 교통문제 해결에도 좋을걸? 남자들은 회식 끌려나갈 시간에 부인이랑 애들한테 신경 쓰고 설거지도 좀 하고 애들 돌아올 때 웃는 얼굴로 맞아주고 이야기도 좀 해 줄 수 있다.

2) 4년 이상 경제활동이 0인 이들은 지방으로 강제 귀농, 농업인 전환. 집은 지어주든지 콘테이너 붙이든지 폐가에 갖다 박아 넣든지. 특히 학력만 높으신 주제에 일거리 없답시고 널린 일거리 다 걷어차고 계옵신 어린 것들은 어르신들에게 처맞아가면서 배워야 한다. 하루하루 처먹는 쌀 한 톨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학교가 대수냐?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하고픈 게 뭔지도 모르는 주제에 뭔 학교야. 그런 놈들이 글쟁이한테 A4 1장에 5, 6만원이 너무 쉽게 번다고 씨부리는 걸 보면서 진심으로 외치고 싶었더랬지. "네놈들이 이틀동안 단 한 줄을 뽑아내지 못해 모니터 앞에서 신음하는 기분을 알아?!" 여하간 이렇게 하면 인구 수 홱 줄고 실업문제 해결되고. 근데 시장이 반기진 않겠구나. 인구수가 줄어드는 게 결코 달갑지 않겠지? 명박아, 세훈아. 어디 한 번 또 짖어보거라. 수도 분할 반대라고.

3) 1인당 3가구 이상 실 거주 이외 용도로 갖고 있으면 세 채까지만 남겨두고 모조리 몰수해라.
집이 사람 살자고 있는 거지 돈놀이용이냐.
다만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대상은 아파트로만 한정한다.
…뭐가 다르냐. 하긴 우리나라는 사람 사는 걸로는 최저에 가까운 아파트라는 환경에 목숨을 걸더라?

토론하자고 적은 거 아니다. 게다가 두 번째, 세 번째의 경우 매우 독재스러운 발상이라는 것도 아주 잘- 안다.
반쯤은 헛소리하는 심정으로 적은 것 뿐이다. 몰수같은 거 진짜 하면 시장 정말 작살 나겠지.

(아니, 사실 가장 강력한 방법이 딱 하나 더 있다. 조중동문을 폐간하면 된다. 농담이다. 근데 농담이 아니기도 하다.)

다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단 하나다. 지금, 우리네 국민들이 찍소리 못하고 움직일 수 있는 조치란 건 결국 이런 '독재'식 발상에 기인한 조치들 말고는 없다는 거다. 말로는 민주주의라는 개소리를 짖으면서 속으로는 독재에 대한 향수를 가리지도 못하는 머저리라면, 차라리 독재적으로 처리해주는 게 나을 것 같다는 비참한 발상이 나오고 만다.

그게 싫으면, 지지리도 수동적인 주제에 타인더러 능동적 해결을 이야기하는 현재의 자기 모습을 벗을 정도의 능동성은 보여야지…. 곧 죽어도 남 밑에 있기는 싫어서 남을 아래에 두고 싶어하니 뭐가 될까. 나도 일 때문에 와 있긴 하지만, 서울이란 도시는 그런 졸렬한 근성을 지닌 말병신들이 똘똘 뭉쳐 있는 곳에 지나지 않는 거다. 강남과 서울대는 그 표상이다. 누구도 강남 땅 값이 내려가길 바라지 않는다. 살 여력이 안 되는 이들은 자기가 살고 싶어하는 목표(혹은 그 표상)이 사라지는 것을 원하지 않고 살 여력이 되는 이들은 살 여력 안 되는 이들을 내려다보는 쾌감을 벗지 못한다. 어떻게든 올려야 하고, 또 그걸 우러러보며 헉헉댄다. 실제 사지도 못하고, 살 수 있는 사람도 없는데도.


니미. 그러다 숨 끊어져봐야 지 손해지.
언젠가 보니까 '이 상태로는 평생 20평에서밖에 못 산다'는 투의 기사가 떴더라.
근데 난 20평이 그렇게 창피한 평수인 줄은 처음 알았다지 뭔가. 와- 진짜 어렸을 때 살았던 상자방 생각 나더라. 야, 진짜 20평 정도면 가족 넷 정도는 아이들 성장할 때까진 살 수 있다고.

부동산이 문제라고? 과열 못 잡는다고?
까놓고 말해. 솔직히 말하라고. 내려가길 바라지 않는 놈들이 내리지 못한다고 짖고 내리지 못하게 때려대는 주제에 그런 말을 한다는 게 어불성설이잖아. 차라리 말이나 말든지.


그러니 이 서울바닥에서 사람을 반으로 줄여야 한다. 서울대 나와봐야 비웃음 대상밖에 안 되는 요즘, 강남에서 집갖고 장난치고 있다면 인간말종 취급 받게 해 주면 그만이다. 문제는 바로 콤플렉스와 허상. 잘 사는 것들 욕하면서 자기도 강남서 살고 싶어하는 민초들의 못난이 심보다.

근데 참… 내가 정말 이해가 안 되는 거. 도대체 그 공기도 별로 안 좋고 몰려다니는 것밖에는 살 방법이 없는 강남바닥이 뭐가 그리 살기 좋다고 지랄염병들인지. 게다가 서울 진입하는 거 힘들기로는 천안보다도 더 안 좋은 주위 신도시들은 그나마도 아파트 살이인데 그게 뭐가 그리 좋은 건지. 진짜로 모르겠다. 사는 사람들 수준 욕할 거 이전에 진짜 사람 살 데 아닌 데에서 잘도 모여서 서로들 몸값 높다고 난리치는 거 보면, 평생 목욕 한 번 않고 향수나 뿌려대면서 콧대 높이고 있는 유럽 귀족들이 저러했을까 싶다. 어느 진보가 말했다. 아무리 욕해도 나더러 강남에 아파트 준다고 하면 들어가 살겠다고. 난 진심으로 말하는데, 그 돈 그냥 나한테 주라고 하겠다. 그 정도 돈이면 천안에다 적당한 집 얻고 적당히 올라다니면서 살겠다. 난 행복하고 싶지, 속물로 살 생각 추호도 없다.


자기 안에서 행복을 찾을 줄 모르는 짐승들의 난리 블루스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저게.





참고로 난, 상자방에서도 살아 봤고 20여평 단독 주택에서도 살아봤고 32평 아파트에서도 40여평 아파트에서도 살아 봤고 20여평 아파트에서도 살아봤으며 최근엔 32평 아파트에 살다 따로 나와 혼자서 2평 남짓한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다. 살아본 집 넓이로 보자면 참 다양한 곳에서 살아 봤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경험에 비추어 이야기를 하자면, 집 넓이는 사는 사람의 수준과 행복을 재는 척도가 될 수 없다. 40여평 아파트에서 살 때 그 숨막힘의 정체가 무엇이었을까, 어렸던 나는 늘 고민해야 했다. 지금은 그 답답함의 정체를 안다. 넓이나 자리가 '과시'가 될 때, 그 안에 살아야 하는 이들에게 행복은 없다. 집장사를 장난으로 하는 놈들은 그러한 이들의 욕망을 이용해 제 배를 불린다. 추악한 짓이다.

가족들과 오손도손 살 수 있다면.
자기 일을 하는 데 필요한 넓이만 적당히 확보할 수 있다면.

무엇을 더 바라야 하는 걸까.
난 정말, 모르겠다. 이런 내 생각이 순진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인지?
하지만 정말.
아이들에게만큼은 그 더러운 욕심과 과욕과 과시욕을 보여줘선 안 될 의무가
어른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아파트 저쪽 너머 아이들하곤 놀면 안 돼"라는 말을
아이에겐 해선 안 되는 거란 말이다.

(난 내 아버지가 연세가 들어가면서 그런 부분에 대한 욕심을 그래도 조금씩 버려가는 모습을 보며 속으로 울곤 한다. 울 수밖에 없다.)

난, 욕심을 부리지 않는 어른으로 아이들 앞에 서고 싶다.
내가 욕심을 부리는 부분은, 지식과 향상심, 그리고 식욕과 성욕만으로 족하다. 내 반려와 함께 나눌 것으로!


.........

부동산 이야기의 결론이 왜 저렇냐고 묻는다면 답은 딱 하나다.
이건, 삶의 터전에 얽힌 이야기다. 삶의 질 문제기도 하다.
진짜 잘 사는, 정말로 행복하게 사는 문제는 어디서 살고 뭘 시키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 안에 사는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콤플렉스에 기인한 과시욕만 마음 속에서 죽일 수만 있다면.
살지도 않을 집에, 자랑하기 위한 집에 목메는 게 얼마나 부끄러운 것인지 알 거다.

by 서찬휘 | 2006/11/19 07:10 | 세상 바라보기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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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c at 2006/11/19 07:28
엑...20평이 어때서, 요샌 20평도 방 3개에 화장실 2개에요. 맞벌이 부부가 많은 시대에 큰 평수는 주부의 부담만 늘릴 뿐인걸요. 맞벌이 부부에겐 15평도 넓은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만. (저걸 언제 다 치우나 PTL)
Commented by 알비레오 at 2006/11/19 13:00
집 크면 청소만 힘들어요. -_-; 하긴, 자기방 청소도 직접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해당 사항 없는 얘기겠지만요.
미국에서는 초소형 주택이 인기라는 기사도 있던데, 땅도 좁은 이 나라에서는 큰 집을 찾는다라...
Commented by 서찬휘 at 2006/11/19 14:21
c 님) 아이가 생기고 학교 들어갈 즈음에는 아이 방을 주는 게 좋고, 저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은 자료실이 따로 있어주는 게 좋으니 방이 2, 3개 있는 게 좋긴 하지요. 3인 가족 기준이면 20평이면 아주 적당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도 그렇지만, 집이 넓으면 가족들이 서로 모일 기회도 그만큼 사라져요.
알비레오 님) 집 크면 정말 청소 힘들죠. 뭐, 우리나라 사람들의 허영심이라면, 그다지 잘 사는 집도 아니면서 파출부를 두고 싶어하는 것도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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