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떴을 때

누군가가 필요한 논의니 정리니를 다- 끝마쳐놓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머리에서 쥐가 나려고 한다. 아우우우우.


펜더 형이 묻는다. "무엇보다 네가 즐겁지 않잖아, 그냥 무크지 기획으로 돌리는 게 어때?"
과연 나는 "즐겁다, 지금 이거 즐거운 일이야"라고 자기 최면을 걸고 있는 걸까? 그건 아닌 것 같다.
나름대로 해야 할 일이고 하고픈 일이라 생각했고, 내 구상에서 발전시켜 나온 녀석이니 별로 다르진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과정에서 지치는 것만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피를 보지 않기를, 도망칠 구석도 마련해놓고 하기를 원하는 선배 앞에서 레밍마냥 일직선 달음질밖에 못하는 못난 후배는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부여잡고 뭘 어찌 해야 어떻게 될까를 고민하고 있다.

혼자 벌이고 혼자 시작하고 혼자 두들겼으면 구축마저 벌-써 끝나 있을 일. 그러나 그러지 않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 담금질을 자처하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좀 쉽게 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왜 이리 어려운 걸까.

비도 내려 몸도 찌뿌뚱한 오늘 같은 날은 정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질펀한 영상을 보고 싶다. 뭔가 기운이 나질 않아. 아우.

by 서찬휘 | 2005/08/08 16:13 | 삶의 흔적들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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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무명씨 at 2005/08/09 15:23
만화언론… '시작하려는 자'의 위대한 고난을 겪고 계시네요. 이 바닥에 좀 더 에너지를 끌어들이고자 고군분투하시는 모습이 때론 안쓰러울 지경입니다만, 찬휘님의 열정이 지향하는 방향이 틀림없이 '이 것' 이라면 언제든 후회없으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바닥없는 비관주의의 늪에 빠진 저는 부러울 따름이지요. 그저 힘 내시라는 비겁한 응원을 해드리는 것이 고작입니다.
Commented by 무명씨 at 2005/08/09 15:37
… 주제넘은 말입니다만, 비관주의자의 노파심에서 적어봅니다. 신념 차원의 사명감을 품고 계신 게 아니라면, 지금 혹시 무리하고 계신 건 아닐런지요? 의지력이란 애정만으로는 유지되기 어려운 패러메터일 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노골적이긴 합니다만) "이 정도로 매달리는 사람이 나 뿐" 이라는 실망감은, 혼자서는 할 수 없는(혹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추진하려고 할 때 실로 중요한 장애이기도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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