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1월 20일
만화 원작 드라마 「궁」 3화 감상
찬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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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화에서 비장한 각오(?)를 보이며 집을 나선 채경이의 입궁과 신이와의 혼인이 주를 이룬 한 화였습니다. 궁중 용어와 예절 등을 교육받느라 기진맥진하는 모습을 보여주죠. 사실 더 진땀 빼는 건 채경이보다도 채경이를 받들어 모셔야 하는 두 젊은 나인들이었죠. 지난 회에선 공 내관 어르신에게 있는 대로 혼나더니 이번엔 훈육담당에게도 따끔하게 혼나네요. 하지만 자기 대신 이 둘이 손목 회초리를 맞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재빨리 붓으로 막아내는 장면은 무슨 무협지 같기까지 했습니다. 모양새는 영 안 나지만.
▷ 명색이 혼인이다 보니 첫날 밤 장면이 빠질 수는 없…겠지만, 미성년자다보니 그냥 술 한 잔 하는 것으로 갈음하는 신이와 채경이.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바깥에서 쪼르륵 앉아서 졸고 있는 상궁들을 보고 있으려니 애처롭기까지 하더군요. 앉아 있는 모양새 자체가 그야말로 개그였다고 할까요.
▷ 총리 뒤통수에 냅다 들이박는 모습은 다시 봐도 재밌습니다. 이번 화에서 가장 눈여겨 볼만한 장면이 아닐까 싶네요. 효린이의 발레도 인상 깊었습니다. 연습을 많이 했겠더군요.
▷ 대사 중에 유난히 ‘~에 있어서’라는 표현이 두드러져 많이 안타깝더군요. 이건 고어 표현도 아니라 일본어인 ‘~に おいて’의 직역일 뿐입니다.
▷ 이 작품이 영상미에 비해 이야기가 다소 부실한 까닭을 들라면, 이야기 자체는 원작의 큰 틀을 따라가고 있지만 원작이 칸과 칸 사이에서 보여줬던 면면을 상당 부분 놓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화에서 심청이 이야기 한 마디로 회유(?)당한 친구들 장면이 다소 연결고리가 허술했다고 이야기했는데, 이번 화에서의 친구들 등장 장면도 그다지 매끄럽진 않았습니다. 그냥 개그 수준이랄까요. 채경이네 식구도 그렇죠. 원작에서 채경이를 보내야 하는 입장에 섰을 때 엄마 아빠가 보여준 가슴앓이와 안타까움은 드라마에선 그저 상황에 떠밀리고 현실에 치인 소시민의 모습으로 대처됐을 뿐입니다. 사실 엄마 아빠보다도 더 판을 깨고 있는 건 정말 구제불능의 오바쟁이로 전락한 동생이지만요.
▷ 이런 사례들에서 볼 수 있듯, 이 드라마의 방향은 원작의 설정이 주는 참신함을 바탕으로 신인 연기자(겸 가수)들의 얼굴을 버무린 일종의 트렌디드라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듯합니다. 물론 원작 또한 권수가 길어지면서 상당 부분 억지스런 사랑 이야기로 끌고 가는 면이 없지 않습니다만, 적어도 채경이나 신이의 행동에 따르는 심리 묘사를 놓치진 않지요. 드라마 「궁」의 이야기 진행이 다소 무리한 느낌이 드는 건, 물론 시나리오의 지시 사항을 표정으로 표현해내지 못하는 젊은 연기자들의 연기력 문제도 없진 않습니다만(아니 꽤 크죠) 그 이전에 굵직굵직한 이벤트들만 살렸지 그 사이의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시나리오와 연출 자체에 있어 보입니다. 다시 말해 장면과 장면 사이의 개연성이 상당 부분 부족해요. 여기서 오는 부족함을 메우고 있는 건 통신어체 표현들을 십분 빌려온 오도방정에 가까운 ‘오바’와 돈을 정말 억대로 들여 그야말로 반질반질한 ‘화면’입니다. 중견 연기자들이 그나마 받쳐주고 있긴 합니다만, 화가 거듭해 갈수록 첫 화에서 그나마 장점으로 꼽았던 부분들도 오히려 그 장점에 지나치게 기대는 양상으로 나타나다 보니 보기가 좀 민망하거든요. 채경이는 정말 생각을 깊이 않고 즉흥적이기만 한 푼수데기 아가씨로만 나타나고 있고, 신이는 반항을 ‘뻣뻣하게’ 하고 있는 투정쟁이 왕자님일 뿐입니다.
▷ 물론 이러한 것들은 어디까지나 뜯어봤을 때의 이야기고, 트렌디드라마 내지는 청춘물로서는 꽤 재밌게 볼 수 있겠다 싶습니다. 「풀하우스」가 그랬듯, 복잡한 면을 고이 발라내고 최대한 취향에 맞춰 재미나게 볼 수 있는 녀석을 만드는 전략이라면 그 또한 훌륭한 전략이죠. 그렇게만 보자면 푼수 그 자체를 있는 대로 보여주고 있는 윤은혜 씨나 싸가지 없어 보이는 인상을 보여주는 주지훈 씨는 나름대로 드라마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잘 소화하고 있는 셈이거든요. 세부적인 연기력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말이죠. 무대는 참으로 훌륭하게 번쩍이고 얼굴 반반한 아이들이 있으니 여러 이벤트만으로도 드라마는 흥행할 만한 요소를 갖추게 마련입니다. 그것이 사실상 어린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트렌디드라마의 정석이죠. 그렇지만 그 인물들이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았음을 상기하자면 역시 많이 아쉽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 드라마가 얼마만큼의 인기를 끌어 모으느냐가 만화계에도 제법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에 무너져선 안 되거든요. 오래 남을 드라마가 되기 위해선, 화면도 좋지만 인물의 입체감을 좀 더 살려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 마지막으로 사소하기 이를 데 없는 태클 하나. 발음 부정확한 부분이 있었죠. 신 군, “근데, 그게 만일 내가 명목상으로라도 남편이니까 널 돌봐줘야 한다는 뜻이라면”의 ‘뜻이라면’을 ‘뜨시라면’이 아닌 ‘뜨치라면’이라 읽더군요. 사소한 부분이라도 발음도 엄연한 연기일 텐데, 리테이크를 안 시키다니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 난 강하진 않지만, 내 바람은 높은 곳을 날아.
찬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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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mahn.co.kr/marsheaven/articles/_rcv_tb.php?no=199
▷ 지난 화에서 비장한 각오(?)를 보이며 집을 나선 채경이의 입궁과 신이와의 혼인이 주를 이룬 한 화였습니다. 궁중 용어와 예절 등을 교육받느라 기진맥진하는 모습을 보여주죠. 사실 더 진땀 빼는 건 채경이보다도 채경이를 받들어 모셔야 하는 두 젊은 나인들이었죠. 지난 회에선 공 내관 어르신에게 있는 대로 혼나더니 이번엔 훈육담당에게도 따끔하게 혼나네요. 하지만 자기 대신 이 둘이 손목 회초리를 맞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재빨리 붓으로 막아내는 장면은 무슨 무협지 같기까지 했습니다. 모양새는 영 안 나지만.
▷ 명색이 혼인이다 보니 첫날 밤 장면이 빠질 수는 없…겠지만, 미성년자다보니 그냥 술 한 잔 하는 것으로 갈음하는 신이와 채경이.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바깥에서 쪼르륵 앉아서 졸고 있는 상궁들을 보고 있으려니 애처롭기까지 하더군요. 앉아 있는 모양새 자체가 그야말로 개그였다고 할까요.
▷ 총리 뒤통수에 냅다 들이박는 모습은 다시 봐도 재밌습니다. 이번 화에서 가장 눈여겨 볼만한 장면이 아닐까 싶네요. 효린이의 발레도 인상 깊었습니다. 연습을 많이 했겠더군요.
▷ 대사 중에 유난히 ‘~에 있어서’라는 표현이 두드러져 많이 안타깝더군요. 이건 고어 표현도 아니라 일본어인 ‘~に おいて’의 직역일 뿐입니다.
▷ 이 작품이 영상미에 비해 이야기가 다소 부실한 까닭을 들라면, 이야기 자체는 원작의 큰 틀을 따라가고 있지만 원작이 칸과 칸 사이에서 보여줬던 면면을 상당 부분 놓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화에서 심청이 이야기 한 마디로 회유(?)당한 친구들 장면이 다소 연결고리가 허술했다고 이야기했는데, 이번 화에서의 친구들 등장 장면도 그다지 매끄럽진 않았습니다. 그냥 개그 수준이랄까요. 채경이네 식구도 그렇죠. 원작에서 채경이를 보내야 하는 입장에 섰을 때 엄마 아빠가 보여준 가슴앓이와 안타까움은 드라마에선 그저 상황에 떠밀리고 현실에 치인 소시민의 모습으로 대처됐을 뿐입니다. 사실 엄마 아빠보다도 더 판을 깨고 있는 건 정말 구제불능의 오바쟁이로 전락한 동생이지만요.
▷ 이런 사례들에서 볼 수 있듯, 이 드라마의 방향은 원작의 설정이 주는 참신함을 바탕으로 신인 연기자(겸 가수)들의 얼굴을 버무린 일종의 트렌디드라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듯합니다. 물론 원작 또한 권수가 길어지면서 상당 부분 억지스런 사랑 이야기로 끌고 가는 면이 없지 않습니다만, 적어도 채경이나 신이의 행동에 따르는 심리 묘사를 놓치진 않지요. 드라마 「궁」의 이야기 진행이 다소 무리한 느낌이 드는 건, 물론 시나리오의 지시 사항을 표정으로 표현해내지 못하는 젊은 연기자들의 연기력 문제도 없진 않습니다만(아니 꽤 크죠) 그 이전에 굵직굵직한 이벤트들만 살렸지 그 사이의 ‘무언가’를 놓치고 있는 시나리오와 연출 자체에 있어 보입니다. 다시 말해 장면과 장면 사이의 개연성이 상당 부분 부족해요. 여기서 오는 부족함을 메우고 있는 건 통신어체 표현들을 십분 빌려온 오도방정에 가까운 ‘오바’와 돈을 정말 억대로 들여 그야말로 반질반질한 ‘화면’입니다. 중견 연기자들이 그나마 받쳐주고 있긴 합니다만, 화가 거듭해 갈수록 첫 화에서 그나마 장점으로 꼽았던 부분들도 오히려 그 장점에 지나치게 기대는 양상으로 나타나다 보니 보기가 좀 민망하거든요. 채경이는 정말 생각을 깊이 않고 즉흥적이기만 한 푼수데기 아가씨로만 나타나고 있고, 신이는 반항을 ‘뻣뻣하게’ 하고 있는 투정쟁이 왕자님일 뿐입니다.
▷ 물론 이러한 것들은 어디까지나 뜯어봤을 때의 이야기고, 트렌디드라마 내지는 청춘물로서는 꽤 재밌게 볼 수 있겠다 싶습니다. 「풀하우스」가 그랬듯, 복잡한 면을 고이 발라내고 최대한 취향에 맞춰 재미나게 볼 수 있는 녀석을 만드는 전략이라면 그 또한 훌륭한 전략이죠. 그렇게만 보자면 푼수 그 자체를 있는 대로 보여주고 있는 윤은혜 씨나 싸가지 없어 보이는 인상을 보여주는 주지훈 씨는 나름대로 드라마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잘 소화하고 있는 셈이거든요. 세부적인 연기력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말이죠. 무대는 참으로 훌륭하게 번쩍이고 얼굴 반반한 아이들이 있으니 여러 이벤트만으로도 드라마는 흥행할 만한 요소를 갖추게 마련입니다. 그것이 사실상 어린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트렌디드라마의 정석이죠. 그렇지만 그 인물들이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았음을 상기하자면 역시 많이 아쉽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 드라마가 얼마만큼의 인기를 끌어 모으느냐가 만화계에도 제법 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에 무너져선 안 되거든요. 오래 남을 드라마가 되기 위해선, 화면도 좋지만 인물의 입체감을 좀 더 살려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 마지막으로 사소하기 이를 데 없는 태클 하나. 발음 부정확한 부분이 있었죠. 신 군, “근데, 그게 만일 내가 명목상으로라도 남편이니까 널 돌봐줘야 한다는 뜻이라면”의 ‘뜻이라면’을 ‘뜨시라면’이 아닌 ‘뜨치라면’이라 읽더군요. 사소한 부분이라도 발음도 엄연한 연기일 텐데, 리테이크를 안 시키다니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 난 강하진 않지만, 내 바람은 높은 곳을 날아.
찬휘였습니다.
# by | 2006/01/20 04:17 | 만화/만화영화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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