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1월 13일
만화 원작 드라마 「궁」 2화 감상
(원문은 여기로)
서찬휘입니다.
드라마 「궁」 1화와 2화에 대한 감상을 쓰신 분은 다음 주소로 관련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 첫 회 80분 편성이란 강수로 크로스섹슈얼의 선두주자 이준기 씨가 포진한 「마이걸」과 맞선 「궁」. 「마이걸」이 다소 앞선 것으로 나왔지만 첫 회부터 그 뒤를 바짝 쫓으며 추격한 「궁」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습니다. 반응들을 보면, 두 작품을 모두 보기 위해 한 작품을 선택해 보고 다른 하나는 VOD나 불법 동영상을 봤다고 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TV 시청률과는 별개로 두 작품이 함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볼 수 있겠죠.
▷ 영상미는 여전히 참 좋습니다. 소품도 정갈하고 화면 색감도 질감도 참 예뻐요. 이 정도 질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겠죠.
▷ 「궁」이 던진 승부수는 1화 감상문에서도 언급했듯 '만화 같은 영상'으로 보입니다. 2화에서도 그러한 면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데, 지면에서 식자가 차지했던 역할을 영상에 거의 그대로 옮겨내고 있죠. 고어에 익숙지 아니하니 편하게 하라고 풀어주니 채경이가 줄줄 입에 담은 말을 황태후 박씨와 황후 민씨는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 어리둥절해 하는데, 이 때 그 어리둥절한 효과를 글자들이 잘 잘 보조해주고 있습니다.
▷ 다만 문제는 역시 이 만화의 문법을 빌려온 '틀'에 실리는 '말'입니다. 대략난감, 졸×, 열공, ㅤㅂㅞㄺ, 허걱 등의 용어들은 물론 요즘 어린 친구들이 잘 쓰는 표현이죠. 지금 중고교생을 동생이나 조카, 사촌으로 두고 있는 이들이라면 알 일이지만, 실제 생활에서도 이런 의성어, 의태어들을 입으로 내뱉는 아이들은 참 많습니다. 심지어 이런 기사도 나오는 판입니다. (경향신문 : 어른들 모르는 10대들의 휴대폰 신풍속도) 기사에서는 좀 극단적이게도 휴대전화 전언에 ㅋ, ㅎ 등의 표현을 안 쓴다고 '잘린' 과외선생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 정도로 일상화해 있단 소리죠. 다만 문제는 이러한 표현들이 많이 쓰인다고 보편화·정규화 시킬 수는 없는 것들이란 점입니다. 굳이 그것들을 이용해야지만 '요즘 아이'를 표현할 수 있는 건 아닐 테고요. 감독과 드라마 작가가 원작의 그 부분을 좀 밋밋하게 여겼는지는 모르겠으나, 행여나 '만화적인 것'을 연출 기법으로서의 표현이 아닌 내외적인 '오버'로 생각하고 있다면 자칫 채경이를 비롯한 젊은이들 캐릭터가 순식간에 무너질 공산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초반도 지나가고 하니 이제 슬슬 내면으로 승부하란 소리입니다.
▷ 어려운 궁정 용어의 경우 해설을 자막으로 깔아주는데, 와이드 규격(16:9)으로 제작한 영상인 연유로 위 아래로 남는 검은 여백을 잘 활용하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긴 해설을 가로 스크롤로 처리한 건 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자막은 그걸 읽다 화면 놓치기 쉬운 장치이므로 놓치지 않게끔 안배가 필요한데, 차라리 페이드인/아웃 처리로 교차해서 내 보내주는 편이 차라리 나았지 싶습니다.
▷ 다시 문제는 연기력 문제. 1화에서 채경이는 의외로 그럭저럭 '푼수데기'로서 괜찮은 연기력을 보여준 반면 신이가 국어책 읽기에 가까운 불안한 모습을 보였죠. 그럼 2화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율이는 어떨까요. 연기를 한 사람이 가수 출신이라는 걸 알고 봐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신이보단 조금 더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네요. 도토리 키 재기지만. 그러나 이후 전개에서의 복잡 미묘한 심리를 드러낼 때는 과연 어떨는지,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반면에 이 드라마의 무게 축을 확실히 다잡고 있는 건 어른들이라는 걸 실감하게 하는데, 황태후 박씨의 역할이 생각 이상으로 크네요. 드라마 보면서 깔깔대다가 허둥대시는 그 모습이 어찌 그리 능청맞으십니까. 그리고 원작과는 달리 훨씬 정갈한 모습을 보여주고 계신 공 내관 할아버지도 그야말로 궁 안의 어른이란 인상을 딱 다잡아주고 계셔서 인상이 참 깊게 남습니다.
▷ 빠순이 부대의 등장은 그야말로 기가 막혔습니다. 개그로 봐야 할 장면일 터인데 피켓에 적힌 글귀들이 그야말로 무시무시하게 다가오는지라 말입니다.
▷ 친했던 친구들이 슬금슬금 피하고 웬 아이들이 사인해달라고 달려드는 등 정신없이 변하는 채경이 주변 풍경, 참다못한 채경이가 친구들에게 난 신데렐라가 아니라 효녀 심청이라고 버럭 소리를 지르죠. 신데렐라와 심청의 입장차는 참으로 많은 걸 함축하고 있는 표현입니다. 나중에 이게 수출될 때엔 어떻게 번역이 될 지가 참 궁금해지는 대목이죠. 다만, 바로 뒤를 잇는 장면(신이 친구 놈―F4도 아닌 E4? 독수리떼?―들이 캠코더로 찍은 채경이의 영상)은 좀 연결고리가 약하다 못해 어긋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표현으로 번 점수를 홱 날릴 만큼 말이죠. PPL은 좀 적당히 써 줬으면 싶은데 말입니다.
▷ 마지막으로 오늘 채경이의 명대사 하나.
"내가 선택했어. 내 인생 내가 책임질게. 걱정 마!"
- 난 강하진 않지만, 내 바람은 높은 곳을 날아.
찬휘였습니다.
서찬휘입니다.
드라마 「궁」 1화와 2화에 대한 감상을 쓰신 분은 다음 주소로 관련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http://www.mahn.co.kr/marsheaven/articles/_rcv_tb.php?no=176
▷ 첫 회 80분 편성이란 강수로 크로스섹슈얼의 선두주자 이준기 씨가 포진한 「마이걸」과 맞선 「궁」. 「마이걸」이 다소 앞선 것으로 나왔지만 첫 회부터 그 뒤를 바짝 쫓으며 추격한 「궁」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습니다. 반응들을 보면, 두 작품을 모두 보기 위해 한 작품을 선택해 보고 다른 하나는 VOD나 불법 동영상을 봤다고 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TV 시청률과는 별개로 두 작품이 함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볼 수 있겠죠.
▷ 영상미는 여전히 참 좋습니다. 소품도 정갈하고 화면 색감도 질감도 참 예뻐요. 이 정도 질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겠죠.
▷ 「궁」이 던진 승부수는 1화 감상문에서도 언급했듯 '만화 같은 영상'으로 보입니다. 2화에서도 그러한 면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데, 지면에서 식자가 차지했던 역할을 영상에 거의 그대로 옮겨내고 있죠. 고어에 익숙지 아니하니 편하게 하라고 풀어주니 채경이가 줄줄 입에 담은 말을 황태후 박씨와 황후 민씨는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 어리둥절해 하는데, 이 때 그 어리둥절한 효과를 글자들이 잘 잘 보조해주고 있습니다.
▷ 다만 문제는 역시 이 만화의 문법을 빌려온 '틀'에 실리는 '말'입니다. 대략난감, 졸×, 열공, ㅤㅂㅞㄺ, 허걱 등의 용어들은 물론 요즘 어린 친구들이 잘 쓰는 표현이죠. 지금 중고교생을 동생이나 조카, 사촌으로 두고 있는 이들이라면 알 일이지만, 실제 생활에서도 이런 의성어, 의태어들을 입으로 내뱉는 아이들은 참 많습니다. 심지어 이런 기사도 나오는 판입니다. (경향신문 : 어른들 모르는 10대들의 휴대폰 신풍속도) 기사에서는 좀 극단적이게도 휴대전화 전언에 ㅋ, ㅎ 등의 표현을 안 쓴다고 '잘린' 과외선생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 정도로 일상화해 있단 소리죠. 다만 문제는 이러한 표현들이 많이 쓰인다고 보편화·정규화 시킬 수는 없는 것들이란 점입니다. 굳이 그것들을 이용해야지만 '요즘 아이'를 표현할 수 있는 건 아닐 테고요. 감독과 드라마 작가가 원작의 그 부분을 좀 밋밋하게 여겼는지는 모르겠으나, 행여나 '만화적인 것'을 연출 기법으로서의 표현이 아닌 내외적인 '오버'로 생각하고 있다면 자칫 채경이를 비롯한 젊은이들 캐릭터가 순식간에 무너질 공산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초반도 지나가고 하니 이제 슬슬 내면으로 승부하란 소리입니다.
▷ 어려운 궁정 용어의 경우 해설을 자막으로 깔아주는데, 와이드 규격(16:9)으로 제작한 영상인 연유로 위 아래로 남는 검은 여백을 잘 활용하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긴 해설을 가로 스크롤로 처리한 건 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자막은 그걸 읽다 화면 놓치기 쉬운 장치이므로 놓치지 않게끔 안배가 필요한데, 차라리 페이드인/아웃 처리로 교차해서 내 보내주는 편이 차라리 나았지 싶습니다.
▷ 다시 문제는 연기력 문제. 1화에서 채경이는 의외로 그럭저럭 '푼수데기'로서 괜찮은 연기력을 보여준 반면 신이가 국어책 읽기에 가까운 불안한 모습을 보였죠. 그럼 2화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율이는 어떨까요. 연기를 한 사람이 가수 출신이라는 걸 알고 봐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신이보단 조금 더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네요. 도토리 키 재기지만. 그러나 이후 전개에서의 복잡 미묘한 심리를 드러낼 때는 과연 어떨는지,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반면에 이 드라마의 무게 축을 확실히 다잡고 있는 건 어른들이라는 걸 실감하게 하는데, 황태후 박씨의 역할이 생각 이상으로 크네요. 드라마 보면서 깔깔대다가 허둥대시는 그 모습이 어찌 그리 능청맞으십니까. 그리고 원작과는 달리 훨씬 정갈한 모습을 보여주고 계신 공 내관 할아버지도 그야말로 궁 안의 어른이란 인상을 딱 다잡아주고 계셔서 인상이 참 깊게 남습니다.
▷ 빠순이 부대의 등장은 그야말로 기가 막혔습니다. 개그로 봐야 할 장면일 터인데 피켓에 적힌 글귀들이 그야말로 무시무시하게 다가오는지라 말입니다.
▷ 친했던 친구들이 슬금슬금 피하고 웬 아이들이 사인해달라고 달려드는 등 정신없이 변하는 채경이 주변 풍경, 참다못한 채경이가 친구들에게 난 신데렐라가 아니라 효녀 심청이라고 버럭 소리를 지르죠. 신데렐라와 심청의 입장차는 참으로 많은 걸 함축하고 있는 표현입니다. 나중에 이게 수출될 때엔 어떻게 번역이 될 지가 참 궁금해지는 대목이죠. 다만, 바로 뒤를 잇는 장면(신이 친구 놈―F4도 아닌 E4? 독수리떼?―들이 캠코더로 찍은 채경이의 영상)은 좀 연결고리가 약하다 못해 어긋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표현으로 번 점수를 홱 날릴 만큼 말이죠. PPL은 좀 적당히 써 줬으면 싶은데 말입니다.
▷ 마지막으로 오늘 채경이의 명대사 하나.
"내가 선택했어. 내 인생 내가 책임질게. 걱정 마!"
- 난 강하진 않지만, 내 바람은 높은 곳을 날아.
찬휘였습니다.
# by | 2006/01/13 03:12 | 만화/만화영화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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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위에서 말씀하셨던 그 언어는 제가 생각하기에는
좀 어색하단 느낌이였습니다.
각해 봐야 한다고 봤습니다. 드라마화 되는 만화는 순정 쪽이 많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소년 만화들도 드라마화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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