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가 갖고 싶다

까놓고 고백하건대 나는 콩나물 대가리를 못 읽는다. 피아노는 바이엘 하권을 뗀 게 전부다.
국민학교 때 피아노 학원에서도 선생이 먼저 치는 걸 보고 음을 외워서 쳤다. (나중에 노다메 보면서 피토했다)
그런 주제에 무슨 배짱이었는지, 학교에서 애들 앞에서 풍금 연주를 했더랬다.
오른손 음만 알고 있으면 왼손 꾸며치는 건 가능했으니까.

그래도 내가 내고 싶은 '음'을 자아내는 건 좋아한다.
며칠 전 고모댁 집들이 때 간만에 피아노를 쳐 볼 수 있었다. 정확히는 디지털 피아노지만.
무척, 즐거웠다. 명곡들을 쳐 내는 재주 따위 없지만, 생각해 왔고 또 생각나는 음을 정리해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런 내가, 허름한 거라도 좋으니 키보드가 갖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오만인가, 사치인가.
조용히 헤드폰을 끼고 둥당둥당거릴 수 있는 그런 악기가 갖고 싶다.

by 서찬휘 | 2006/09/19 04:37 | 삶의 흔적들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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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라디오 at 2006/09/20 01:03
악기연주는 정말 좋아요. ^~^
잘 못 쳐도, 그냥 친다는 것에서 무언가 답답한게 풀리는 느낌이랄까.
물론 막상 집에 있으면 정말 어쩌다 한 번 치게 되지만.. 그래도^^;
잘 찾아보면 싼것도 있으니까 한 번 질러보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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